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동안 개신교인 6% 감소, 교회 고령화도 가속화
무종교인이 급증하는 탈종교화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최근 수년간 개신교 인구 비율의 하락폭이 상당하다는 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특별히 한국교회의 핵심 축이 되어야 할 20~40대 개신교인이 10년 사이 절반가량 감소했다는 결과가 담겨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소장:지용근)는 작년 10월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15일간 여론조사기관 지앤컴리서치에 의뢰해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4,751명을 대상으로 휴대전화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또 12월 28일부터 올해 1월 3일까지 7일 동안은 패널을 활용해 추출한 중고생 표본 700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연구소는 지난 16일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23 국민 종교 분포 현황’ 보고서를 발표하고, 지난 10년 동안 20~40대 개신교인 인구가 무려 절반이나 감소했다는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보고서에서는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2012년 실시했던 ‘한국인의 종교생활과 신앙의식조사’ 를 2023년 설문조사 결과와 비교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전체 개신교 인구는 2012년 당시 22.5%를 기록했지만, 이번 2023년 조사에서는 16.6%로 나타나 10년 동안 약 6%p나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연령별 개신교인 비율을 살펴보면, 20대(19~29세)는 2012년 전체 대비 19%에서 2023년 9%, 30대(30~39세)는 2012년 21%에서 11%까지 절반 이상 감소했다.
특히 40대(40~49세)는 2012년 26%로 가장 높은 개신교인 비율을 보인 연령대였지만, 2023년에는 14%로 12%나 감소했다. 이제 개신교인 비율이 가장 높은 연령대는 24%를 기록한 60대 이상이었다. 교회의 고령화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일반 국민과 교회 출석자의 연령별 분포도 보고서에서는 살펴봤다. 20대는 일반 국민(15%) 대비 개신교인 비중(6%)이 가장 낮은 편이었다. 반면 60대 이상은 교회 출석자가 52%로 일반 국민 32%보다 20%p나 높게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교회가 우리 사회보다 더 고령화 되어 있고, 고령화 속도도 더 빠르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젊은 교인들이 교회를 대거 이탈했다는 부정적 결과이지만, 20대 9%, 30대 11% 비율은 불교와 가톨릭 같은 연령대와 비교하면 2배 이상 많은 비율이다. 전체 종교인구 비율이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나마 20~30대 종교인 중 개신교인 비율이 가장 높았다.
또 하나 눈여겨볼 분석 결과는 가나안 성도가 2.5배나 급증했다는 것이다. 2012년 한목협 조사에서 가나안 성도 비율이 10.5%였다면, 이번 2023년 조사에서는 26.5%를 기록해 자신을 개신교인이라고 밝히고 있는 인구의 4명 중 1명은 현재 교회에 나가고 있지 않은 셈이다.
가나안 성도 연령별 비율을 보면 20대가 45%로 가장 높고, 30대가 35%, 40대가 36%로 이 연령대의 3명 중 1명은 가나안 성도라고 봐야 한다.
한편 보고서에서는 청소년 종교 실태와 관련한 분석도 포함됐다. 전체 청소년 중 종교가 있다고 응답한 인구는 27.6%에 불과했다. 개신교인 청소년은 13.6%, 불교는 7.6%, 가톨릭은 5.7%였으며, 72.4%는 무종교인이라고 응답했다. 성인 무종교인(62.9%)보다 높은 특징이다.
개신교인이라고 응답한 남학생은 17%로 여학생 10%보다 높았다. 개신교인 중학생은 17%였으나 고등학생에 올라갔을 때는 10%까지 감소해, 소폭 하락한 불교, 오히려 상승한 천주교에 비해 비율이 크게 떨어지는 특징도 보였다.
목회데이터연구소는 “한국 사회가 빠르게 탈종교화 되고 있고, 그 가운데 개신교 인구의 하락도 가중되고 있다. 탈종교화는 문화와 교육 수준이 발달한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세계적 현상으로 현대 문명이 종교를 대체하거나 기존 종교가 영적 욕구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는 현실 때문”이라며 “한국교회 미래를 생각한다면 차세대 사역에 집중해야 할 상황이다. 젊은 세대의 신앙이 유지되고 바로 세워질 수 있도록 해야할 과제를 한국교회는 안고 있다”고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