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복음서(85) 누가ㆍ마태복음의 유년기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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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복음서(85) 누가ㆍ마태복음의 유년기 복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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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5.18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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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관복음서의 통일성 증거

 

김경진교수<백석대 기독신학대학원>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복음에는 주님 탄생 이야기가 나오지 않는다. 물론 가장 뒤늦게 기록된 요한복음에도 이 이야기는 소개되지 않는다.

반면에 마가복음 보다 후대에 기록된 마태와 누가복음에는 소위 ‘유년기 복음’이라 불리는 탄생 이야기가 등장하고 있다. 이것은 교회가 어느 정도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그리스도(메시야)로서의 예수님에 대한 관심의 결과라고 보여진다.

누가복음에 기록된 유년기 복음(1:5-2:52)은 유년기로부터 세례 요한과 예수님의 성인으로서 활동하기 전까지의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시에 이 때 활약하였던 주요 인물들(사가랴, 엘리사벳, 마리아, 시므온 및 안나 등)의 이야기들과 소년 예수의 성전 방문(2:41-52) 등의 사건도 함께 수록하고 있다. 사실 유년기 복음은 후대 기독교 전승에서는 하나의 독자적인 장르로 확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유년기 이야기들이 공통의 사건을 다루고 있지 않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마태복음에서는 동방박사의 방문에 이은 성(聖) 가족의 애굽으로의 피신 및 귀환이 다뤄지고 있는데 비해, 누가복음은 주님의 선구자로서의 세례 요한의 기적적인 출생, 목자들의 경배, 선지자 시므온과 안나의 아기 예수 찬양, 그리고 소년 예수의 성전 방문 등을 기록하고 있다. 이러한 외형적인 차이점에도 불구하고 두 복음서 사이에는 무시할 수 없는 열 두 가지 공통분모가 존재함을 우리는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① 예수님의 탄생이 헤롯의 통치와 연관되어 있다(눅 1:5; 마 2:1).
② 마리아는 요셉과 정혼한 처녀였지만 아직 둘이 함께 살지는 않았다(눅 1:27, 34, 2:5; 마 1:18). 
③ 요셉은 다윗의 후손이었다(눅 1:27, 2:4; 마 1:16, 20).
④ 천사가 나타나 아기 예수의 탄생을 알려주었다(눅 1:28-30; 마 1:20-21).⑤ 예수님은 다윗의 자손으로 이해되었다(눅 1:32; 마 1:1).
⑥ 예수님의 잉태는 성령으로 말미암았다(눅 1:35; 마 1:18, 20).
⑦ 요셉은 수태에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눅 1:35; 마 1:18-25).
⑧ 예수라는 이름은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다(눅 1:31; 마 1:21).
⑨ 천사는 예수님을 구세주라고 말한다(눅 2:11; 마 1:21).
⑩ 예수님은 마리아와 요셉이 함께 살게 된 이후에 태어났다(눅 2:4-7; 마 1:24-25).
⑪ 예수님은 베들레헴에서 태어났다(눅 2:4-7; 마 2:1).
⑫ 예수님의 가족은 갈릴리의 나사렛에 정착하였다(눅 2:39; 마 2:22-32).

이러한 공통점은 공관복음서가 많은 차이점과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으로 하나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는 통일성에 대한 좋은 증거로 제시될 수 있을 것이다.

세례 요한의 이야기의 출발점은 유대교 경건의 심장부에 해당하는 성전에서 시작된다. 아울러 유년기 복음의 마지막도 역시 성전이다(눅 2:41-50). 이전 글에서 누가복음의 전체 이야기가 성전에서 시작해서 성전에서 끝난다는 것을 언급한 바 있고, 누가복음의 후속편인 사도행전에서도 2장부터 26장까지 그리스도인들의 활동의 중심지는 역시 성전이다.

성전에 대한 이러한 누가의 강조는 하나님의 임재의 상징인 성전을 강조함으로써 주님의 사역을 구약 예언의 성취의 맥락에서 제시하고자 하는 의도를 나타내 보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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