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의 체험과 지평 넓히는 기독문화, 영향력 날로 커질 것”
상태바
“신앙의 체험과 지평 넓히는 기독문화, 영향력 날로 커질 것”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12.27 10: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24년 ‘기독문화 트렌드’를 진단하다

CC+세미나, 기독문화 분야별 전문가가 말하다
KCCM 출범 이후 문화사역자 위한 활동 기대

바야흐로 ‘OTT 플랫폼’의 시대다.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콘텐츠를 통해 개인의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크리스천들이 늘어나고 있다. OTT 플랫폼을 통한 예배와 교육 콘텐츠, 각종 문화 콘텐츠로 전 세계 성도들이 ‘열린 신앙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다. 온라인이 일상이 된 시대, ‘문화’를 매개로 복음을 효과적으로 전할 방법을 고민해야 할 때다.

특히 간결하고 짧은 영상에 핵심적 메시지가 담긴 ‘숏폼 콘텐츠’가 대세를 이루는 가운데, 기독 문화를 통해 ‘복음’이라는 긴 호흡의 영적 메시지를 어떻게 전달할 것인가에 대한 문화사역자들의 고민이 깊다.

급격한 시대의 변화 속에서 기독문화기자단 CC+세미나가 지난달 20일 하나둘갤러리카페에서 열렸다. CC+세미나에서는 CCM과 도서출판, 기독영화, 기독미술 4가지 분야의 전문가가 2023년 한 해의 기독문화를 결산하고 2024년의 기독문화의 움직임과 변화를 예측했다. 발제자로 KCCM 강중현 운영위원(에이멘), 도서출판 비아 민경찬 편집장, 필름포럼 성현 대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신미선 회장이 참여했다.

신앙의 체험과 지평을 넓히는 기독 문화가 가진 영향력은 2024년에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CCM 찬역자들의 ‘연합’ 확장 기대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면서 가장 먼저 활기를 되찾은 분야가 CCM 사역이다. 2022년 중반부터 CCM 사역이 재개되기 시작됐고, 마커스워십팀, 어노인팅 미니스트리, 위러브 등 국내 대표 워십팀의 예배가 활발히 일어났다. 교회 내 집회와 사역뿐 아니라 방송과 공연, 영상, 유튜브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찬양사역이 확장되고 있다. 여전히 현장 예배와 공연 중심의 사역이 중점을 이루고 있지면, 점차 방송과 유튜브 콘텐츠로 방향을 넓혀갈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새로운 음원은 팟캐스트 CCM 공방 기준 한 달에 4~50곡, 1년에 500여곡이 발매되고 있다. 올해에도 이러한 추세는 계속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예배 곡에 치우쳤던 기존 CCM 음악이 △모던락 △팝발라드 △소울 △포크 △힙합 등의 다양한 장르로 음원이 발매되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 이지만, 이를 알릴 창구가 부족하다는데 아쉬움을 전했다.

강중현 운영위원은 “2023년 CCM 음원 장르는 다양하게 발매됐지만, 여전히 예배음악이 선점하고 있는 분위기다. 열악한 음반시장 속에서도 새로운 장르의 음악을 꾸준히 내놓는 이들이 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지만, 새로운 아티스트에 대한 관심과 발굴은 부족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반가운 소식은 지난 9월 전국 찬양사역자들이 연합해 출범한 KCCM(한국기독음악협회)가 올해 본격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것이다. 국내 활동하는 기독음악 종사자들의 영성과 진흥, 복지 증진을 위해 설립된 KCCM은 기독음악 사역자를 교회 및 관련 기관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할 예정이다.

강 위원은 “KCCM을 통해 찬양사역자들이 연합해 음악을 만들어 공유하고, 보급하는 사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다. 또 찬양사역자들의 현실적 권익보호와 긴급지원, 상담을 통해 회원들이 활동을 이어가도록 도울 것”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주제의 책 출판…긍정적 평가

지난해에도 기독 출판 분야는 고전을 면하지 못했다. 2000년대 이후로 책 수요가 점점 줄어들면서 기독 출판계 시장도 빠르게 축소되어 가는 모양새다. 출판산업 전반이 쇠퇴해 가는 가운데 3대 메이저 출판사는 살아남았지만, 중급 출판사들은 사라져가고 있으며 5인 이하의 소규모 출판사가 늘어가고 있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1년 ‘출판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5인 미만 사업체가 전체 출판사의 69%를 차지하고 있고, 10인 미만 사업체는 85.6%로 현재는 1인 출판사가 전체 출판시장에서 주류를 이룬 상황이다.

