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송가연속기획2] 기존 찬송가 폐기에 따른 손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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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연속기획2] 기존 찬송가 폐기에 따른 손해는 누가 책임질 것인가?
  • 이현주
  • 승인 2005.10.26 14: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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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가발행, 성도와 출판사 피해 최소화부터 고려해야
 


  

금년 말까지 각 분과위원회 수정작업을 마무리하기로 결정한 찬송가공회는 외부의 반대나 지적을 더 이상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음악적 기준이 예술가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공청회를 통한 여론수렴은 무의미하다는 것.

지난 20일 임원회를 가진 공회는 통합측 총회 결의를 보고하는 한편 마무리작업이 끝나는 대로 교단장 초청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교단장들에게 협조를 구한 뒤 발행시기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러나 21세기 찬송가를 발행하기까지 공회가 넘어야할 산은 한 두가지가 아니다. 공회는 일단 발행만하면 기존 찬송가를 더 이상 팔지 않을 것이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수년 내에 새 찬송가로 교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교회나 성도들의 반대도 상관없다는 것. 찬송가는 성경과 달라서 총회의 사용결의도 필요도 없다. 모든 것이 공회의 손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회의 주장에는 찬송가공회 특유의 자만이 담겨있다. 물론 모든 권한이 공회에게 독점된 것은 사실이지만 성도와 교회의 입장을 배제한 사업이 성공할리 만무하다는 것이 연합사업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80%가 합본 사용하는 상황…“단행본만 교체” 문제있다

일단 공회는 각 출판사들이 이미 발행한 찬송가 재고에 대해서도 책임을 면키 어렵다. 올 하반기에도 성서원이 판권을 가져갔다. 한해 2백만부 이상 인쇄되는 찬송가가 모두 팔린 것은 아니다.

기독교서회는“ 21세기찬송가 발행을 염두에 두고 기존찬송가 인쇄를 줄였다”고 했지만 대부분 합본으로 발행되는 찬송이 재고가 없을리 만무하다. 일반출판사들이 갖는 재고량은 엄청날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내년 21세기 찬송가가 나올 경우, 올해 찍어 낸 모든 성경찬송 합본이 시장에서 기능을 잃고 폐기되는 상황에 이른다.

공회는 이런 낭비를 막기 위해 21세기찬송가 발행시기가 결정되면 출판사들을 불러 “더 이상 통일찬송가를 찍지 말라”고 주문할 예정이다. 문제는 21세기찬송가 발행을 3개월 앞둔 시점에 공고를 한다는데 있다. 일반출판사들이 입는 손해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더 큰 문제는 성도들의 피해다. 이미 기존 성경찬송 합본을 3~4권씩 가지고 있는 성도들에게 아무런 공고없이 새 찬송가가 나온다면 이미 소장하고 있는 찬송은 무용지물이 된다. 공회는 성도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단행본에 한해 비닐찬송가로 교체해 주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80%가 합본을 사용하는 상황에서 교체혜택을 보는 성도는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단, 교회에 비치된 찬송가 단행본 교체는 가능하지만 그것도 1인1권으로 제한되어 있다.


일반출판사 재고량 엄청 나…책임있는 대책수립 후 발간해야

공회는 찬송가 교체에 대해서도 볼멘소리를 한다. “한권에 5천원씩 계산해도 3백만부를 교체하는데 1백50억원이 투입된다”며 공회로써는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1백50억원이라는 실질적 예산을 보유하지 못한 공회는 이 부담을 판권을 독점하게 될 대한기독교서회와 예장출판사에 떠넘길 의사도 내비쳤다.

서회는 이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 서진한국장은 “통일찬송가 발행 당시에도 1백만권을 교체해줌에 따라 엄청난 재정적 손실을 입었다. 그 때는 찬송가 발행에 직접 참여했었다. 하지만 21세기찬송가는 공회가 직접 투자하고 교체한 사업이다. 서회가 찬송가 교체의 책임을 질 이유가 없다고 본다”며 난색을 표했다.

‘성물’과 ‘상품’의 중간에 서버린 찬송과 성경. 공회가 발행하는 21세기찬송가가 새로운 찬양문화를 만들 것이라는 기대감보다 기존 합본이 무용지물이 되는 상황에서 엄청난 손실이 성도에게 돌아간다는 우려가 크다.

지난 83년 통일찬송가가 나올 당시에는 한권의 찬송가에 대한 열망이 컸지만 지금은 그때만큼 공감을 얻기 어려운 실정이다. ‘성물’로써 인식되어진 찬송가가 버려지는 상황을 막는 것도 공회의 몫이다. 이 때문에 공회는 지금이라도 성도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과 일반출판사들의 재고 누적에 대한 책임있는 해결방안을 내놓아야 한다는 것이 교계의 입장이다.

생명의말씀사 김재권사장은 “기존의 성경과 찬송을 버리는 상황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한 뒤 전교회의 공감을 얻는 찬송발행과 성도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안에 대해 한국교회 전체와 토론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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