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시장:이동환)가 이단 ‘신천지’에 대규모 종교시설을 허가했다가 시민들의 반발로 취소한 것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최근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전국 곳곳에 대형건물을 매입해 종교시설로 바꾸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고양시는 신천지 측에 지난 8월 일산 동구에 위치한 구 LG물류센터 건물 3,258㎡ 중 87%에 해당하는 2,857㎡을 종교시설로, 400㎡을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을 허가했다. 이 소식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고양시기독교총연합회와 지역주민들은 일제히 반발에 나섰으며,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서명운동을 벌였다. 특히 신천지가 용도변경을 추진하는 건물 주변에 17개 초‧중‧고가 포진돼 있어 학생들이 이단 포교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정치권에서도 반사회적 이단 단체인 신천지의 종교시설 용도변경을 시당국이 허용했다며 강한 반발에 나섰다. 경기 고양시 지역구 정치인들은 지난 26일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고 신천지 소유 건물의 용도변경을 즉각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에서는 “해당 물류시설은 2018년 용도변경을 추진했으나 당시 시장의 결정으로 불허된 바 있다. 이동환 시장 취임 이후 많은 사업이 검토 중이라는 이유로 중단됐는데, 이번 용도변경 건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며 “오늘 중 용도변경 허가를 취소할 것”을 촉구했다. 성명서 발표 후 국회의원들은 이동환 고양시장에게 “사정 직권으로 허가를 취소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고양시는 신천지에 허가했던 종교시설 용도변경 신청건을 이날 ‘시장 직권’으로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입장문을 통해 고양시는 “해당 건축물은 2018년부터 동일한 소유자가 신청 면적의 차이를 두고 지속적으로 종교시설로 용도변경 신청하고 있다는 점, 대규모 종교시설 입지가 공공복리 증진에 반하는지 여부 등에 대한 사전 검토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용도변경) 직권취소 방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해 공공복리 증진에 반하는지 여부를 최종검토 할 방침”이라며 “2023년 6월 해당 건축물에 대한 용도변경 신청 당시 ‘특정종교’ 시설이라는 사실을 실무부서에서 인지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신천지가 대형건물을 매입하려는 움직임은 다른 지역에서도 포착되고 있다. 지난 18일 부산광역시 신천지 소유 건물을 종교시설로 용도변경을 허가해 준 사실이 드러나 파장이 예상된다.
지난 7일, 인천시 중구는 신천지가 구 목욕탕·운동시설 ‘인스파월드’를 문화 및 집회시설로 리모델링 하기 위해 제출한 착공신고서를 반려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구는 “신천지 측과 지역사회 간 갈등해결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신천지 교인 3천여명은 최근 중구청 앞에서 집회를 갖고 “중구청의 착공 불허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 원칙을 위한 것”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또 지난 4월 과천시는 신천지가 요청한 과천 별양동 이마트 건물 9층의 용도변경 신고서를 불수리 통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단 전문가들은 시민들의 집단 민원에 따라 사장의 직권으로 신천지의 종교시설 용도변경을 취소한 고양시의 사례가 다른 지자체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신천지의 지역사회 침투 정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건강한 시민사회 단체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