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학법 투쟁방법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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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학법 투쟁방법의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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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6.01.18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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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익 목사<신촌성결교회>


현정부의 개혁골자는 4대법안의 손질에 있다. 언론법 개혁, 사립학교법 개혁, 사법부 개혁, 보안법 백지화가 그것이다. 이제는 이 법안들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서 있다.

다음 차례는 사립학교법을 통과시켰듯이 보안법의 통과만 남겨 놓고 있다. 현정부는 보안법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통과시키고야 말 것이다. 그때에도 야당과 재야 그리고 보수계와 기독교는 똑같은 모습으로 절대반대를 외치고 나설 것이다.


사립학교법 통과 후 하던 모양 그대로 똑같은 모양으로 결사반대를 외치며 모두 흥분할 것이고 아니면 또 다시 거리로 나설 것이다. 


어쩌면 우리문화는 전부 반대 아니면 전부 찬성만 주장해야 하는지. 왜 우리사회는 데모를 하면 꼭 결사반대만 외치고 있는지. 그렇게도 목숨 걸 일이 많다는 말인가. 무조건 반대 무조건 찬성, 이제는 이런 등식은 극복되어야 한다. 여기서 사립학교법 투쟁에 나서는 방법이 서툴렀음을 지적하고 싶다.


사실 사립학교법 문제는 우리 기독교계의 첨예한 문제였다. 어쩌면 사활을 건 문제로 보아도 될만한 사안이다. 무조건 개혁에 반대하고 나설 만큼 중요한 문제이다. 오죽하면 신입생 배정 반대를 천명하고 나섰겠는가. 그런데 이러한 공감을 얻지 못할 구호나 반대이유는 제시하지 않은 것만 못한 법이다.


정부가 지금 어떤 마음을 가지고 이 사립학교법을 밀어붙이고 있는가를 가늠하지도 못하고 겁만 주면 후퇴하리라고 여겼다면 지금 사학이 시국을 보는 안목이 너무나 단견적임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 이즈음에 와서 생각하는 문제이지만 사학개혁은 그동안 자체적으로 걸러내고 개혁하는 자위책이 있었어야 한다. 외부의 강제적인 압력이 있기 전에 이미 스스로 학원을 정화시켜 나갔어야 할 문제이다.

그리고 대다수가 건전한 학풍을 이어가고 있고 건전하게 사학 이념에 의해서 운영되고 있다고 하지만 아직도 교사채용시 뒷돈의 거래나 시험지 부정사건 등은 사학이 현재 지니고 있는 약점이 아닌가. 그렇다면 어떻게 결사반대만 외치고 신입생을 배정받지 않겠다고 현실성 없는 으름장을 놓고 내 주장만을 관철시키겠다고 나설 수 있는가 말이다. 


민주주의에는 결사반대도 밀어붙이는 일도 바람직하지 않다. 문제가 불거졌을 때 사태를 직시하고 최소한의 양보를 받아내기 위해서 협상에 임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강구했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이 사학을 건전하게 육성할 수 있는지를 미리 깊이 생각하고 자위에 임했어야 한다.

그런데 너무 안일하게 대처하고 전부 아니면 자폭이라도 할 심산으로 의기양양하게 깃발을 내 걸었지만 몇 일도 가지 못하고 비리감사라는 칼을 빼자 속수무책으로 꼬리를 내리는 그 모양은 전략부재의 소산이었고 무조건 반대주장에 동원되어 동참했던 인사들로 하여금 허탈감과 수치감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이제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의 투쟁방법은 효과가 없다. 먼저 스스로 정화에 앞장 서든지 아니면 최소의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 협상에 나서서 효과적인 방안을 만들어 나가는 지혜가 필요할 때이다.


곧 있어 보안법 무효화 법안도 상정될 것이 분명한데 우리 교계, 보수계, 그리고 한나라당 할 것 없이 무조건 반대투쟁을 벌리면 국민으로부터 호응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보안법도 40여년 전에 만들어진 법을 토씨 하나 바꾸지 말자고 우기는 것도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합리적으로 주장할 일이 아니다. 결사반대를 외치는 동안 또 날치기나 당하지 말고 사전에 충분한 대안을 가지고 책임있는 자세로 국민을 대변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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