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서 의지할 데 없이 그들만의 커뮤니티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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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서 의지할 데 없이 그들만의 커뮤니티 형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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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2.08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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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곤목사<성시화운동총재>


국내 탈북민이 1만 명을 넘어섰다. 식량난과 정치·종교적 억압에 벗어나 빵과 자유를 찾아 목숨 건 탈북을 감행한 이들을 격려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축복을 한다. 이들은 홍해를 건너 출애굽을 한 이스라엘 백성들처럼 한국 땅에 첫발을 내딛는 순간 벅찬 감격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이제는 자유다, 최소한 따뜻한 밥 세끼 정도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하는 생각을 가졌을 것이다.


그러나 가끔씩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탈북민의 소식을 접할 때마다 좋은 소식보다는 남한에서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고통을 겪는 내용이 주로 보도되고 있다. 물론 게 중에는 남한 사회에 잘 적응한 이야기도 소개되기도 한다. 20년 전 일가족이 탈북했던 의사 김만철 씨의 소식이 최근 보도됐다.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왔던 그는 남해에 기도원을 짓고 간증 집회를 다니며 행복하게 사는 듯했으나 기도원 운영을 같이 했던 모 목사가 기도원 부지를 담보로 2억 원을 대출 받아 해외로 가버렸다고 한다.


김만철 씨의 남한 생활 이야기는 국내 탈북민 1만명 시대를 맞은 한국 교회에 여러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북한 주민의 탈북과 중국, 베트남을 비롯한 탈북자 돕기 사역은 주로 기독교단체들이 주도를 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 단체를 통해 탈북민들이 한국에 입국한다. 그리고 국내 입국하기까지 그들에게 자연스럽게 복음을 전한다. 상당수의 탈북민이 크리스천인 이유가 여기 있다.


그런데 탈북민을 한국 사회에 적응하도록 돕는 일에는 이들 단체의 손길이 부족한 듯하다. 이들 단체는 탈북을 돕거나 국내 입국을 돕는 역할에 치중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탈북민을 돕는 일은 한국 교회가 맡아야 한다. 정부가 돕는 일도 한계가 있다. 고아와 나그네와 외국인에 대해 사랑과 돌봄을 강조한 성경의 말씀을 따라 한국 교회는 이들을 형제와 자매로 맞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철저한 억압과 통제 아래 살았던 그들이 자유가 방종으로 흐를 만큼 자유로운 남한 사회에서 적응하기란 쉽지 않다. 탈북민들에게 필요한 것은 물질적인 도움이 아니라, 사랑과 관심이다.


강서구에는 탈북민이 사역하는 교회가 있다. 그 교회의 수백 명의 교인들은 거의가 다 탈북민이다. 남한에서 의지할 데 없기 때문에 그들만의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있다. 외로움과 어려움을 서로 나눌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지만, 그들이 지역교회로 흩어져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면서 북한의 실상과 북한의 문화와 생활 습관과 언어 등에 대해서 공유하면서 그리스도 안에서 동질감을 회복해 가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다. 탈북민들이 한국 교회가 갖고 있는 북한 선교에 대한 비전과 열망을 함께 마음속으로 품고 통일 이후를 준비한다면 한국 교회는 가장 효과적이 북한 선교를 준비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도 탈북민들에 대해 거리감을 갖고 있다. 오히려 조선족 동포들에 대해서는 이들보다 관대한 것 같다. 이제라도 한국 교회가 탈북민들을 마음으로 환영해야 한다. 예수님은 문둥병자, 귀신들린 자, 수로보니게 여인, 간음하다 현장에서 붙잡힌 여인, 사마리아 여인 등을 멀리하지 않았다.


만일 한국 교회마저 탈북민들에 대해 마음을 닫고 거리를 둔다면, 국내 탈북민 숫자가 계속적으로 늘어만 간다면 또 다른 사마리아공동체를 만들어 낼 것이고 결국은 엄청난 사회문제화 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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