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전능, 고통 속에서도 선함을 창조하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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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전능, 고통 속에서도 선함을 창조하는 힘”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3.10.24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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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벨커 교수 강연

우주의 역사, 하나님과 피조물에 의한 것
전통적 ‘신정론’에 대한 신학적 오류 지적

전능하고 자비로운 하나님이 창조하고 다스리는 세계에 왜 고통과 악이 공존하는 것일까. 끝나지 않는 ‘신정론(theodicy)’에 대한 물음 앞에, 세상의 불합리한 악과 고난의 존재에 대한 전적인 책임과 제일 원인을 하나님께로 돌리는 전통적 관념에 신학적 오류가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기독교학술원 주최로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지난 20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성령과 창조’를 주제로 개최됐다.
기독교학술원 주최로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지난 20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성령과 창조’를 주제로 개최됐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 주최로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지난 20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성령과 창조’를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초청학자로는 미하엘 벨커 교수(독일 하이델베르크대 명예교수)가 참여해 ‘성령과 피조계’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벨커 교수는 강연을 통해 우주와 세계의 역사는 하나님에 의해 만들어졌지만, 자연과 역사의 형성에 있어 피조물이 크게 기여했다고 강조했다. 하나님이 피조물에게 엄청난 자유와 자율적 능력을 부여하셨으며, 결과적으로 우주의 역사는 하나님만이 아니라 피조물, 모두에 의해 형성됐다는 것이다.

벨커 교수는 “우리는 창조주 하나님께서 피조물에게 엄청난 자율적 능력과 그에 상응하는 심각한 책임을 부여하셨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피조계가 절대적으로 하나님에 의해 발생하고, 만들어졌다는 견해나 묘사는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하나님이 창조하고 다스리는 세계에 왜 고통과 비탄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하나님의 전능은 고통과 고난 속에서도 새롭고 선한 것을 창조할 수 있는 힘”이라며, 세상의 많은 고난과 악의 원인을 하나님께 돌리는 것에는 오류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건을 통해 고통과 비탄에 빠진 세상을 건지신 하나님을 발견할 수 있다. 피조물의 엄청난 자유와 자율적 행위가 세상의 수많은 고통과 고난과 연결돼 있다면, 하나님의 전능은 이러한 고통과 비참함에서 건지시는 놀라운 능력이다.

벨커의 이러한 관점은 ‘신정론’의 문제를 질문하는 이들에게 답이 될 수 있다. 그는 “인간은 하나님의 형상으로서 하나님의 ‘통치 명령’을 받았지만, 이와 관련해 다양한 방식으로 자주 실패했다”면서 성경 속 일화들을 언급했다. 이밖에 피조계는 세상적인 정치권력, 종교, 법, 대중의 도덕과 여론 등 여전히 죄 아래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이 허락하신 영광의 낙원적인 삶에서 멀어졌다.

아울러 벨커는 하나님의 영이 ‘성령’을 통해 인간의 몸과 마음, 곧 모든 피조물에 부어졌음을 강조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과 성령의 부으심을 통해 결국 모든 사람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제사장적 봉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하셨다는 것.

벨커는 “오순절 성령의 역사는 노인 중심적이고 가부장적인 사회 속에서 남성과 여성, 노인과 젊은이 모두에게 동등하게 성령이 임한 사건이었다”며 “정의와 자비, 자유와 평화를 향한 하나님의 뜻이 모든 사람에게 구체적인 삶으로 드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히 다른 이들에게 자신의 신앙을 강요하려는 것이 아니라 ‘말과 행동’으로 하나님과 이웃 사랑을 증거하는 모습으로 드러나야 한다.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삶에 참여하는 것은 지금 이 세상에서 믿음과 사랑, 희망을 전하는 일이다. 벨커는 “사랑과 용서를 주고받는 제자도와 정의와 진리 추구, 자유와 평화의 경험과 증진, 이 모든 것들은 신성한 피조계의 일부”라고 덧붙였다.

논평을 맡은 김명용 교수(전 장신대 총장)는 “벨커는 자연의 형성과 역사의 형성에 크게 기여한 피조물의 역할을 강조하고 있다”며, “벨커에 의하면, 현존하는 자연질서와 미래의 낙원과는 차이가 있다. 그의 창조론은 현실에 바탕을 두고 자연의 미래의 완성을 향해 열려있는 창조론”이라고 분석했다.

기독교학술원 주최로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지난 20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성령과 창조’를 주제로 개최됐다.
기독교학술원 주최로 제13회 해외석학 초청강연회가 지난 20일 과천소망교회에서 ‘성령과 창조’를 주제로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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