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성! 군선교 신고합니다] 청년들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자라 열매 맺기를
상태바
[충성! 군선교 신고합니다] 청년들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자라 열매 맺기를
  • 문영은 목사
  • 승인 2024.04.08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충성! 군선교 신고합니다 (3) 제2136부대 신병교육대대 상승교회 문영은 목사

“오늘도 하룻길 나그네길을 나 혼자 가야 해. 갈래갈래 갈린 길이라도 내게 주신 주의 길 따라가려오.”

‘군선교’라는 말을 처음 접한 것은 군에 입대하던 남자친구에게서였다. 당시 장교로 입대하던 남자친구는 “난 군 복무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군선교의 사명을 가지고 군선교사로 군대에 가는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같은 교회에서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그는 ‘오늘도 하룻길’이라는 찬양을 특송으로 부르고 군선교의 사명을 다짐하며 떠났다.

이렇게 군 장교로 입대한 그는 열악한 군인교회의 상황을 편지로 알리며 기도와 후원을 요청했다. 가끔 군종목사님 대신 설교해야 할 일이 생겨 책자와 설교집이 필요했고, 새로 조직한 성가대에 가운을 입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나의 군선교가 시작됐고 이후 그대로 결혼까지 골인하며 군인교회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신교대에 위치한 우리 상승교회는 일반 대대교회와는 다르게 기간병(조교, 행정병)과 훈련병이 함께 하는 곳이다. 300~400명에 이르는 훈련병들은 사랑하는 가족을 떠나 민간인에서 군인으로 거듭나는 5주간의 훈련기간에 주일예배에 나와 복음을 듣는다. ‘한 생명이라도 더 주님께로’ 인도하고자 하는 군종병들과 진중세례식을 실시하며 새벽이슬 같은 청년들이 참다운 예배자로 세워지길 기도하고 있다.

울릉도에서 온 키가 작고 여린 체형의 김 모 훈련병이 기억에 남는다. 첫 주일부터 맨 앞자리에 앉아 찬양과 말씀 암송을 열심히 하기에 부모님과 전화를 하게 해주고 축복기도도 해줬다. 5주 동안 한 번도 예배에 빠지지 않은 그는 세례까지 받은 후 인사하며 자대로 떠났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수료식 날. 낯선 번호의 전화가 와서 받아보니 김 모 훈련병의 아버지라고 하셨다. 김 모 훈련병에게 갑작스레 심한 공황장애가 왔다며 상승교회 목사님과 통화를 하고 싶다고 다급한 목소리로 알려주셨다.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훈련병 어머니의 울음소리가 내 마음에도 고스란히 전해졌다. 얼마나 놀랐을까. 무슨 일이 있었을까.

전화를 바꾼 김 모 훈련병은 자대로 바로 가지 못하고 국군병원으로 간다며 기도를 부탁했다. 이렇게 그의 병원 생활이 시작됐다. 면회조차 안되는 그를 위해 계속 기도하며 담당 군종 목사님을 통해 상태를 확인했다. 결국 그는 군생활을 온전히 마치지 못하고 전역했고 고향으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해 여름 군교회에서 만난 기도 공동체와 휴가를 겸해 김 모 군도 만나 볼 요량으로 울릉도로 향했다. 선착장에서 기다리던 그는 배에서 내리는 나를 보고 달려와 안겼다. 반가움과 안타까움에 눈물이 흘렀다. 한적한 곳에서 그를 위해 기도해 준 뒤 부모님을 만나 그의 상태에 대해 얘기를 듣고 복음을 전했다.

떠나기 전 다시 만난 김 군의 아버지는 우리에게 큰 선물을 주셨다. “어렸을 때 교회를 다니다 요즘은 나가지 않았는데 가족들과 함께 다시 교회에 나가겠습니다.” 할렐루야! 공동체와 함께 기쁨과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대한의 건아들이 5주간 훈련을 마치고 마지막 주일예배 후 살며시 내 손에 쥐여 주던 감사의 마음을 담은 쪽지는 커다란 기쁨의 선물이다. 떠나는 청년들을 보며 아려오는 마음은 10여년이 지나도 여전하지만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사랑한다 아들아, 샬롬” 인사로 손을 흔들어 준다. “하나님 이 아들들의 마음에 복음의 씨앗이 싹이 트고 잘 자라 열매를 맺게 하소서.” 간절한 기도로 이번 주일 또 한 기수를 떠나보낸다.

문영은 목사.
문영은 목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