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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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보고 있다
  • 김찬현
  • 승인 2007.03.08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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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교회학교-3

 

어느 교회학교를 갔을 때 ‘떠든 반, 잘한 반’이라는 도표를 그려놓고 빨간 딱지로 탑을 쌓듯이 붙여놓은 것을 보았습니다. 이것을 보면서 아이들은 우리 하나님을 엄숙한 예배만 좋아하시며 우리가 일한만큼 정확하게 상 주시는 하나님이라 생각하지 않을까 걱정했던 적이 있습니다.


제가 섬겼던 교회학교 부서에서 어느 한 권사님은 예배시간에 위대한 역사적 사명을 띠고 조용한 예배와 엄숙하고도 점잖은 예배를 위해 예배시간 내내 입에 손을 대고 조용히 하라는 모션으로 아이들을 향해 눈을 부릅뜨고 돌아다니는 분이 계셨습니다. 그 권사님을 보면서 저는 정말 우리 하나님이 조용한 예배만을 원하실까 그리고 아이들은 조용히 하라면서 자신은 예배시간 내내 돌아다니는 코미디 같은 장면을 보시면서 이런 가르침을 원하실까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이들은 권사님의 말에 순종하여 사람을 의식하고 혼나지 않으려 무조건 조용한 예배를 드리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교역자와 교사들은 일단 조용하니까 설교와 가르치기에 쉬운 환경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마음상태와는 전혀 상관없이 조용하고 엄숙한 예배만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예배라고 우리 아이들이 오해할까봐 걱정이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좀 시끄럽더라도 좀 움직이더라도 아이들이 자원하고 싶어서 즐겁고 신나게 드리는 찬양과 기도와 율동일 것입니다.


점잖은 예배를 고집하는데 ‘점잖다’의 어원이 ‘젊지 않다’라는 사실을 보면 결국 어린 아동부 아이들에게 젊지 않은 예배를 강요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성경에 분명 심판과 징벌하시는 하나님의 속성도 있지만 교회교육만은 사랑과 기다리시는 속성을 가진 하나님을 먼저 우리 아이들이 만났으면 하는 심정입니다.

아이들이 예배시간에 떠드는 것은 떠들만 하니까 떠들고, 조는 것은 졸만하니까 졸고, 딴 짓하는 것은 딴 짓 할 만하니까 딴 짓하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는 아무 죄가 없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은 그 나이 때는 떠들어야하고 에너지가 넘쳐나서 조용히 앉아있는 것 자체가 고통스러워야하는 시기입니다. 만일 아이들이 매일 낮아서만 있기 좋아하고 입 다물고만 있으면 오히려 치료가 필요합니다. 이때는 모든 에너지가 입에 몰려있어 수다로 풀어야하고 팔다리에 에너지가 쏠려서 움직여주어야 합니다. 

하나님은 우리 아이들이 떠든다고 해서 예배 받으시는데 하나도 지장 받으실 분이 아니십니다. 단지 선생님이 힘들다는 이유로 하나님을 핑계 삼아 조용히 시키는 것은 우리 아이들의 말로 정말 비겁하고 치사한 일입니다. 무조건 조용히 시키고 보자는 식의 경건한 예배는 교육철학의 부재에서 나온 결과입니다. 무엇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냐는 문제와 경건의 참된 의미에 대해 교역자와 교사는 계속 고민해보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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