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신교계 제주 4.3 연구 턱없이 부족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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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계 제주 4.3 연구 턱없이 부족해”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3.11.07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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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CK ‘개신교 제주 4.3 연구 주제로’ 학술심포지엄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김종생 목사, NCCK) 100주년기념사업특별위원회(위원장:김학중 목사)가 지난달 31일 제주4.3평화재단과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새로운 모색’을 주제로 한국기독교사회운동사 제5차 학술 심포지엄을 공동개최했다.

제주4.3평화교육센터 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날 심포지엄에는 제주4.3희생자유족회 김창범 회장, 제주4.3연구소 허영선 소장, 제주특별자치도기독교교단협의회, 제주NCC 회장 이상구 목사를 비롯해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 인사, 제주도 문화정책과 관계자, 제주 4.3 유족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4.3 진실규명과 종교계 활동’을 주제로 기조강연을 맡은 양조훈 위원(제주4.3중앙위원회)은 4.3 진실규명 운동사와 기독교와 천주교, 불교 등 종교계의 4.3 운동사를 정리했다. 특히 종교계의 움직임에 대해 기독교는 ‘회개와 갈등극복’, 천주교는 ‘진실과 정의구현’, 불교는 ‘추모와 피해회복’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 앞으로 4.3은 편가름을 벗어나 평화, 인권, 화해, 정의의 가치로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청강연 발제자로는 박찬식 관장(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과 한금순 교수(제주대 사학과)가 초대됐다. 박찬식 관장은 ‘제주 천주교회의 4.3 인식과 역할’을 통해 “4.3 당시 제주 천주교회는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충돌과 폭력, 주민 희생의 위험지대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다”며 “앞으로제주 천주교회 신도들의 피해 실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동시에 선교사들의 서한자료 검색, 교회의 주요 인사에 대한 인터뷰 작업을 통해 좀 더 소상하게 진실을 밝히고 입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과제”라고 제시했다.

한금순 교수는 ‘불교계의 제주 4.3 피해 연구 현황과 과제’에서 “불교계의 경우 승려가 속가와의 인연을 남겨놓지 않는 특성이 있어 유직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지만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희생자를 추모해왔다”며 “개별 사찰의 4.3 활동 연구 및 피해 인명의 활동 연구, 종교계의 4.3 정신 실천을 위한 공동 활동이 남겨진 숙제”라고 말했다.

발제에서는 ‘4.3 사건 속의 개신교’의 모습이 다뤄졌다. 제주에서 목회하며 수십 년간 축적된 구술활동과 연구를 바탕으로 발표한 김인주 목사(제주봉성교회)는 “당시 제주 상황을 면밀히 분석 검토하고 정교하고 치밀한 역사를 재구성해야 하는 과제가 4.3 연구자, 그리고 개신교 교회사 연구자들에게 남아 있다, 더 좋은 자료와 증언을 발굴하는 일이 절실히 필요한데 시간적 여유는 그리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고민희 교수(연세대 신학과 교회사)는 ‘개신교 제주 4.3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제로 “개신교 4.3 연구 성과는 헤아리기 용이할 정도로 적다. 연구 성과의 수적 증가가 필수적이지만 이를 위해선 개신교 4.3 연구의 목적과 역할을 분명히 하고 이를 전달할 수 있는 창을 넓히는 작업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후 종합토론은 주진오 교수(상명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아 제주도 은퇴 목사, 현직 목사, 원불교 관계자, 전 제주 공직자 등 다양한 이들이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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