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에 무너진 신학적 오류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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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유주의에 무너진 신학적 오류 찾아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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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7.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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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득훈목사<언덕교회>


그리스도인은 신자유주의 체제에 포위를 당해가고 있지만 세상의 빛과 소금이라는 정체성을 갖고 있다는 점과 하나님나라의 정의를 추구해야할 사명이 있다는 점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 된다.


짐 월리스가 최근 저서 ‘하나님의 정치’에서 잘 피력한 것처럼 오늘날 그리스도인들 앞에 놓여져 있는 가장 중요한 선택은 냉소주의와 희망 사이에서의 선택이다. 물론 신자유주의에 대한 전지구적 대안들이 현재 구체적으로 잘 안 보이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봉건사회에서 자본주의사회로 넘어올 때도 상황은 크게 다르다. 새 역사의 창조는 언제나 여기저기서 보다 정의로운 세상을 펼쳐 가기 위해 작지만 용감한 시도를 하는 사람들에 의해 추동되기 마련이다. 이것이야말로 영원한 하나님나라의 전망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의 몫이라고 확신한다. 특히 전문가 그룹의 대안적 경제체제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가 절실히 요청된다.


당장에 신자유주의를 전복하고 완전히 새로운 구조와 제도를 전지구적으로 확산시켜나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다고 현실에 너무 쉽게 안주해서도 안 된다. 체 게바라의 신조, ‘우리 모두 리얼리스트가 되자. 그러나 가슴속에 불가능한 꿈을 가지자’를 우리의 것으로 삼아야 한다. 체 게바라에게 리얼리스트가 되는 것이 무장혁명가로 나서는 것이었다면 한국적 상황에서는 점진적 개혁가로 정진하는 것일 것이다.


신자유주의적 이념들을 기독교신앙에 접목시켜 탄생한 기복신앙과 왜곡된 고지론으로부터 자신을 철저히 해방시켜야 한다. 3중축복론, ‘야베스의 기도’, ‘깨끗한 부자’, ‘긍정의 힘’ 등이 안고 있는 미묘한 신학적 오류를 파악하고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려야 한다. 금욕주의라는 다른 극단에 빠지지 않으면서도, 소명을 감당하는데 꼭 필요한 것만으로 만족하고 나머지는 언제나 하나님과 이웃을 위해 축적하고 나누는 복음적 가난의 삶을 살아가야 한다. 부동산투기, 로또복권, 주식단기시세차익을 통한 부의 축적 등을 피해야 한다. 하루 1달라 이하로 살아가는 사람이 지구촌에 15억이나 있다는 것을 기억할 뿐 아니라, 주변에 있는 가난한 이웃들의 고통에 동참하고 돌보는 기회를 최선을 다해 자주 갖아야 한다. 소박하고 친환경적인 먹거리를 선호하는 등 일상 속에서 자연을 돌보는 생활습관을 습득해야한다.


정치·경제구조를 바꾸는 일은 결국 정치적 행동이다. 효과적인 정치적 행동을 위해선 동지를 규합하는 일이야말로 절대절명의 과제이다. 이는 교회 내 동아리 형성에서부터 출발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비둘기 같이 순결한 마음과 뱀 같은 지혜가 필요할 것이다. 교회 형편에 맞게 접근해야 한다. 복음과 교회에 대한 순수한 사랑이 사회개혁에 대한 열정과 함께 갈 수 있다는 것을 말로나 행동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예루살렘이 심각하게 부패한 것을 아시고 당시 변방이었던 갈릴리를 중심으로 새 역사를 써 가셨다. 이러한 역사는 교회사 속에서 반복되어 왔고 지금도 새롭게 시작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조금이라도 먼저 깨달은 그리스도인들이 느헤미야처럼 자신이 먼저 깊이 회개하고 이 시대를 향해 눈물을 흘려야 한다. 하나님의 자비로우심에 희망을 걸고 구체적 길을 열어달라고 기도해야 한다. 그리고 동역자들과 함께 작은 실천에 발을 들여나야 한다. 십자가의 외로운 길도 각오해야 한다. 그러면 하나님의 때에 부활의 역사가 일어나게 될 것이다. 그 궁극적 승리를 바라보며 힘든 길일지라도 기꺼이 함께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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