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노모 돌보 듯 죽어가는 유럽 교회 다시 세울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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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노모 돌보 듯 죽어가는 유럽 교회 다시 세울 터"
  • 이현주
  • 승인 2006.05.04 1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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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집으로 넘어가는 교회 인수하고 현지목회 나선 스코틀랜드 김위식선교사
▲ 스코틀랜드 거리전도 중인 김위식선교사

 


“장로교의 본산지 스코틀랜드가 병들어 가고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병든 부모님을 자식이 버릴 수는 없는 법입니다. 우리에게 복음을 전했던 유럽교회가 아파서 신음하고 있는데 은혜를 입은 우리가 어찌 모른 척 할 수 있겠습니까. 기도하는 것만으로도 모자랍니다. 그들 가운데서 삶을 변화시키고 잃어버린 믿음을 회복시켜 주는 것, 그것이 지금 한국교회가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97년 유럽을 선교지로 정한 김위식선교사는 현지 교회의 모습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 젊은이들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었고 몇몇 노인들만이 외로이 예배당을 지키고 있었다. ‘이 곳이 정말 장로교의 본산지였나’ 의심이 들 정도였다. 더욱 놀라운 것은 교회를 더 이상 유지할 수 없는 교단에서는 예배당 건물을 술집과 영화관, 식당으로 매매하고 있었다.

하나님을 경배하던 거룩한 성전이 술집이 되어 팔려 가는 것을 눈으로 보고만 있을 수 없는 일.

김위식선교사는 8년의 협력사역을 마감하고 술집으로 팔려가는 교회를 극적으로 사들였다. 안타까움에 서둘러 계약을 했지만 1억원 이상 잔금을 치러야할 일이 막막한 김선교사는 일단 한국을 찾아 도움을 요청했다.


“도저히 보고 있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하나님의 성전이 술집으로 변할 수 있습니까. 이미 지난 8년 간 협력사역을 하면서 스코틀랜드교회도 한국적 열정으로 부흥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체험했습니다. 8년 동안 현지의 문화와 언어를 익히고 시험했던 모든 것들은 제가 직접 개척한 교회에서 다시 한번 실현하고 싶습니다. 유럽교회에 다시 복음의 불씨가 살아 날 수 있도록 한국교회의 도움을 요청합니다.”


김위식선교사는 스코틀랜드 바이처치 지미 다우스목사와 동역했다. 교회 쇠퇴의 위기를 직감하고 있던 다우스목사는 몇몇 목회자들과 새벽기도를 하며 믿음의 회복을 기도하고 있었다. 그런 그가 김선교사를 만난 후 한국의 셀목회와 새벽예배를 현지 사역에 접목시켰다. 그러자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50명에 불과했던 교회 성도수가 5백명으로 증가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깊은 신앙심을 유지해온 유럽성도들이야말로 아주 작은 부흥의 기반만 마련해주어도 뜨겁게 일어날 수 있는 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김선교사는 장담했다.


“이제 한국교회는 유럽을 선교지로 택하지 않습니다. 잘사는 나라에서 할 일이 뭐가 있냐는 것이죠. 하지만 선교는 잘 살고 못 살고의 문제가 아닙니다. 복음의 전파와 신앙의 회복이 관건이라고 생각합니다.”


영국은 99%가 장로교이며 크리스천이 80%에 이른다. 스코틀랜드의 경우 인구 6백만 명에 예배에 참석하는 순수 크리스천은 2%에 불과하다. 이 곳에서는 이미 큰 도시에서만 예배를 드리고 있고 지난 가을에 15개 교회가 매매됐다.

▲ 김선교사의 동역으로 성장을 거듭한 현지 교회.

유럽교회의 더 심각한 문제는 모슬렘의 유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 모슬렘들은 다산의 전통을 가지고 있어 세의 확장이 더욱 빠르게 진행된다. 유럽에 포진된 한국선교사들은 현지 모슬렘 전도에 집중하고 있지만 김위식선교사는 이 또한 초점이 잘 못 맞춰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럽사람들을 회복시켜 그들이 자국에 들어온 모슬렘을 변화시키고 복음화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주장이다.


그리고 유럽의 신앙을 회복시키는 일은 복음의 빚진 자 곧 우리 한국교회가 할 일이라고 강조한다. 그리고 유럽교회가 살아날 때 그들이 발휘할 선교역량은 엄청날 것으로 전망했다.

“지금은 우리가 역선교를 한다고 생각하지만 유럽교회의 잠재력을 끌어내면 과거보다 더 큰 결실을 거둘 것입니다. 중국과 북한 등 공산권 선교는 물론이고 남반구 빈곤 국가에 대한 선교도 지금보다 훨씬 활발할 것입니다. 우리에게 복음을 전했듯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또 유럽안으로 밀려드는 모슬렘들에게도 보다 적극적인 선교공세를 취할 것입니다.”


이제 그가 할 일은 술집으로 전락할 뻔한 교회를 부흥의 근원지로 세워내는 일. 이미 지난해 작은 건물을 매입해 청년영성수련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교사는 무너진 교회를 세울 청년 리더 양성을 목표로 수립했다. 유럽 청년들에게 24시간 교회 공간을 개방하고 아침 출근 길 ‘커피 브레이크’를 통해 복음문화를 만들어 줄 계획이다. 한인이 없는 지역특성 상 100% 현지인을 대상으로 선교하며 뜨거운 영성을 부흥을 체험토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그는 부유한 나라에서 선교하는 선교사의 고충을 이해해달라고 토로했다. 선교지가 부유한 것이지 선교사가 부자가 아니라는 것. 아프리카와 같이 물가가 낮은 나라에서는 한국에서 보내주는 선교비면 교회를 두 개씩 세울 수 있겠지만 고물가 지역인 유럽에서는 어림도 없는 일이다. 많은 한국교회도 후원에 부담을 느끼기는 마찬가지. 하지만 가난한 지역 선교사들이 상대적으로 상류층 대접을 받는데 비해 자신은 정말 어려운 환경에서 선교를 하고 있다며 “선교지가 부유한 것과 선교사가 부유한 것을 동일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처음에는 두 달 동안 감자만 먹은 적도 있습니다. 고물가를 감당할 수가 없어서 선교사의 살림은 빠듯하기만 합니다. 고생스럽기로 하면 제 3세계 못지않아요.”


김위식선교사는 5월말까지 교회 인수 잔금을 치러야 한다. 그리고 8월에는 설립예배를 드릴 예정이다. 스코틀랜드에서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선교를 시작한 공식 선교사 1호 김위식목사. 그는 죽어가는 교회 버려진 교회를 영적으로 부흥시켜 다시 되살려 놓는다면 이는 한국교회의 영광이요, 스코틀랜드 역사에도 의미있는 결과로 남을 것이라며 기도와 후원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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