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언서 해설] 목자에게 양은 재산이 아닌 ‘식구’, 하나님은 우리의 ‘참 목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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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서 해설] 목자에게 양은 재산이 아닌 ‘식구’, 하나님은 우리의 ‘참 목자’
  • 유선명 교수
  • 승인 2023.10.10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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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선명 교수의 예언서 해설 (102) - “목자들이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냐” (겔 34:2)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유선명 교수(백석대·구약신학)

춘추전국 혼란한 시대에 올바른 치국의 길을 물은 제나라 경공에게 공자가 준 답은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아버지는 아버지답게, 아들은 아들답게(君君, 臣臣, 父父, 子子)”였습니다. 이른바 정명론의 요약이라고 할 이 말은 사회 구성원들이 저마다의 본분에 충실할 때 조화롭고 안정된 세상이 된다는 믿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누구라도 동의할 당연한 말이지만 어지러운 시대에 다시금 돌아보게 되는 교훈입니다. 당연한 것을 애써 말해야 한다면 무언가 잘못되어 있는 것이니 말입니다. “목자들이 양 떼를 먹이는 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냐”(34:2) 당연한 말입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포로공동체는 이 당연한 사실을 반문해야 할 만큼 와해되고 있었습니다. 백성을 책임지고 섬겨야 할 지도자들이 백성의 약탈자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너희가 살진 양을 잡아 그 기름을 먹으며 그 털을 입되 양 떼는 먹이지 아니하는도다 너희가 그 연약한 자를 강하게 아니하며 병든 자를 고치지 아니하며 상한 자를 싸매 주지 아니하며 쫓기는 자를 돌아오게 하지 아니하며 잃어버린 자를 찾지 아니하고 다만 포악으로 그것들을 다스렸도다”(3~4절)

에스겔서의 목자-양 비유의 바탕에는 여호와 하나님이 이스라엘의 목자시라는 고백이 있습니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요셉을 양 떼 같이 인도하시는 이스라엘의 목자여 귀를 기울이소서 그룹 사이에 좌정하신 이여 빛을 비추소서”(시 80:1) “그는 우리의 하나님이시요 우리는 그가 기르시는 백성이며 그의 손이 돌보시는 양이라”(시 95:7) 같은 말씀들이 그것을 잘 보여줍니다. 왕과 관원들, 제사장과 선지자들은 참된 목자이신 하나님께 그의 백성을 치도록 위탁받은 ‘작은 목자’들로 살아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인들에게 ‘목자’는 현대 산업사회의 ‘목축업자’가 전달할 수 없는 온기와 애정을 담은 단어입니다. 목자에게 양은 재산이 아니고 식구였습니다. 적어도 제대로 된 목자에게는 말이지요. 포로공동체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양 떼를 자신의 양 떼로 여기고 사랑하는 참 목자의 길에서 멀리 벗어났을 때, 하나님께서는 다시금 자신이 그들의 목자임을 밝히시고 명령을 저버린 목자들을 공격하여 그들의 손에서 건져 내시겠다고 말씀하십니다. “내가 목자들을 대적하여 내 양 떼를 그들의 손에서 찾으리라”(10절) 양 떼가 흩어지면 찾아나서 일일이 데려오는 목자처럼 하나님 백성을 구해내시겠다는 약속입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그분의 양 떼이기 때문입니다. “내 양 곧 내 초장의 양 너희는 사람이요 나는 너희 하나님이라 주 여호와의 말씀이니라”(겔 34:31)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게 되어버린 시대를 향한 가슴 끓는 호소입니다.

예수님의 ‘선한 목자’ 선언은 이스라엘을 향했던 에스겔 예언을 정확히 반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선한 목자라 선한 목자는 양들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거니와 삯꾼은 목자가 아니요 양도 제 양이 아니라 이리가 오는 것을 보면 양을 버리고 달아나나니 이리가 양을 물어 가고 또 헤치느니라 달아나는 것은 그가 삯꾼인 까닭에 양을 돌보지 아니함이나 나는 선한 목자라 나는 내 양을 알고 양도 나를 아는 것이 아버지께서 나를 아시고 내가 아버지를 아는 것 같으니 나는 양을 위하여 목숨을 버리노라”(요 10:11~15) 일찍이 ‘세상 죄를 지고 가시는 하나님의 어린양’으로 세상에 소개되셨던 예수께서(요 1:29) 사실은 그들의 목자이셨습니다! 이스라엘에서 참된 목자를 찾지 못하시자 친히 참 목자가 되신 하나님. 에스겔의 예언은 이렇게 성취되었습니다. “그 때에야 너희는 내가 여호와인 줄 알리라” 백석대·구약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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