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참배 동참하고 민주화 탄압 외면한 죄 참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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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참배 동참하고 민주화 탄압 외면한 죄 참회합니다"
  • 이현주
  • 승인 2007.02.2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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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 교단 창립 100주년 앞둔 3.1절에 죄책고백문 발표
 

 

“일제시대 교단 인사들이 신사참배한 죄, 민주화과정에서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한 죄, 80년대 신군부의 등장을 바로 잡지 못한 교단의 죄를 고백합니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이정익목사)가 지난 3월1일 3.1절을 맞아 ‘기성 100년을 돌아보는 우리의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성결교회 죄책고백문을 발표해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교단 창립 100주년을 맞아 새로운 미래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교단이 걸어온 길을 회고하고 회개하는 형식으로 정리된 죄책고백문은 ‘감사와 회개, 다짐 등 3가지 맥락에서 정리되어 있다.


죄책고백문은 “성결교회는 한국인에 의해 자생적으로 시작된 것과 선교 초기 기생과 술주정뱅이, 극빈자 등 소외계층에게 복음을 전하며 신앙을 고수한 것에 감사한다”고 고백했다. 또 일제시대 교단이 강제 해산되고 한국전쟁당시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177명이 순교하는 가운데도 성결교회는 복음전파에 힘써왔다고 회고했다.

교단의 자생과 순교에 대한 감사에 이어 죄책고백을 시작한 성결교회는 “우리가 져야할 십자가를 외면한 부끄러운 일이 있었다”며 ▲선교초기 소외계층을 향한 복음전파의 순수한 열정을 이어가지 못한 점 ▲일제의 신사참배 강요와 공산주의 배교위협에 순교정신으로 저항한 선배들의 신앙자세를 오늘의 현실에 제대로 구현하지 못한 점을 회개했다.


성결교회는 1940년대 교단 차원의 신사참배 결의는 없었지만 대표자가 개인자격으로 신사참배에 참여했고 80년대 신군부 등장 이후 축복기도회를 교단 인사가 주도한 바 있다.

성결운동에 대한 회개도 어어졌다. 성결교회는 “나 하나만 잘 되면 그만이라는 이기심과 물질만능주의로 인한 윤리적, 도덕적, 성적 가치관의 타락에 일정한 책임이 있으며 교단을 좀 더 성실하게 운영하지 못한 잘못이 있음을 시인했다.


이정익총회장은 “교단의 2세기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부족함을 돌아보는 일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며 “교단과 지도자, 그리고 성도의 죄를 고백함으로써 과거를 딛고 새로운 미래로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성결교회 선교 100년을 마무리하며 하나님과 민족과 교회 앞에 우리들의 부끄러운 허물을 고백하고 용서를 구한다고 밝힌 죄책고백문은 마지막으로 미래를 위한 다짐도 선보였다.


성결교회는 ▲선배들의 성결운동을 이어받아 성경중심의 종교개혁 정신을 지키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섬김과 분열된 교단의 일치에 최선을 다할 것 ▲선배들의 순교정신을 이어받아 세계를 향해 헌신적인 성결의 복음을 전파할 것 ▲성결신앙의 독특성을 유지하며 사중복음의 확산과 창조세계보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기성의 죄책고백에 대해 교단 안팎에서는 “용기있는 행동”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세밀한 죄책고백이 이루어 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평양대부흥 10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가 ‘회개’를 강조하고 있지만 이렇다할 죄책고백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기성의 죄책고백문 발표가 한국교회에 회개의 바람을 불러올 것이라는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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