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종찬-하나님을 만나는 “일요일이 나는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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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김종찬-하나님을 만나는 “일요일이 나는 좋아”
  • 승인 2001.10.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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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부르며 유명 연예인으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던 가수 김종찬(소망교회·41).

그러나 이제 더이상 그는 가수 김종찬이 아니다. 사업실패로 교도소에까지 수감되고 사랑하는 가족들이 떠나는 어려운 시험을 만난 뒤 그는 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사람으로 거듭나 더이상 세상 속의 부와 명예를 쫓지 않는다. 토요일이 아닌 주일을 사랑하는 올바른 신앙인이 되자며 살아계신 하나님을 증거하는 김종찬은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20여년동안 노래만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살아왔던 그에게 교도소 수감이라는 사실은 무명의 아픔보다 더 큰 충격이었다. 사회에서는 연예인으로서 돈도 명예도 아무런 부담없이 즐기면서 일을 했었다. 무명의 시절도 길었지만 ‘토요일은 밤이 좋아’를 히트시키며 김종찬은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각종 쇼프로에 출연요청이 쇄도하고 인기도 높아지면서 김종찬은 삶의 풍요를 만끽할 수 있었다. 물질적 풍요속에 여기저기에서 사업제의가 들어오고 그도 가수들이 사회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의욕만 앞서 사업에 뛰어 들다보니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 중 IMF가 터지고 구상하던 사업이 잘못돼 청계산 밑자락 서울구치소에서 2년3개월여 복역하게 됐다. 유명인으로 대중의 흠모를 받던 그가 죄수복을 입고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그에게는 너무나 큰 충격이었다. 꿈인지 생시인지를 분간할 수 없는 상태였지만 가장 자존심이 상했던 건 그깟돈 몇푼때문에 자신이 감옥에 갇혔다는 사실이었다.

수감 몇개월 동안 그는 ‘아쉬울 땐 그렇게 자신을 이용하더니 이제 쓸모가 없으니 내 쳐버리는 구나’하며 세상에 대한 분을 삭히질 못했다. 그러나 너무나 중요한 사실은 교도소가 아니었다면 가수 김종찬은 하나님을 만날 수 없었을 것이다.

어리둥절 6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러가버렸다. 그는 적지않은 사람들에게 금전적인 어려움을 주었으니 마땅히 죄의 대가는 치뤄야겠지만 그렇게 쉽게 교도소란 곳에 들어갈 줄도 몰랐고 조금 있으면 나올 줄 알았다. 그러나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나가도록 해결의 끝이 좀처럼 보이질 않았다.

마음의 갈등이 생기기 시작했다. 6개월동안 재판도 안 끝나고 계속되는 실강이 속에 한심스러운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교도소에서 머물고 있는 시간에 사회에서는 돈도 벌수 있고 활동도 해서 부도나 사건들을 정리하고 얽힌 일들을 잘 해결할 수 있을텐데 내가 지금 여기서 무엇을 하나…’

그러던 어느날 죄수들은 3개월마다 방을 옮겨야 하기 때문에 그도 2층에서 3층으로 방을 옮겨야만 했다. 방안을 대충 훑어보니 옆자리에서 2~3명이 모여서 찬송가를 부르고 있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었다. 예전에는 따분하고 듣기 싫어했던 찬송가가 그날따라 그의 마음을 강하게 때리기 시작하는 것이 아닌가?

화음을 맞추지도 성악가들이 부르지도 않은 찬송가였건만 그가 생애에 들었던 어떤 노래보다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은근슬쩍 옆에 앉아서 따라 부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한번 배워보지도 불러보지도 않았던 찬송이 입에서 술술 나오기 시작했다.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는 교회가 난생처음은 아니었다. 초등학교시절 사탕에 눈이 멀어 교회를 갔던 적이 있었다. 주기도문, 사도신경을 외우고 말씀도 듣고 찬송도 배우면서 한 때 신앙의 열심을 냈던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교도소라는 극한 상황에 처하고 나니 기억 저편에 묻어두었던 신앙의 추억이 새록새록 해지기 시작하고 몇 명의 죄수들과 어우러져 찬송을 부를 수 있었던 것이다. 이것이 그에게 다시 다가온 신앙회복의 기점이며 인생의 전환기였던 것이다.

교도소에서는 2평 남짓의 공간에서 10명이 되는 죄수들이 살을 맞대며 살게 된다. 그속에서는 마음이 너무도 약하고 좁아진다. 지루하고 힘들고 답답한 감옥 속에서 저마다 나약한 인간으로 추락하고 있었다. 김종찬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러나 다행히 약해지고 무기력해지는 그를 위해 하나님은 믿음 좋은 교도관을 붙여주셨다.

교도관은 찬양을 통해 하나님의 기억을 되살린 그를 자기의 사무실로 인도해 성경책을 읽어주며 권면하기 시작했다. 교도관은 신앙에 다시 눈을 뜨기 시작하는 모습이 너무도 보기 좋다며 성경에 대해서는 정식으로 배운 적이 없는 그를 위해 성경공부의 기회를 줬다. 그후로 그 교도관은 성경도 읽어주고 찬양도 부르고 죄수실로 돌아갈 때마다 신앙관련 서적을 전해주는 등 관심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그는 성경책을 한 장 한 장 읽어 가면서 자기도 모르게 말씀에 빠져들었다.

성경공부를 시작한지 10여 일이 지난날이었다. 그날도 어김없이 성경책을 읽었다. “그러므로 믿음은 들음에서 나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말미암았느니라(롬10:17)”라며 교도관은 그냥 평상시대로 성경을 읽었지만 그에게는 놀라운 일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머리위로 가슴속으로 불같이 뜨거워지는 성령을 체험한 것이다. 성경속에 있는 하나님이 느껴졌으며 추악안 모든 죄를 철저하게 눈물로 회개했다. 그때까지 입술로만 읽어가던 성경책이 다 자신의 마음, 자신의 이야기로 느껴졌다. 그는 하나님께 서원했다.

“하나님 제가 10년 뒤에 목사가 되겠습니다. 저에게 뜨겁게 강림하신 성령님께 감사하고 이제 다른 일을 하지 않고 주를 위하여 충성하는 오직 주님만의 종이 되겠습니다.”

그후 김종찬은 복역기간 동안 그 교도관의 도움으로 15번의 성경통독과 1천여권의 신앙서적를 읽으면서 올바른 신앙인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었다.

그가 신앙을 가진지 아직 채 3년도 되질 않았다. 그러나 그는 어느 누구보다 하나님과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찬송을 하기 전에 성경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는 말씀마다 찬양을 만들어서 하나님을 높이고 싶어한다. 아름다운 찬양을 통해 성경에 있는 말씀을 많은 사람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마음에서이다.

지난해 8월 출소 후 교회를 순회하며 간증집회를 인도하고 있는 김종찬은 내년에는 신학대학원에 진학해 본격적인 목회자 수업을 받을 예정이다. 절망 가운데 소망을 주신 하나님을 증거하며 찬양사역자로서 사랑의 하나님을 전하는 것이 그의 소명이기 때문이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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