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포로 청년 다니엘이 시련과 시험을 이기고 성공하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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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포로 청년 다니엘이 시련과 시험을 이기고 성공하기까지
  • 유선명 교수( 백석대 교수·구약신학)
  • 승인 2023.12.06 13: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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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11) - “하나님이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신지라” (단 1:9)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니엘서는 재난보도로 시작합니다. “유다 왕 여호야김이 다스린 지 삼 년이 되는 해에 바벨론 왕 느부갓네살이 예루살렘에 이르러 성을 에워쌌더니 주께서 유다 왕 여호야김과 하나님의 전 그릇 얼마를 그의 손에 넘기시매 그가 그것을 가지고 시날 땅 자기 신들의 신전에 가져다가 그 신들의 보물 창고에 두었더라(단 1:1~2).” 


주전 605년, 갈그미스 전투에서 이집트를 대파하고 시리아-팔레스티나 지역의 패권을 굳힌 신흥제국 바벨론이, 친이집트 정책을 고수하던 유다를 침공해 성전과 왕궁을 약탈하고 유다 지배층 다수를 포로로 끌어갔다는 보도입니다. 다니엘서는 이 약소국 포로 청년 다니엘과 그 친구들이 시련과 시험을 이기고 성공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물론 그 성공이 그가 의지한 하나님의 능력에 의한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세상이 자신을 판단하지 않고 오직 하나님만이 판단하시리라는 그의 이름이(다니엘, “하나님이 나의 심판자”) 그의 인생을 요약해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십대 후반의 소년들이었지만 믿음은 깊었습니다. 이들은 바벨론 교육과 사상으로 무장시켜 본국의 지배 세력으로 다시 보내기 위한 요원들이었습니다. 바벨론 이름으로 개명하고, 바벨론의 종교예식과 풍습을 철저히 따르며 언어와 학문을 배워 삼 년간 훈련을 마치면 관직에 나갈 수 있었습니다(4~7절). 그들이 왕실의 음식을 거부한 것은 단지 메뉴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정복자 바벨론이 자기들에게 부여한 새 신분과 미래를 거절하는 결단이었습니다. 사실 왕의 하사품을 거절한다는 것은 그들은 물론 관리자까지 위험에 빠뜨리는 일이었습니다.


 “환관장이 다니엘에게 이르되 내가 내 주 왕을 두려워하노라 그가 너희 먹을 것과 너희 마실 것을 지정하셨거늘 너희의 얼굴이 초췌하여 같은 또래의 소년들만 못한 것을 그가 보게 할 것이 무엇이냐 그렇게 되면 너희 때문에 내 머리가 왕 앞에서 위태롭게 되리라 하니라(10절)” 참으로 난감한 상황입니다. 믿음을 버릴 수도, 자기들의 믿음을 지키기 위해 환관장의 희생을 기대할 수도 없으니 말입니다.


괴로운 선택을 강요받는 막다른 골목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하게 됩니다. 과연 하나님께서는 이미 길을 준비하셨습니다. “하나님이 다니엘로 하여금 환관장에게 은혜와 긍휼을 얻게 하신지라(9절)” 환관장이 그들의 청을 들어 열흘 동안 그들이 원하는 대로 먹도록 허락합니다. 자기 말대로 자기 목을 걸고 그들의 결심을 지지해 준 것입니다. 그 결과는 우리가 아는 대로입니다. 그들의 외모는 왕의 산해진미를 먹은 다른 소년들보다 더 나았고, 그들의 요청이 승인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후보생들 중 가장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관직에 나아가게 하셨으며, 다니엘에게는 환상과 꿈을 해석하는 능력까지 주셨습니다(14~19절). 그들의 식단을 이상화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입니다. 그들은 포도주를 거절했지만 성경은 포도주를 금하지 않으며, 개역개정은 ‘채식’이라 옮겼지만 그들이 채식주의자는 아니었습니다. 본문의 핵심은 그들이 제국의 권력 앞에 굽히지 않았다는 것, 자신들이 믿는 하나님을 두려워하고 의지하는 신앙을 지켰다는 것, 그리고 하나님께서 그들의 지조를 귀하게 보시고 세상이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성공을 허락하셨다는 것입니다. 


제국의 포로로 잡혀가는 경험을 아무나 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나를 나되게 하는 신앙과 인격의 정체성을 위협당하는 경험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때 우리는 저 소년들이 했던 것처럼 자신을 더럽히지 않기로 뜻을 정할 수 있을지요?(8절)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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