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만 있으면 그 뿐입니다
상태바
‘사랑’만 있으면 그 뿐입니다
  • 김찬현
  • 승인 2005.11.17 11: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다섯 아이 입양한 이영선목사 부부

 

아빠가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아빠~아~” 외치는  큰소리와 함께 우당탕 소리를 내며 넓은 아빠품으로 아이들이 뛰어들었다. 기를 쓰고 먼저 아빠에게 안기려고 하는 모습이 영락없는 장난꾸러기들이다.

그런데 뛰어나오는 아이들의 숫자가 심상치않다. 하나, 둘, 셋, 넷, 잘 뛰어다니기는 해도 개구쟁이 형들 틈에서 위태위태해보이는 막내까지 세어보니 다섯이나 된다. 뜀박질이 가장 늦은 막내지만 아빠의 품은 대부분 막내의 차지다.

아빠가 들어오자마자 안기고 뽀뽀하고 올라타고 한바탕 신고식을 치르고 난 뒤 새근새근 숨을 몰아쉬고 있는 아이들의 얼굴을 찬찬히 돌아보니 아이들의 생김새가 저마다 다르다. 이상하다고 생각할 때쯤 웃음짓는 아이들의 표정을 보고나니 다들 웃는 모습이 닮아 영락없는 형제라는 느낌을 준다.


이영선목사에겐 일곱명의 가족이 있다. 아이들의 엄마 김미현씨와 의젓한 대학생이 된 진건이(20), 진전(7), 진주(6), 진우(5), 진하(4) 그리고 귀염둥이 막내 진서(3)가 이목사의 가족이다. 여섯 아이들이 모두 참 진(眞)자를 돌림자로 쓰고 있지만 사실 첫째 진건이만 이목사의 친아들일뿐 나머지 아이들은 모두 이목사와 아내 김미현사모가 입양한 아이들이다.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해 보이는 이들이지만 사실 이목사와 그의 가족들은 가족으로 인한 쓰라린 경험을 한번씩 겪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목사는 “사실 전 과거에 이혼을 했었습니다. 가족이 해체되는 아픔을 겪은 것이죠.”

그의 아내 김미현 사모 역시 어린시절 아버지가 돌아가셨기 때문에 아버지에 대한 목마름을 가져왔다고 말한다. 이혼이라는 가슴아픈 사건을 겪은 이목사는 “진짜 가족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

그가 고통의 시간을 통해서 얻은 결론은 마태복음에서 어머니와 형제들이 자신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을 행하는 자라야 나의 가족이다”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대답을 통해 하나님의 뜻을 행하는 새로운 가족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아내 김미현사모를 만나고 나서 1999년 둘째 진전이를 시작으로 세살난 막내 진서까지 사내아이 다섯을 입양했다.

지금의 논산시 가야곡 방주골에 있는 ‘떡과 사랑의 집’이라는 이들만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기까지 이목사와 김미현사모의 노력은 눈물겨웠다. “처음 진전이를 데려오기위해서 참 많이 고생했었습니다. 고물장수, 붕어빵장사, 신문배달 등 안해본 일이 없었으니까요. 하지만 아이들의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이를 악물고 모은 결과 3년이 지나서는 5천만원이라는 큰 돈을 모을 수 있었습니다.”


먹이고 입히고 가르치는 것이 힘들다며 아이 낳고 키우기를 꺼리는 현실이 이목사부부에겐 남의 나라 이야기처럼 들린다. 이목사와 김미현사모는 단순히 아이들의 먹는 것 입는 것을 마련하는 것이 자신들을 힘들게 한 적은 없다고 단호하게 이야기한다.


“한번도 먹이고 입히는 것 때문에 힘들었던 적은 없습니다. 정말 어려운 것은 아이들과 함께 산다는 것이죠. 겉으로 보면 이쁘기 한량없는 아이들이지만 미혼모가 낳아서 버린 아이도 있고 부모가 이혼해 버림받은 아이도 있습니다. 엄마 뱃 속에서부터 이별을 연습해야했던 아이들이라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아픈 흔적들을 지우는 것이 가장 힘들죠.” 그렇기 때문에 가족에 대한 믿음과 하나님의 사랑이 아니면 이것을 극복하는 것은 불가능했다고 이목사는 고백했다.


“우리가 함께 사는 것을 ‘감사’라는 두 음절의 짧은 단어만로는 표현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가족이 함께 사는 것은 하나님이 주신 아름다움의 극치이기 때문입니다.”


함께 가족사진을 찍기 위해 소파에 7명의 대가족이 모여앉았다. 각자각자 가슴 한 켠에는 가족에게서 버림받았던 상처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서로의 상처를 싸매고 위로해주고 함께 울어주는 가족이 있기에 이들을 아프게 했던 가슴속의 상처는 곧 새살이 돋아 ‘가족’이라는 ‘아름다운 아문자리’로 남을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