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의 새로운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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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의 새로운 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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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4.05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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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목사<신촌성결교회>

 

이제 사순절이 종반에 접어들었다. 그동안 교회력을 경시해 오던 개신교에서 사순절을 비중있게 지키고 있다. 사순절 기간 40일을 새벽기도회로 의미있게 보내는 교회들이 요즘 부쩍 늘었다.

그런 면에서 지금 한창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이 사순절의 행사들을 하나의 교회력으로만 행사처럼 보내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사순절 동안 기도하면서 섬김의 정신을 익혀가고 예수께서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그 정신과 섬김의 모습을 마음에 충분히 익히고 각인시켜 그 정신이 삶의 정신으로 그리스도인의 삶의 현장에 옮겨지도록 하는 일이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그래서 이 사순절은 우리 한국교회들로 하여금 그 섬김의 본을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오늘 이 땅의 교회들이 하나같이 갈등과 불화에 휩쌓여 있다. 서로 반목하고 갈등하고 편을 가르고 불화하고 심지어는 한 교회 안에서 아래층 위층으로 서로 나뉘어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들까지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무리 당위성을 설명해도 이해나 납득이 되지 않는 참으로 불행한 일이다. 교우들이 힘을 모아 선교하고 전도를 해도 시원치 않을 판인데 마음들이 여러개로 나뉘어 있으니 무슨 힘으로 세상에 나아가 할 일을 하고 전도에 힘쓸 것인가 말이다.

그러기에 지금 한국교회는 깊은 침체기에 빠져있고 사회로부터 주어지는 교회에 대한 인식조차 냉담함에 둘러쌓여 있는 것이다. 이 불행은 비단 개 교회뿐이 아니고 한국의 기독교계 전체가 교파별로 말할 수 없이 분열되고 나뉘고 찢어져 있다는 현실이다.

이 땅에 교파가 100여개로 나뉘어 있고 수백개가 넘는 신학교들의 난립을 보면서 우리 기독교계의 앞날이 무겁게 느껴진다. 수십개 교회로 조직된 교파에서 수백개 교회로 이루어진 교파들이 수두룩하고 영업용 신학교가 가는 곳마다 세워져 있고 개교회들마다 신학교를 만들어 스스로 총장 학장의 직함을 가지고 거드름을 떨고 있는 이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할 것인가.

이렇게 분열되고 갈라짐의 원인을 들여다 보면 그곳에 순전히 인간적인 욕망들이 작용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신성해야 할 성직자들의 일탈행위들이 전면에 나타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눈으로 바라볼 때에도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는 현실인데 비그리스도인들이 그 현실들을 바라본다면 무슨 생각을 할 것인가. 그리고 하나님께서 이 오염되고 뒤틀린 현장을 보실 때 무슨 생각을 하실 것인가를 우리는 생각해야 하고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심각하게 물어보아야 한다.


사순절은 이렇게 뒤틀린 자신의 자화상들을 되돌아 볼수 있는 기회이다. 한국교회는 이제 우리가 처해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그리고 갈기갈기 찢기고 분열된 제 모습부터 치유하고 고치는 일에 나서야 한다. 한국교회는 정치권을 향해서 왈가왈부하기 전에 자신의 몰골부터 보고 고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이대로 앞으로 감각없이 나아가다가는 한국교회의 앞날은 우리사회에 깊이 연루되어 있는 안티 그룹으로부터 뭇매를 맞게 될 것이고 세상으로부터 조소를 받고 나아가 고발을 당할 날이 오고야 말 것이다.

그 날에 기독교는 마지못해 타의에 의해서 종교개혁이 일어났듯이 비참한 모습으로 움직일 날이 오지 않을까 심히 걱정된다. 사순절은 매년 찾아오지만 금년 사순절은 우리 자신을 살피고 조망하고 자성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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