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 자녀, 열악한 교육 여건에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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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 자녀, 열악한 교육 여건에 불안
  • 승인 2001.08.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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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선교지에 나가 언어와 문화, 풍습이 다른 곳에 적응하며 살고 있는 아이들.

이런 아이들이 한국에 찾아 왔다. 한국해외선교회(GMF)산하 선교사 자녀 사역부(대표:백인숙 선교사) 주최로 지난달 23일부터 8월3일까지 열린 ‘선교사 자녀들을 위한 여름캠프’에 참석한 초등부와 중·고부 학생들은 자신들만이 겪은 고민들을 털어놓았다. 선교사 자녀들은 ‘나의 뿌리를 찾아 떠나는 여행’이란 주제로 제공된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기독교 선교 역사의 발자취를 더듬어 보고, 한국인의 신앙 뿌리를 발견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에 많은 시간을 가졌다.

주최측은 “선교사 자녀들이 타문화권의 문화와 다중 언어 속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이런 주제를 선택하게 됐다”며 “선교사 자녀들은 한국의 보통 아이들과는 다른 독특한 필요와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런 의미에서, 선교사 자녀(MK) 사역을 지원하는 단체들은 방학을 이용하여 한국에서 MK들을 위한 수련회를 개최하기도 하고, MK들의 교육을 위해 교사 선교사를 파송해 지원하고 있다.

GMF에 따르면, 전세계 1백45개국에 적어도 5천 명 정도의 한국 선교사 자녀들이 흩어져 있고, 이 중에서 약 11%만 대학생 이상이고 그 나머지는 고등학교 이하의 교육을 받고 있다. 이중 55%는 국제MK학교에 다니고 있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외의 한국 선교사 자녀학교(MK)는 마닐라의 한국 아카데미, 몽골, 중국, 태국 등 총 9개 정도로 아직까지는 국제 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일선 선교사들의 지적이다.

이들 학교는 모두 1994년 이후 설립됐다. 학교의 짧은 역사가 말해 주듯이 대부분의 한국 MK학교는 아직 정착단계에 있고, 질적인 기독교 교육을 하기 위한 커리큘럼 및 교사들의 자질 향상, 중등교육을 위한 교사 수급 및 시설 보완이 시급한 상태다. 이로 인해 많은 선교사들은 자녀들을 한국의 MK에 보내기 보다는 학비가 비싼 국제학교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국제MK학교는 대부분 미국식내지는 영국식 교육체계를 따르고 있고, 서양인 대리 부모들로 하여금 한국 자녀들을 돌보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훌륭한 그리스도인임에도 불구하고 문화적인 차이와 이해 부족으로 인한 한계를 겪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국 학생들이 많이 다니는 국제MK학교에서는 영어로 어느 정도 의사 소통이 가능하면서 한국 자녀들에게 한국어와 역사, 문화를 가르쳐 주고, 한국인 부모들과 학교 사이에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는 헌신된 교사 선교사들을 간절히 찾고 있는 실정에 이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감을 갖게 하고 국제적인 감각과 잠재력을 지닌 참된 신앙인으로 사회에 봉사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은 부모뿐만 아니라 파송교회와 선교부 그리고 후원자들 모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원해야 할 중요한 사역이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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