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복, 정장 퇴조 평상복 가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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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복, 정장 퇴조 평상복 가세
  • 승인 2001.10.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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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 아니 아버지와 어머니들은 토요일이면 자신이 소유한 가장 소중하고 깨끗한 옷을 골라 입안 가득 머금은 물을 하얗게 뿜어가며 다림질을 했다. 여름이면 모시옷에 풀을 빳빳하게 먹이고 주일날 교회로 향할 시간을 손꼽아 기다리곤 했다. 일주일에 한 번, 주일예배를 위해 토요일부터 정성을 다해 옷을 준비했던 것이다.

그러나 최근 여가문화가 점차 확산되면서 주일 예배복도 캐주얼 바람이 불고 있다. 딱딱하고 경직된 정장보다는 휴일의 의미에 걸맞는 캐주얼을 선호, 예배에도 이같은 복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비단 한국뿐 아니라 세계적인 추세다.

L.A 중앙일보는 최근 보도를 통해 “기후가 온난하고 문화와 연령, 생활양식이 매우 다양한 지역에서 캐주얼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교단에 소속되지 않은 독립교회들은 기성 교회를 떠난 교인과 초신자들의 캐주얼스타일을 환영하고 있다”고 전하고, 또한 교회음악이 경음악스타일로 바뀌면서 목이 껄끄러운 와이셔츠 정장 대신 티셔츠와 스포츠 팬츠 차림을 선호한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3년 반 전에 설립된 코스타메사의 록하버교회를 소개하고 있는데 이 교회는 비공식 차림을 권장, 교인들이 몰린 대표적인 사례로 소개하고 있다. 보도에 의하면 록하버교회는 진과 반바지, 근육이 돋보이는 엷은 셔츠, 야구모자 차림들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이 교회는 현재 3천5백 명이 출석하는 교회로 부흥했다. 신문은 또한 “목회자들도 교인들을 편하게 할 목적으로 강단에서 윗옷을 벗는 일이 빈번하며 토요일 밤 모임 때는 진바지와 스웨터 차림일 경우도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 평신도와 청년들을 중심으로 평상복 바람이 불고 있다. 목회자들은 이같은 현상이 일반 회사에서도 토요일 근무시 정장이 아닌 일반 복장을 허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휴일을 즐기는 가족들이 늘어나면서 사회 추세와도 관계가 있다고 본다.

과거 최고·최선의 옷을 기억하던 할아버지·할머니, 가깝게는 부모들의 세대에서는 아직 이를 못마땅한 눈길로 보는 분위기가 강하다. 목회자로서의 경건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설교를 받아들이기 위한 교인으로서의 올바른 자세가 아니라는 것이 그 주된 이유다. 반면 30~40대 교인들과 청년·대학부, 그리고 중·고등부로 내려가면서 이런 분위기는 반전, 오히려 정장 차림이 부자연스러울 정도로 인식되는 등 예배에 간편복으로 참석하는 현상이 점차 확산되는 추세다.

그러나 이런 현상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교인들이 정장은 아니더라도 평상복이나 노동복 차림이 아닌 특별한 옷을 입고 오기를 원하는 것 또한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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