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더 가져야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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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더 가져야 행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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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4.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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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핵집목사<열림교회>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고 있다. 편리하고 풍요로움을 누리고 살아간다. 그 풍요로움 속에서 진정 행복할까?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점점 더 행복한 미래를 지속할 수 있을까? 아니면 더 불행할까? 이것은 미래 학자에게 물어 볼일이 아닌 듯싶다.

그것은 저 먼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금 내가 행복을 누리지 못하면 미래 역시 행복할 수 있을까? 내가 서 있는 오늘이 바로 내일의 투영이기 때문이리라.

1976년 발간하여 많은 사람들의 삶의 양태에 영향을 주었던 책이 있다.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이 쓴 ‘소유냐 존재냐’(To Have or to Be?) 라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인간의 생존의 방식을 두 가지로 말하고 있는데 하나는 소유양식(having mode)이고 다른 하나는 존재양식(being mode)이다.

소유양식은 자신이 가진 것과 소비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는 것이고 존재양식은 자기 능력을 능동적으로 발휘하여 삶의 희열을 확신하는 것을 말한다. 프롬이 제기하는 문제는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들을 채우기 위해 더 많이 소유해도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집에서 사느냐? 어떤 종류의 차를 타고 다니느냐? 얼마나 큰 교회를 다니느냐를 통해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려 한다면 그는 결코 만족을 누리지 못할 것이다. 크고 작은 것, 많고 적음을 두고 누가 어느 것이 더 아름답고 선하다고 결정했던가? 그것은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일 뿐이다.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편견을 뒤집어 볼 용기가 없는 한 항상 초조하고 조급하게 살아갈 뿐이다. 행복과 불행의 기준을 어디에 둘 수 있을까? 누가 그 기준을 정할 수 있을까? 이미 정해진 기준들은 다 속임수 일 뿐이다. 다만 그 기준은 오직 내 안에 있을 뿐이다.

다른 사람이 나를 행복하게 보아도 내가 불행하다 느끼면 불행할 뿐이다. 그러나 다른 사람이 불행하게 보아도 내 안에 행복이 있으면 나는 행복하다. 눈을 밖으로 돌리지 말고 내 안으로 돌려보면 문제의 해답이 나온다. 밖에서는 끝없는 방황만이 있을 뿐이다.

바울은 프롬의 말대로 하면 소유에 집착해서 살아간 사람 중의 하나이다. 그가 예수를 만나고 자신의 존재양식을 바꾸었다. 자신이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던 것을 미련 없이 버렸다. 그리고 그 자리에 다른 것으로 채웠다. 자신을 끝없이 희생하고 모든 것을 주고 가신 예수그리스도였다.

예수그리스도는 자신에게 있어서 날마다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었다.바울은 고백하기를 “내가 궁핍하므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어떠한 형편에든지 자족하기를 배웠다”고 말한다.(빌립보서 4:11)

지금 우리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기인하는가? 국제기구들은 세계의 10억 명 이상이 하루 1,000원 이하의 비용으로 생존을 이어간다고 말한다. 절대 빈곤층의 인구가 우리가 살고 있는 아시아에 7억 명이나 밀집되어 있다.

얼마나 더 가져야 욕망의 열차는 멈추어 설 수 있나? 톨스토이는 사람은 한 평의 땅 밖에 가질 수 없다고 했는데…. 우리가 살고 있는 나라는 없어서보다 먹고 남는 것이 문제가 되는 나라이다.

너무 많은 것을 먹어 비만이 문제되는 나라에 속한다. 이제 눈을 들어 우리자신의 진정한 풍요로움을 가꾸자. 가짐으로써 풍요로운 것이 아니라 자신을 비움으로 얻는 풍요로움을 만들어 가자.

사순절 기간에 덜어내고 또 덜어내는 길을 택하셨던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자. 골고다를 오르는 땀방울과 십자가에서 쏟아 부었던 피와 물의 의미를 생각하자.

물과 피는 그 분의 모든 것이었고 생명이었다. 그 생명은 곧 희생으로만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마지막까지 다 털어 주시고 고개를 떨군 주님의 모습에서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거기에는 미움도 없고 적도 없고 다만 긍휼과 사랑만이 존재할 뿐이다. 주님의 모습에서 나의 끝없는 욕심을 볼 수 있다면 그래도 희망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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