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업목사·독수리기독중고등학교 교감>
아이를 사랑하는 한 어머님이 절규하듯이 하신 말씀입니다. 아이가 지금 수학 공부 때문에 절절 매는데 어머니로서 가르쳐 줄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정규수업 외에 과외를 하든 보충수업을 하든 뭘 어떻게 해야 하지 않겠느냐 하는 것입니다. 많은 부모님들이 아이들을 보며 접근하는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공부하는데 필요한 방법이나 환경을 어떤 식으로든 제공해야한다는 것이지요. 정말로 우리 아이들은 공부하는 방법이나 환경만 제공하면 만사형통일까요? 조금만 눈을 들어 멀리 보면 이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얼마나 많이 아느냐보다 어떻게 알게 되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돈이 얼마나 많은가 보다 어떻게 그 돈을 모았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사람이 무엇을 가졌든 그것을 소유하게 된 과정은 소유 그 자체보다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소유하는 과정에는 그 사람의 생각과 됨됨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가 가진 것을 사용하는 일은 그것을 소유하게 된 과정에 종속되기 마련입니다.
‘개같이 벌어서 정승같이 쓴다’는 말은 틀린 말입니다. 정승같이 벌어야 정승같이 쓸 수 있습니다. 벌 때와 쓸 때가 동일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벌 때는 이런 사람이었는데 쓸 때는 저런 사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착각입니다. 지금 우리 아이가 제대로 된 관계와 방법으로 지식을 습득해야 그 지식을 쓸모 있게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조금 더, 조금 먼저 안다고 하여 교사를 무시하고 친구를 무시하게 된다면 그 지식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둘째, 수동적인 배움에서 적극적인 배움으로 나아가게 해야 합니다. 부모님이 주도하셔서 아이들로 하여금 배우게 만드는 분들은 그 아이가 부모님의 손을 떠나는 날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그 때 아이가 느낄 두려움과 방황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늘 떠먹여주던 밥을 먹던 아이가 어느날 밥을 해먹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고기를 주려 하지 말고 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는 말은 백번 옳습니다.
수학을 모르든 영어가 부족하든 자신이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 문제의 심각성을 자신이 깨우쳐야 합니다. 그리고 바로 자기 자신이 해결책을 찾도록 도와주는 위치에 서야 합니다. 그래야 공부가 죽을 맛이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즐거운 일이 되는 것입니다. 이것이 지난한 일이지만 모든 부모와 교사가 인내로 도달해야할 고지입니다.
셋째, 공부는 공부 그 자체보다 삶의 자세나 습관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 물건을 잘 챙기는 것과 공부를 잘하는 것은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어른의 말에 순종하는 것과 공부하는 것도 긴밀한 상관관계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생활이 성실하지 못한 아이가 공부를 잘 하지 못합니다. 그러므로 삶의 자세나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공부보다 우선됩니다. 생활습관이 바뀌면 학습습관이 바뀌고 학습습관이 바뀌면 공부가 바뀌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많은 부모들은 생활습관 따로 공부 따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아니, 생활습관과는 상관없이 공부 그 자체를 성장시키려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입니다. 면 그럴수록 생활습관이 안되어 있는 아이의 괴로움은 더할 것입니다.
지금의 아이를 위해서도, 장래의 아이를 위해서도 공부보다 생활습관을 먼저 바꾸어야 합니다. 성실한 아이가 공부 잘하게 되는 것은 상식입니다. 상식을 떠나 비상식이 진리처럼 군림하는 시대에 부모들의 분별력과 지혜가 절실합니다.
제대로 된 기업일수록 더 이상 출신 교를 보지 않고 개인의 능력을 우선합니다. 21세기형 리더는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통해 미지의 세계를 개척할 줄 아는 능동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어찌 CEO들만 알고 있다 하겠습니까? 부모된 우리도 다 알고 있지 않습니까? 하나님께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그것을 실천할 확신과 끈기와 용기를 주실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