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장애·무지 속에 발견한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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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장애·무지 속에 발견한 ‘행복의 조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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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4.27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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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편의시설 없는 한국교회의 장애인 사랑?’

 

차영동목사<한국밀알선교단 단장>


지방에 구두 닦는 지체장애인 형제가 있다. 일년이면 한 두번씩 큰 맘 먹고 서울구경 하러 왔다며 필자의 집에서 며칠씩 묵고 가는 분이다. 장애와 가난 때문에 학교문턱에도 가보지 못해서 지금도 문맹자로 살고 있다. 또한 뇌병변 장애를 갖고 있어서 이동할 때는 전동스쿠터를 타고 다닌다.


아내는 간질병이 있어서 가사 일을 하면서도 하루에도 서너번씩 쓰러지곤 한다. 아직도 재래식 화장실과 연탄불을 지펴 난방을 해결하고 있다.

자신의 장애와 아내의 건강 열악한 환경 때문에 여유 없이 열등감을 갖고 살 수밖에 없는 조건을 다 갖추고 사는 사람이다. 허풍처럼 이 세상에서 자신이야 말로 제일 행복한 사람이고 행운을 거뭐 쥔 사람이라고 습관적으로 말하곤 한다.

이십여 년을 노상에서 구두 닦는 일을 해 왔기에 형제를 돕고 싶어 군수가 찾아와서 비와 눈을 가리는 작은 집(부스)을 지어 주겠다고 제안했을 때, 그 형제는 하루 밥 세끼 굶지 않고 먹으면 충분하고 또 눈비가 오는 날이면 지금껏(구두 닦는 사람이 없어서)편히 쉬었는데 수입은 더 나아지겠지만 날씨와 관계없이 일하게 되면 그에 따라 염려거리가 더해질 것이라 하며 군수의 배려를 극구 사양했고 그래서 지금도 노상에서 구두를 닦으며 자신이야 말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고 말하며 살고 있다.

과묵해서 친구도 별로 없고 교육도 제대로 받지 못해서 사람이 무엇을 위해 살며  무엇을 추구하며 살아가야 하는지 또 행복이 무엇인지 사람들에게 배운바가 없지만 그럼에도 누구에게나 주어진 현재의 환경은 완전하고 충분하다는 것을 사람들이 불행한 조건이라고 규정해 놓은 가난과 장애와 무지 속에서 발견한 사람이다.

어떤 상황과 환경에 처해있다 하더라도 그 현실은 하나님의 완전한 작품이라는 믿음을 가질 때,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고백을 하게 되고 더 이상 현재로써 충분하며 바랄 것이 없다는 진리 안에 있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고백을 하게 됨을 그 형제를 통해 배웠다.

행복한 사람 곁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넘쳐나듯이 행복해하니까 아이들도 행복하다고 말하며 살아 가고 있다. 그런 점에서 가장이나 지도자들은 사람은 누구나 불완전 투성이지만 하나님이 만들어놓은 이 세상이 완전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먼저 행복한 사람들이 된다면 모든 가족구성원들과 세상의 많은 사람들에게 생명과 빚을 전해주는 도구들이 될수 있음을 깨달았다.

세상은 완전하고 사람들 또한 완전한 사람들뿐이다. 불완전한 사람은 나뿐이다. 그래서 천국을 경험하고 살면서도 날마다 겸허해져야할 이유이다. 얼마 전에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자신에게 고민이 있는데 그것은 어른이 되면 지금 집처럼 행복한 가정을 가꿀 능력이 자신에게 없어 보이기에 염려된다고 하였다.

사람이 자신을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발견하고서도 내일에 대한 염려를 하게 되면 집에 아이처럼 행복보다는 염려로 세월을 허송하게 돼버린다. 그러나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한날은 완전한 하나님의 날이고 내일도 완전한 하나님의 작품이라는 믿음을 가질 때에 두려움은 없어진다.

세상이 완전하다는 것을 먼저 깨닫고 난 후에 입에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는 고백을 자주 하게 되었고 그런 후부터는 필자도 이미 행복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이 이렇게 쉬운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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