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을 집으로”
상태바
“복음을 집으로”
  • 운영자
  • 승인 2006.07.13 15: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경인목사<예장통합총회 기획국장>

지난 6월, 세계선교협의회의 총회에 다녀왔다. 6월 19일부터 자메이카의 오초 리우스란 곳에서 열린 총회는 “take home the good new"라는 주제로 열렸다.

“복음을 집으로”라는 주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했다. 우리들에게 복음이란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집이란? Home이라는 단어가 번역될 수 있는 수많은 가능성들을 생각하게 하는 것이다.

home은 집으로도, 가정으로도, 그리고 더욱 넓게 보면 근거지라는 의미로도 해석되어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나에게 있어서 home이란 우선 크게는 한국이라는 나라가 되겠고, 나의 섬기는 교회가 되겠고, 나와 식구들이 살고 있는 집이기도 하고, 나와 같은 뜻을 공유하는 친구들과 함께 나누는 공간이 되기도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것이 오늘의 나와 내 집이며 또한 복음이 될 것인가?

복된 소식이라는 의미의 복음이 참으로 많은 변화를 거쳐 왔다는 생각이 든다. 19세기 말 한국에 전해진 복음은 그때까지 우리들을 억압하던 사회제도, 문화, 미신들로부터의 해방을 의미했던 것이고, 해방직후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복음은 어떤 의미로는 미국의 지원을 의미하기도 했을 터이다.

70년대와 80년대를 거치는 경제 성장의 시기에 복음이란 크게 두 가지로 받아들여진 것 같다. 하나는 경제 성장과 더불어 물질적인 축복을 주시는 하나님의 복음이 그 하나였고, 군사독재에 대항하여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하여 일하는 사람들의 복음이 있었다. 누구의 복음이냐, 누구를 위한 복음이냐 야말로 기독교인들이 가져야 할 근본적인 질문이 되겠다.

세계화와 경제정의, HIV/AIDS의 문제, 타종교간의 대화, 환경문제의 신학적인 대응, 그리고 교회의 새로운 존재론 등이 이번 세계선교협의회의 주요 안건들이었다.

세계화와 경제정의의 문제는 신자유주의 경제 세계화로 고통을 당하는 제삼세계의 교회들에게는 복된 소식이지만 유럽과 북미의 교회들에게는 껄끄러운 이슈가 된다.


HIV/AIDS는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의 교회들에게는 생사를 거는 긴급한 문제인데 한국의 교회들에게는 아직도 먼일처럼 느껴지는 문제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렇게 복음이 우리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도 좋은 것인지 다시 한 번 곰곰 생각해보아야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하나님의 정의와 사랑이 보는 각도와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포스트모던의 시대에 산다고 해도 복음의 본질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복음은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사랑과 그 사랑을 실천해나가는 정의에 기반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과 정의가 함께 실현될 수 있는 길은 복음의 본질을 향한 다양한 접근 방법에 따라 발견되어질 것이다.

따라서 세계교회들이 함께 아파하고 고민하는 선교의 주제들이 다름 아닌 우리 한국교회의 것이 되어져야 한다. 하나님의 말씀, 복된 소식이 전해지는 길은 이런 고통스럽고, 한편 혼란스럽기도 한 주제들에 신학적으로 목회적으로 동참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될 것이다.

교회 성장이라는 또 하나의 허상에 매이지 말고 세계에 흩어져 있는 우리의 형제, 자매들의 고난에 동참하는 교회의 모습이 요구되는 때이다. 21세기의 선교를 기대하고 소망하는 우리들에게 개인구원이다, 사회구원이다 하는 구분이 필요 한가? 어떤 선교의 주제는 지나치게 사회적이라 우리교회와 맞지 않는다는 핑계는 시대착오적이다.

우리 구주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들여다보면 볼수록 오늘의 기독교인 된 우리들을 과감히 일깨우시는 변혁적인 복음으로 가득 차 있음을 본다.


교회 안에 속한 형제, 자매들뿐만 아니라, 새롭게 복음을 받아들이려는 하나님의 자녀들에게까지 세계의 아픔과 하나님의 기쁨에 동참하라는 초청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나눌 수 있는 복된 소식이기 때문이다. 우리들은 어떻게 이런 복음을 Home으로 가져갈 것인가? 나와 여러분이 함께 고민하며 풀어가야 할 질문이 아닐 수 없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