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과 환상의 시계속에서 만나는 `예수`
상태바
모험과 환상의 시계속에서 만나는 `예수`
  • 이현주
  • 승인 2005.12.01 11: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계는 지금 나니아 열풍... C.S.루이스의 `나니아 연대기`를 읽고




 

작가가 위대한 것은 그가 그려내는 상상의 세계가 무한하기 때문이다. 독자로 하여금 그 속으로 깊이 빨려 들어가도록 만드는 기적과 같은 힘이 있다. 기독교작가로 알려진 C.S.루이스. 그는 일생을 글쓰기에 바쳐온 인물이다. 영국 옥스퍼드에서 수학한 그는 중세문학과 르네상스 문학을 가르치며 소설과 평론, 동화를 창작해냈다.

친구인 ‘반지의 제왕’의 작가 톨킨의 영향을 받아 기독교로 회심한 그는 ‘스크루테이프의 편지’, ‘헤아려 본 슬픔’, ‘고통의 문제’ 등 의 작품 쏟아내며 기독교 세계관을 전수하는데 열정을 쏟았다.

그런 그의 작품 중 유일한 환타지 소설인 ‘나니아 연대기’는 아이와 어른 모두 상상의 세계로 초대하며 전 세계 8천5백만 독자를 확보했다. 이 책이 이렇게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공허한 환상의 세계가 아닌 절대자와 만나는 통로를 제시함과 동시에 크리스천들이 빠져들기 쉬운 유혹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인공인 어린 아이들을 갈등의 세계에 던져 놓고 그 아이들이 고난과 유혹을 과정을 통해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크리스천들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12월 30일 영화로도 개봉되는 ‘나니아 연대기’는 영화를 찍은 감독조차 “원작을 읽은 사람들이 셀 수 없이 많아 그들을 위해서라도 원작에 가까운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루이스 특유의 기독교세계관을 접하고 싶다면 단연 그의 책을 직접 집어 드는 것이 현명하다.

국내에서 어린이들만을 위해 7권으로 출간된 바 있는 나니아 연대기(시공주니어 간)가 영화개봉에 즈음하여 성인을 위해 1권짜리 합본으로 나왔다.

성경책을 연상시킬 만큼 커다란 부피의 이 책은 별칭 역시 ‘환타지 소설의 바이블’로 불린다. 그러나 정작 책을 읽고 난 독자들은 오히려 ‘성경이 압축된 환타지 소설’이라는 호칭을 사용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그만큼 이 책이 담아내는 기독교적 정서가 크고 깊다.

책 속으로 들어가 보자.
독신이었던 루이스가 소설의 영감을 찾아낸 것은 자신의 어린 시절.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에서는 공습을 피해 아이들을 대신 맡아 주는 집들이 많았다. 루이스 역시 자신의 집에 아이들을 받아주었는데 그 때 아이들에게 자신이 어린 시절을 들려주곤 했다. 특히 집안 구석구석을 탐험하며 옷장 안으로 들어가 놀곤 했던 이야기를 들려주자 한 여자아이가 물었다. “옷장 안에 무엇이 있는데요?”


사실 옷장은 어린 아이들에게 더없이 좋은 놀이터다. 때로는 숨을 곳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조용히 쉴 곳이 되기도 한다. 루이스는 자신의 어린 시절과 여자아이의 질문에서 영감을 얻었다. ‘옷장을 열면 우리가 몰랐던 전혀 새로운 세계가 있다’는 생각에 이른 것. 이렇게 그의 첫 환타지 소설 ‘사자와 마녀와 옷장’이 탄생한다.

집안을 탐색하고 놀던 아이들. 옷장 안에 숨어든 아이들은 몇 백년째 겨울이 계속되는 하얀 나라에 발을 디딘다. 언젠가 사자 아슬란이 돌아와 나니아를 구할 것으로 믿는 국민들이 있다.

한 어린이, 욕심많은 에드먼드는 하얀 마녀의 유혹에 빠진다. 그를 구하러 돌아온 아슬란. 에드먼드를 구하기 위해 아슬란은 자신의 목숨을 내놓는다. 그의 죽음 앞에 절망하며 후회하며 통한의 눈물을 흘리는 아이들. 그러나 아슬란은 죽지 않았다.

아슬란을 죽이라는 분노에 찬 함성은 “예수를 십자가에 매달아야한다”는 우리의 죄를 드러낸다. 그러나 다시 살아난 아슬란. 부활하신 예수님을 상징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이 책은 사자의 가죽을 쓴 당나귀와 그를 조종하는 교활한 원숭이를 등장시킴으로써 거짓 예언자들이 판치는 세상을 묘사하는 등 비유와 상징을 통해 성경과 그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충실하다.

첫 작품에 이어 루이스는 ‘캐스피언 왕자’, ‘새벽출정호의 항해’, ‘은의자’를 출간한다. 그리고 나니아의 외전 격인 ‘말과 왕자’를 펴내고 전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는 ‘마법사의 조카’를 선보인다. 책의 대단원을 장식하는 ‘마지막 전투’는 카네기상을 수상했다.

총 7장으로 나누어진 나니아 연대기는 ‘마법사의 조카’에서 천지창조와 선악의 탄생을 보여준다. 상징과 비유를 통해 나타나는 성경의 메시지는 구차하게 “기독교는 이렇다”고 억지 부리지 않는다.

루이스 특유의 뛰어난 문장력과 유머감각으로 단숨에 빠져들게 만들 뿐. 약자가 승리하고 악이 결국 패배한다는 이분법적 논리를 넘어서 누구나 유혹에 빠지면 악해질 수 있고 누구도 유혹의 덫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끊임없이 강조한다. 아슬란을 기억하지 못한 주인공들이 유혹에 넘어가는 장면은 독자에게 “하나님을 기억하지 못한다면 누구나 죄인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을 일깨워준다.

영화 ‘나니아 연대기 - 사자, 마녀 그리고 옷장’은 월트디즈니가 야심차게 선보이는 역작이다. 원작에 담아낸 C.S.루이스의 기독교세계관이 영화에서 얼마나 생생하게 살아났는지 두 작품을 비교하는 것도 독자들에게 주어진 특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