도서출판 비아(VIA) 민경찬 편집장은 “SNS의 발달로 문자를 통해 교류하는 방식이 굉장히 약해지고 있다. 어떤 대상을 사유하기 위해서는 한 공간에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들어야 하지만, 이제 그러한 노력 자체를 거부하는 시대”라고 진단했다. 텍스트를 통해 사물과 사람을 이해하는 일에 시간을 투자하기 보다는 짧은 시간 SNS를 통해 쏟아지는 대량 콘텐츠에 마음을 빼앗기는 시대라는 것.

특히 그는 “오늘날 쇼츠나 유튜브가 책과 신문과 같은 올드 미디어를 대체하고 있다”면서 “책과 텍스트에 대한 관심이 떨어지면서 문해력이 점점 더 저하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간이 필요하며, 이야기의 내러티브를 충분히 이해해 습득할 수 있어야 한다.

지난해 한국기독교출판협회(기출협)가 재정문제로 내홍을 겪으며, 많은 기독출판사를 하나로 모으는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기독출판사의 연합을 통해 어려운 출판계의 현실을 극복해나갈 필요가 있지만, 소규모 출판사가 넓은 스펙트럼 안에서 다양한 주제의 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민 편집장은 “1인 출판사들이 저마다 내놓는 책의 품목이 다양해졌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러나 소규모 출판사가 가진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할 것”이라며, 협업을 통해 상생할 수 있는 출판 토양을 만드는 노력을 요청했다.

“문화선교 도구의 영향력 날로 커질 것”

넷플릭스를 필두로 OTT 플랫폼의 성장 이후 가장 변화를 겪은 영화 분야가 영화 관람 시장이다. 지난해 4편의 기독교 영화가 비교적 큰 스케일과 완성도 높은 스토리를 자랑하면서 개봉했지만, 흥행에는 큰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필름포럼 성현 대표는 “2020년에 개봉한 김상철 감독의 영화 <부활, 그 증거>가 5.1만명을 기록한 것 외에 2022년까지 주목할 만한 작품이 상영되지 않았다. 그러다가 지난해 4편의 기독교 영화가 개봉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5월에 <울지마 엄마> 4,200명, 6월 <너는 내 아들>(구 ‘하나님의 마음’) 2.2만명, 7월 <기적을 믿는 소녀> 1만명, 7월 <아버지의 마음>이 3.3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올해 2월 미국에서 개봉돼 미국 내 박스오피스 3위까지 올랐던 영화 <지저스 레볼루션>의 경우 제20회 서울국제사랑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것 외에는 배급사에서 극장 개봉을 하지 않고, OTT 플랫폼에서 상영할 예정이다.

성 대표는 “기독교 영화의 미래는 현재로서는 어둡다고 할 수밖에 없다”며 “2010년대 기점으로 다양한 기독교 영화가 발굴되기 시작했는데, 영화산업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급격한 하강세로 접어들었다”면서 영화라는 매체의 특성상 투자 및 배급, 상영관 확보가 더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혹자는 OTT 또는 유튜브와 같은 매체를 활용해 기독교 영상 콘텐츠를 내놓을 것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러나 기독교 영화의 장르적 특성상 단순히 재미와 오락에 적합한 매체들 사이에서 기독교 영화가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는 현실을 지적했다. 성 대표는 “기독 영화는 신앙의 체험과 지평을 넓힐 수 있다는 점에서 교회가 이를 문화선교의 도구로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 어려운 시기에도 그 명맥을 유지해나갈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문화선교의 도구로 기독영화를 적극 활용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전했다.

기독교 미술이 21세기 교회 문화사역의 주요 영역이 됐다. 특히 교회 내 카페갤러리를 운영하는 교회가 늘어나면서 단순 인테리어 개념에서 전문적인 문화적 향유영역으로 확대되었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회 성도들의 시각 미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 목회적 차원에서 기독교 미술을 이해하고 교육하는 노력이 필요한 때다.

신미선 회장(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은 기독미술작가를 향한 당부로 “무엇보다 기독작가는 성경말씀을 묵상하고 작품에 녹여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이화기독미술인회는 해마다 성경말씀 주제전을 갖고 있으며, 기독 창작자를 훈련하고 미래 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펼치고 있다. 2024년 새해에도 이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피력했다. 

기독문화기자단 CC+세미나가 지난달 20일 하나둘갤러리카페에서 열렸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CCM과 도서출판, 기독영화, 기독미술 4가지 기독문화 분야의 전문가가 2024년의 기독문화의 움직임과 변화를 예측했다.
기독문화기자단 CC+세미나가 지난달 20일 하나둘갤러리카페에서 열렸다. 발제자로 KCCM 강중현 운영위원(에이멘), 도서출판 비아 민경찬 편집장, 필름포럼 성현 대표, 한국기독교미술인협회 신미선 회장이 참여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