21세기 한국 기독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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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한국 기독교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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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19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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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호 목사<한시미션>

미국 기독교로 대변되는 서양의 기독교가 위기를 맞았다고들 한다. 실제로 연구 및 조사 결과가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일례로 1994년부터 2004년까지 대체로 미국 교회들의 성장률은 미국의 인구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북미선교이사회(North American Mission Board) 산하 선교연구센터(Center for Missional Research)의 책임자이며 선교학자인 애드 스테쳐(Ed Stetzer)는 지역 교회에 속한 미국인의 비율이 2000년 70%에서 2025년에는 대략 30~40% 정도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데이빗 올슨(David Olson)은 현재처럼 교회에 속한 인구의 하향세가 지속될 경우, 2050년에는 교회 출석 인구가 1990년대의 절반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많은 서구인들이 기독교에 대한 염증을 느끼고 있다. 서구 기독교는 지금 스스로 그 명맥을 이어가는 데에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분명히 생각해야 할 것은 그 염증은 기독교 자체에 대한 염증이 아니라, 화석화 된 기독교에 대한 것이라는 점이다. 기독교 자체의 진리가 틀렸거나, 기독교 교리의 오류 때문이 결코 아니다. 서양 사람들이 벗어버리고 싶어하는 것은 기독교의 본질이 아니라, 화석화 된 기독교인 것이다.


현재 서구 기독교의 모습은 초기교회의 원형에, 로마의 문화, 즉 헬라 문화가 덧붙여진 것이다. 더 근원으로 들어가 보면, 초기 기독교에는 원래부터 히브리 문화가 포함되어 있었고, 그 기반 위에 초기 기독교 사상이 세워졌다. 그 후 A.D.313년 밀라노 칙령에 의해 로마의 국교가 되면서부터, 기독교는 로마 문화의 근간인 헬라 사상과 접촉하게 되었고, 거기에서 라틴 문화가 나왔다. 이 바탕 위에 중세시대 기독교가 발전해 온 것이다. 그러므로 현재 서양의 기독교는 기독교 원래의 모습이라기보다는, ‘서구화된 기독교’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서구에서는 십계명, 율법, 그리고 십자가 등을 계약 중심의 생각에 방점을 두고 해석하기 때문에, 성경이 인생들을 향한 하나님의 깊은 마음을 이야기하고 있는 책이라는 사실은 간과되고 있다. 아브라함을 ‘나의 벗’이라고 부르시는 하나님,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라고 직접 고백하시는 하나님, 인생들과의 관계를 중요시하시는 하나님의 모습은 소홀히 여겨지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아들 이삭을 번제물로 요구하실 때, 계약적인 측면만 본다면 하나님의 이 요구는 아브라함에게 있어 이전의 약속을 파기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아브라함은 오랜 세월에 걸쳐 쌓아온 하나님과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관계 속에서 이러한 요구에 순종했다. 이 같은 예는 ‘통’으로 성경을 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성경에 담긴 이러한 관계성을 눈여겨 본 서양이 자신들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동양과의 만남을 모색하고 있다. 이러한 서양 기독교에 한국 기독교는 동양 문화의 대표적 색채를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는 ‘통의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 이는 관계 중심의 동양적 토양을 버리지 않으면서도 계약 중심의 서양 기독교의 특징을 수용하자는 의미이며, 그러한 방법을 서양에 역제안할 수 있는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이다.


한국 기독교는 지난 120여 년 동안, 서구 기독교를 변형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수용해왔다. 서구의 보수적 신학을 받아들여 온 것이다. 그러나 120년 동안, 동양적인 풍토에서 기독교를 받아들이는 가운데, ‘한국의 기독교’가 생성되었다. 이는 한국 기독교가 동양적 사상이나 종교를 기독교 내부로 끌어들였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동양의 관계 중심적 토대에서 성경을 보면서, 성경에 담긴 관계성을 읽어내고, 하나님의 마음을 헤아리게 된 것이고, 동양적 방법으로 성경 읽기를 해온 것이다. 관계와 계약을 함께 아우르고, 성경과 사회를 함께 묶어내며, 성경도 부분이 아닌 전체를 통(通)으로 읽어내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성경통독이다. 즉, 한국 기독교의 성경통독은 동서양을 어울려 낸 토양 위에서 태어났다.


이와 같은 한국 기독교의 성경읽기 방식은 서구 신학의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21세기 동서양의 동행에 한국 기독교가 튼튼한 가교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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