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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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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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2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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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금목사<강남교회>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07년 평양 산정현 교회. 주일예배에서 길선주 장로가 대표기도를 하다가 갑자기 자신의 죄를 털어놓고 회개를 하기 시작했다.

친구가 세상을 떠나면서 맡겨놓은 재산을 자신이 일부 착복했다는 것이다. 그 자리에는 당사자인 친구 부인도 참석하여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자기가 잘못한 것을 깨달았다면 은밀하게 처리해도 될 것을 길선주 장로가 무슨 생각으로 공개석상에서 자신의 죄를 고백했는지는 모르지만, 이제 길선주 장로는 전교인들에게 친구의 돈을 착복한 사람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장로로서의 권위도, 그동안 쌓아놓았던 신임도 일순간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을 각오하지 않고서야 그렇게 할 수가 있었을까?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길선주 장로의 회개기도를 들은 교인들은 그를 향해 손가락질 하기 보다는 저마다 자신의 죄를 고백하기 시작한 것이다. 산정현 교회는 일순간 회개의 물결에 휩싸였고 동시에 성령의 불길에 휩싸이기 시작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소식을 들은 다른 교회에서도 똑같은 회개운동이 일어나게 된 것이다.

이것이 한국 교회의 대 부흥 운동으로 이어진 평양 대 부흥의 시발점이었다. 교회마다 회개운동과 성령의 역사는 요원의 불길처럼 퍼져 나갔다. 그리고 이러한 회개운동이 이어져 일본제국주의로부터 강제로 한일합방을 당한 우리 민족의 민족의식이 일깨워지기 시작했다.

이는 계속해서 3.1운동으로, 농촌계몽운동으로, 물산장려 운동으로, 한글보급운동으로, 미신타파운동으로 번져나가게 되었다. 1907년, 한국교회 부흥운동은 한국에 내린 하나님의 놀라운 기적이었다. 그후 한국교회는 성장을 거듭하여 엄청난 교세와 영향력을 갖추게 되었고, 많은 인재들을 배출하여 사회의 지도급 인사들이 많이 포진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한국 교회는 ‘힘’을 가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교회는 어떠한가? 한때는 지구를 점령했던 공룡이 점차 그 덩치를 가누지 못하고 휘청거리는 것처럼, 덩치는 크지만 사회적인 영향력은 감퇴되고, 사람들로부터 경원시 되는 집단이 되어가고 있다. 성령 운동 100주년을 맞이하는 한국교회의 현실은 이처럼 서글프기만 하다.

교계에서는 1907년 대 부흥의 100년이 되는 2007년을 맞이하면서 ‘Again 1907’을 외치며 1907년 그때의 부흥운동이 재현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그 기념행사를 위해 많은 교단과 기독교기관이 앞을 다투어 준비하는 것으로 안다.

물론 이 일을 기념하는 일도 필요하지만 오늘날 한국교회의 현실 앞에서 그것이 단지 이벤트성 행사로 그쳐서는 안된다고 본다. 그러한 전시 행사로는 결코 1907년의 대부흥을 재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사무엘의 ‘미스바 대각성 운동’처럼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철저한 회개 운동으로 승화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는 1907년 대각성 회개 운동을 거울삼아 다시 회개의 자리로 나가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회개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결실을 맺어야 할 것이다. 예수께서는 율법을 완벽하게 지켰다고 자부하는 부자청년에게 “한 가지 부족한 것”이 있다고 하시면서 소유를 팔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고 자신을 따르라고 하셨다(막 10:21).

‘Again 1907’을 외치는 한국교회에 부족한 한 가지도 바로 이것이다. 한국교회가 2007년을 ‘대부흥 운동’을 재현하기 위해서는 떠들썩한 이벤트 보다는 ‘대각성 회개운동’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며, 가난한 이웃과 함께 하는 교회로 거듭나는 구체적인 실천을 통해 뿌리 내리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만 된다면 한국 교회는 21세기에도 이 나라의 새 시대를 열어가는 종교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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