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의해 샘플 인쇄된 ‘21세기찬송가’는 기존 찬송가 558곡에서 76개 곡을 삭제했으며 163개의 새로운 곡을 추가해 총 645장으로 확대됐다. 또 기존 찬송가가 외국 번안곡에 의존했던 것과 달리 한국인 창작곡을 109곡 추가하며 ‘한국적 찬송가’로 색채를 드러냈다.
찬송가공회는 ‘21세기찬송가’가 영미권 중심의 찬송가에서 탈피, 유럽과 아시아 등 영어권 이외의 나라 찬송을 수록했으며 예배에 적합하지 않았던 외국민요나 국가 등을 삭제했다고 밝혔다. 또 예배찬송과 교회절기에 부를 수 있는 곡을 보강하는 한편, 교독문을 135개로 늘여 예배의 풍요로움에 도움을 주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 찬송가를 공개하면서 찬송가공회는 지난 주간 열린 각 교단 총회 보고를 통해 새찬송가 발행과 배포에 대해 설명했다.
통합총회에 참석한 김우신총무는 “찬송가 전통을 살려 찬송가위원회가 지정한 기독교서회, 그리고 새찬송가위원회가 지정한 예장출판사 두 곳과 판권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며 판권 부분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전달했다.
지난 1983년 진보교단 중심의 개편찬송가위원회와 보수교단 중심의 새찬송가위원회 등 두 조직이 합쳐지면서 만들어진 통일찬송가는 각각 양측위원회가 지정한 출판사에게 출판권을 주며 보급에 힘써왔다. 당시 출판권을 가진 곳은 기독교서회와 생명의말씀사였으며 90년대 초반에 들어서면서 공회는 전통을 깨고 일반출판사들에게 찬송가를 출판할 수 있도록 문을 열었다.
이후 공회는 교단과 기독교서회 등에 전통을 되돌리라는 압박을 받아왔으나 25일 임원회를 통해 “21세기찬송는 양측 위원회가 지정한 두 곳에만 정식으로 출판계약을 체결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확인하며 실추된 명예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반면 일반출판사들이 “찬송가를 계속 출판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에는 “반제품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일단 기독교서회(사장:정지강목사)와 예장출판사(사장:하태초장로)는 “공회의 결정에 환영한다”며 “추석 전 정식 계약을 체결하고 빠르면 10월 중 시중에 첫 선을 보일 것”이라고 일정을 공개했다. 또 공회는 30일 출판감사예배를 드린 후 보급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고 결정했다.
한편, 일반출판사와 생명의말씀사 등 성경찬송합본 시장을 주도해왔던 출판사들은 “출판권이 아닌 반제품은 받을 수 없다”며 “양사에만 독점 출판권을 줄 경우, 공정거래법 위반 등으로 제소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