끊임없는 교류로 북한교회 변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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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교류로 북한교회 변화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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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10.26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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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봉수교회, 어떻게 볼 것인가?

김병로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


북한에 종교의 자유와 신앙의 자유가 ‘자유민주주의 사회’만큼 없다는 것은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북한의 교회가 어떻게 이루어져 있는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봉수교회 교인들이 대남사업에 동원되는 사람들이면, 어떤 사람들이 어떻게 동원되어 활동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어떤 사람들을 동원하는가, 과거 신앙인 가족들에 대한 관심 ‘뿌리’ 혹은 ‘그루터기’ 연구 사업이 대단히 중요하다. 왜냐하면 그루터기 교회가 북한교회의 골간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루터기 교회가 공인 교회(봉수, 칠골, 가정예배소), 지하 교회로 연결된다. 공인 교회가 당국의 통제를 받는다는 문제가 있듯이, 지하 교회도 정보당국의 정보망에 노출되어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존재하고 있다는데 대해 의미를 두어야 한다.


해방 당시 남한에 12만 명, 북한에 30만 명의 기독교인이 있었는데, 북쪽의 30만 명 기독교인 가운데, 처형, 순교, 수용소, 추방된 교인들이 있다. 이후 사면돼 돌아온 사람들이 있으며, 봉수교회는 이러한 사람들이 주요 구성원을 이루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앞으로 이런 의문점들에 대해 체계적인 연구작업을 통해 사실 확인을 해야 한다.

봉수교회와 칠골교회의 건축 동기와 배경은 외화벌이나 통일전선 등의 대외 대남적인 요인들도 있지만, 80년대 기독교인 활동의 증가라는 대내적 요인에 대해서도 분석해야 한다.

그렇다면 기독교인에 대한 적대적 태도에 대한 문제점은 없는가? 이런 것을 문제 삼아 봉수교회와 단절하겠다는 것은 너무 감정적이다. 북한 당국에 항의해 시정을 요구를 하는 것은 찬성이다. 그러나 북한교회는 여기에 저항할 힘이 없다. 북한 교회를 코너로 몰아붙일 것이 아니라, 남한 교회가 오히려 북한 교회를 도와서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김형식교수의 증언과 관련해 부인이 봉수교회 출석하게 해달라고 했는데 거절당했다는 것을 가지고 문제를 제기하는데, 그건 봉수교회를 이처럼 전면적으로 비판하는 증거자료로는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지금까지 정말 북한에 신앙의 자유가 있다고 믿고 북한 사역을 했는가? 그런데 이러한 자료를 들어 봉수교회 자체를 문제 삼는 게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북한에서 종교, 특히 기독교는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단순한 종교활동으로만 볼 수 없다. 남북관계는 엄연히 분단 상황이다. 적대적이고 대결적인 상황에서 과연 합리적인 선교활동과 신앙의 전파를 논할 수 있겠는가? 이슬람 국가에서는 정치 상황을 무시하고 함부로 선교하는가? 왜 유독 북한에서만은 이런 예절과 법도를 지키려하지 않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봉수교회가 약간의 문제가 있다고 해서 봉수교회와 단절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옳은 판단이 아니다. 인내하면서 끊임없이 교류해야 한다. 교류하면서 관계가 형성돼야 무슨 시정사항도 요구할 수 있다. 사회는 화해와 평화를 외치는데, 교회가 분단과 단절을 외치는 모순된 시대에 살고 있다. 남북간의 분단과 대립의 상황에서 봉수교회와 단절한다면 뭘 더 단절할 수 있다는 것인가? 화해와 평화를 만드는 한국교회가 되길 바란다.

그리고 ‘사회주의 속의 교회’가 정치적 억압 상황 속에서 나름대로 교회의 역할을 했다고 본다. 서독 교회는 동독 교회를 ‘사회주의 속의 교회’라고 인정하고 교류를 지속했다. 북한 교회도 이런 점에서 사회주의 초기 형태이긴 하지만, 교회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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