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분을 믿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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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을 믿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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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7.01.25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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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복목사<할렐루야교회>


하바드와 MIT대학에서 열린 대학생들의 세미나와 보스톤의 한인교회 부흥집회들 때문에 몇 차례 다녀온 적이 있지만 미국에 26년을 산 내 아내는 보스톤을 가 본 일이 없었다. 아내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 같았다. 하루는 보스톤 시내 투어를 했다. 오전 9시 첫 시내 관광버스를 타고 보스톤 전체를 한번 돌아보았다.


그런데 우리가 버스를 탄 첫 손님들이어서 다른 손님들을 기다리는 동안에 관광을 맡은 버스 기사와 대화를 즐기고 있었다. 68세인 버스기사는 투어 가이드 자격증을 갖고 있는 분이고 수십 년 동안 투어 가이드 버스 기사의 일을 해 왔다. 그런데 이 버스를 타면 어디서나 내릴 수 있고 어디서나 다음 차를 탈 수 있다. 서너 명의 기사들이 하나 같이 보스톤 출신들이었는데 다 67세, 68세가 되신 분들이었다. 모두 건강해 보이고 행복해 보였다. 그들은 보스톤 관광의 대부들이었다. 아직도 자부심을 갖고 즐겁게 일하고 있었다.


버스가 출발지점에서 기다리고 있는 데 건너편 길을 가고 있던 버스가 앞 차가 머뭇거리며 잘 가지 않는다고 빵빵대며 화를 냈다. 그러자 우리 버스기사가 길 건너 버스 기사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 “그러지 말아요. 당신은 시간제로 월급 받잖아!” 우리 둘은 그 분의 말을 들으면서 아침부터 한바탕 웃을 수가 있었다.


정말 그렇다. 빨리 가 보았자 월급을 더 받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마음이 조급해서 빵빵대느냐는 질책이었다. 그렇지. 그 분의 행복론이 들어 있었다. 그 말에 나는 통쾌감을 느꼈다. 아멘 하고 싶었다. 같이 웃었다. 그랬더니 그 분이 또 말한다. “나는 길을 걸어 갈 때가 절대로 뛰어가지 않아요. 인생의 대부분을 잘 살아왔는데 이제 내 남은 인생을 즐겁게 살아야지.” 조금만 마음을 느긋하면 짜증이 안 나는데. 그 분의 말마다 생각하게 해주었다. 그 분과의 대화는 아침부터 재미있었다. 나이 많다고 무시할 일이 아니다. 삶의 지혜가 익어 있었다. 배울 것은 어디나 있었다.


1959년에 보스톤 복판을 뚫고 가는 길의 교통상황이 너무 나빠 시장이 당시 1,500만 달러를 시의회에 요구해서 도시의 교통을 원활하게 하려고 했다. 사람들은 시장이 미쳤다고들 말했다. 그러나 시장은 지금은 사라진 서울의 청계천 고가 도로와 같은 도로를 길 위에다 건설했다. 당시로서는 하루에 7만5천대가 지나갈 수 있으면 넉넉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은 그 길을 다니는 차가 20만대가 훨씬 넘는다. 300배가 증가한 것이다. 도저히 감당을 할 수가 없어 그 고가 도로를 철거하고 땅 밑을 파서 지상을 공원처럼 만들고 지하 도로를 신설해 비행장까지 연결하려고 하고 있었다. 이 프로젝트를 “빅 딕” (Big Dig)이라 불렀다. 마침 우리가 갔던 바로 그날 공사 중인 지하도가 그만 무너져 사람들이 죽고 공사를 정지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사람들은 얼마나 모르는가? 7만5천대면 넉넉하다고 생각했으나 오늘은 20만대의 차량이 보스톤의 중앙거리를 통과하고 있다. 인간의 판단은 부족했다.


1985년 “빅 딕” 공사를 시작했을 때 시 정부와 주 정부와 연방 정부가 협력하여 25억불의 예산을 세웠다. 그러나 오늘 현재까지 146억불이 이미 들어갔다. 공사가 제대로 안되었고 갈 길은 아직 멀다. 지하도로 300m를 조사해 보니 새는 데가 700 곳이나 있다고 한다. 지금은 공사 중인 지하도가 무너져 무기한 연기까지 하고 있다. 인간은 연약한 존재이다. 세상에서 인간이 장담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인간은 신뢰의 대상은 못되고 하나님만이 신뢰의 대상이다. 하나님을 믿고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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