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C, 교단협의체 유지할 것인가 고민중
상태바
NCC, 교단협의체 유지할 것인가 고민중
  • 이현주
  • 승인 2006.02.11 00:0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9일 발전과개혁특위 첫 공청회 통해 새 방향 모색
 
NCC가 교단협의체로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 고민에 빠졌다.

에큐메니칼운동의 침체와 NCC의 정체성 혼란에 대한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발전과개혁을위한특별위원회(위원장:김상근목사)가 지난 9일 처음으로 마련한 공청회에서는 "교단협의체로서 NCC의 존재여부"가 핵심쟁점으로 떠올랐다.

NCC가 운동성을 보장받기 위해서는 가맹교단의 절대적인 지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교단의 정서가 에큐메니칼 운동방향과 일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지금의 어려움을 불러왔다는 것. 이날 공청회 참가자들은 NCC가 변화해야할 부분과 극복해야할 과제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발제자로 나선 안동교회 원로 유경재목사는 "1970년대 이후 펼쳐진 에큐메니칼운동이 민중선교와 민주화운동으로 사회변혁에 기여한 것은 사실이지만 소수의 사람들만이 참여했다는 점에서 진정한 에큐메니칼운동으로 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유목사는 NCC가 교단들의 일치와 연합노력을 소홀히 한 채 소수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에큐메니칼운동을 이끌어 올 수 있었던 것은 해외교회의 지원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문제는 해외교회 지원이 끊어지고 열정을 가지고 뛰던 운동가들이 사라지면서 NCC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는데 있다.

유목사는 NCC가 교단협의체임을 거듭 강조하면서 걸음이 더딜지라도 인내를 가지고 교단간 협력과 이해를 모아 운동을 전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여성연합회 이문숙총무도 교단협의체로서의 NCC의 한계를 지적했다.
이목사는 "과거의 예언자적 성취를 뿌리로 하되 교회대중이 함께 하는 진정한 의미의 교회연합운동을 전개하기 위해 구조개편이 필요하며 나아가 `느슨한 협의체`의 기능을 축소하고 다른 운동체들과 역할분담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이지 않는 벽 허물어야

공청회에서 발견된 NCC의 또다른 문제는 관습과 제도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

유경재목사는 교단 안배에 의해 총무를 선출하는 관행을 꼬집었다. 실무책임자인 총무는 에큐메니칼운동을 대표하는 인물이나 지도력을 가진 사람이 선출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교단의 필요에 의해 사람을 파송하다보니 지도력 약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예장 청년회전국연합회 이선애총무도 "현장과의 소통이 단절된 채 회의만으로 모든 의사결정을 처리하고 여성과 청년 등 다양한 구성원을 확보하지 못한 채 목회자 중심으로 리더십을 구축한 것도 해결해야할 문제"라고 밝혔다.

이문숙목사 역시 "여성과 파트너십을 갖지 못했고 아직까지 여성을 끼워 넣는 개념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날 공청회에서는 NCC의 에큐메니칼운동 활성화를 위한 대안도 제시됐다.

유경재목사는 "에큐메니칼운동에 동조하는 교단을 회원으로 확보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며 과거 한국기독교협의회 때처럼 에큐메니칼기관들의 대표를 회원으로 받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중앙집권적인 운동관행을 탈피하고 지역사회에 뿌리내리는 운동이 되어야 한다는 점과 평신도와 여성의 참여, 다양한 재정확보 수단 마련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공청회를 주관한 김상근목사는 "알찬 내용이 오갔음에도 불구하고 열띤 토론이 부족했던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교단협의체가 지니는 한계에 대해 동감을 표한 김목사는 "과거에도 교단과 대립은 있었으나 지금처럼 교단에 의존해야할 상황(재정적)이 아니었으므로 직접 부딪히며 일을 해결해왔다"고 설명했다.

또 교단의 결론과 NCC의 입장이 다른 것이 운동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을 공청회를 통해 다시금 확인했다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차기 공청회에서 좀 더 심도 깊게 다루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김목사는 "아무런 청사진도 없다. 백지상태에서 공청회를 통해 NCC의 새 모습을 그려나갈 예정이다"고 말해 다양한 의견의 청취만이 대안임을 피력했다.

지금 NCC는 골조를 유지한 채 `리모델링` 할 것인지 아니면 허물고 새로운 연합운동의 장을 만들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있다.

앞으로 두차례 이어 열릴 공청회는 `대안`을 중점적으로 듣는 자리가 될 것이며 상반기 중 총 3번의 공청회를 마치면 NCC의 개혁과 비전에 대한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