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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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요즘 가족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4.02.05 22: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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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언제하니? 만나는 사람은 있니?” 설 연휴 청년들이 친척들로부터 가장 듣고 싶지 않은 잔소리 중 하나가 바로 이 질문이다. 명절이면 으레 집안 어르신들이 건네는 이 말이 이제 젊은이들에겐 시대착오적 발언으로 들릴 뿐이다.

그도 그럴 것이 행정안전부가 지난 1월 발표한 ‘2023년 주민등록 인구통계 분석요즘 가족의 변화 양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지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인구 가운데 1인가구는 9935,600(42%)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 세대는 2인가구(24.5%). 4인 이상 가구(17.07%)3위에 올랐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세대원 수 역시 2.15명이란 점은 오늘날 가족 구성이 상당히 달라졌음을 시사한다. 고령화 시대 독거노인의 비율이 높아진 측면도 있지만, 비혼·이혼·딩크족 등 다양한 까닭으로 1~2인 가구를 선택했을 가능성도 농후하다.

한국교회 역시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흐름을 좇아 대안적 목회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가족형태의 변화를 단순히 사회적 문제로 여기지 않고, 성도들의 그 자체로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그러나 다양화된 요즘 가족의 모습에 반해, 여전히 한국교회 안 인식과 사역은 답보 상태인듯하다. 전문가들은 정상가족의 범주를 확대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지만, 아직도 교회는 부모와 자녀 등 온 가족이 손잡고 교회에 나오는 걸 정상적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웅크린 성도들은 교회 안에서조차 소외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새로운 목회적 시도를 하는 반가운 교회들도 있다. 모 교회는 1인가구를 겨냥한 취향 공동체를 편성하는 등 소그룹을 신선하게 이끈다. 또 다른 교회는 결혼한 부부 가운데서도, 자녀가 있는 집과 없는 집을 나누어 모임을 인도하는 등 세심한 배려와 노력을 기울인다.

교회는 환대의 공동체이지만, 요즘 가족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없다면 결국 성도들은 떠난다. 성경적 가치관을 바르게 전하기 전에, 교회의 문턱부터 낮춰야 하진 않을까. 설교를 전할 때도 다양한 가족 형태를 고려한 언어를 사용하거나, 사역적으로도 대안적 모임이나 교제를 마련하지 않으면 성도들을 놓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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