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교단이 친일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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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교단이 친일을 했습니다”
  • 공종은
  • 승인 2006.02.03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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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교회, 초대 감독 최태용 목사 친일 행적 고백


“우리에게도 부끄러운 과거가 있습니다. 최태웅 목사는 福元唯信이라는 이름으로 창씨를 개명했습니다. 친일 논설을 기고했습니다.”

기독교대한복음교회(총회장:나명환 목사. 이하 복음교회)가 교단 초대 감독인 최태용 목사의 친일 행적을 밝히고 회개하는 용기 있는 선택을 했다.


복음교회는 지난달 20일 발표한 ‘죄책고백문’을 통해 “교단 창립 70주년을 맞아 하나님과 민족과 역사 앞에 엎드려 회개한다”며, 교단을 창립한 초대 감독 최태웅 목사의 친일 행적을 밝히고, 교회와 역사 앞에 용서를 구하는 한편 진정어린 용서와 화해, 희망 있는 전진을 기대했다.

복음교회는 “1935년 암울한 식민지 하에서 ‘조선인 자신의 교회’를 높이 외치며 창립된 후 교단적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모진 시절을 꿋꿋이 견디면서 민족 교회로서의 사명을 담당했지만, 일본의 강압적인 마수는 1942년에 이르러 초대 감독 최태웅 목사에게 무거운 죄책의 짐을 지게하고 말았다”고 말하고, 그러나 “진실은 마냥 덮어두고 잊혀지기만을 기다릴 성질의 것이 아니다”고 밝혔다.

 

죄책고백문을 통해 복음교회가 밝힌 최태웅 목사의 친일 행적은 ▲福元唯信라는 이름으로 창씨개명 ▲친일 잡지 ‘동양지광(東洋之光)’ 1942년 10월 호에 일문으로 ‘조선기독교회의 재출발’이라는 친일 논설 기고 ▲젊은 교인들을 강제 징용이라는 총알받이에서 구제하기 위해 초등학교 교재용으로 쓰인 모형 항공기 제작 공장을 차리게 했고, 총독부는 이를 군수품으로 인정한 것 등 세가지다.

 

복음교회는 이와 관련 “하나님을 사랑하지 못하고, 더 민족을 사랑하지 못한 죄를 날마다 회개할 따름”이라면서, “앞으로 하나님과 민족과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는 교단으로 회복해, 낮은 곳에서 낮은 자들과 더불어 맑은 생명신앙을 길어올리는 두레박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복음교회는 지난달 중순 개최된 ‘제46차 총회’에서 이 문제에 대해 격론을 벌였으며, ‘친일 과거사 죄책고백특별위원회’(위원장:전병호 목사)를 구성해 최 목사의 친일 행적을 밝히고 하나님과 교회 앞에 용서를 구하는 고백문을 발표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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