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기준선을 낮춰야 감사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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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기준선을 낮춰야 감사가 보입니다!”
  • 이의용 교수(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 승인 2023.07.26 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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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의용의 감사행전 (50)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이의용 / 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나는 운전할 때 부지런히 달리는 편이다. 그다지 급하지 않을 때에도 습관적으로. 그러다가 속도 위반 범칙금을 물곤 한다. 꽤 오래 전, 도로에서 이런 푯말을 봤다. “속도를 낮추면 사람이 보입니다” 그걸 계기로 속도를 낮추기로 했다. 그랬더니 사람도 보이고, 주변 경치도 보이면서 마음에도 여유가 생겼다.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급한 차가 먼저 가도록 양보도 하게 됐다.

높이 뛰기 경기장에는 높이를 가리키는 자(尺)와 바(bar)가 있다. 얼마 전, 우리나라 우상혁 선수가 2미터 28센티를 넘었다고 한다. 항상 즐거운 표정으로 더 높은 곳을 향하는 그를 보면 응원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목표(Bar)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 그것을 이뤘을 때 성취감을 준다. 그러나 이루기 힘든 목표는 사람을 절망하게 한다. 자신에게 적절한 목표를 정하고 그것을 이루는 과정에서 보람과 행복을 느끼는 것이 중요하다. 우상혁 선수가 지금처럼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늘 즐겁게 더 높이 날기를 바란다.  

우리에게는 4가지의 ‘나(자아)’가 있다. 현실적인 나(real self)와 이상적인 나(ideal self), 실현 가능한 나(possible self)와 의무적인 나(ought self). 이러한 자아개념의 수준은 자아 존중감, 자기 효능감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이상적인 나와 실현 가능한 나 사이에 격차가 생기면 우울증, 실패감이 생길 수 있다. 또 실현 가능한 나와 주위에서 요구하는 의무적인 나 사이에 격차가 생기면 불안감, 좌절감이 생길 수 있다. 많은 수험생들과 직장인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게 바로 이런 격차들이다.  

그러므로 둘 사이의 간격을 좁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상적인 나의 수준을 조금 낮추고, 현실적인 나의 수준을 조금 높여야 실현이 가능해진다. 또한 의무적인 나의 수준을 조금 낮추고 실현 가능한 나의 수준을 조금 높여야 의욕과 자신감, 동기와 도전의식이 생긴다. 그래야  삶이 즐거워진다.

어떤 이가 멋진 스포츠카를 몰고 고속도로를 신나게 달리고 있다. 그때 그의 머리 위로 헬리콥터 한 대가 날아간다. 그는 갑자기 헬리콥터 탄 이가 부러워졌다. 그런 그의 옆에서 낡은 자동차를 모는 이는 스포츠카 탄 이를 부러워한다. 그 옆에서 자전거를 타고 가는 이는 낡은 자동차 탄 이를 부러워하고. 바로 옆 인도에서 땀 흘리며 걷는 이는 자전거를 탄 이를 부러워하는데, 휠체어를 탄 어떤 이가 걸어가는 행인을 바라보며 부러워한다. 이들 가운데 행복한 이는 아무도 없다. 만약 스포츠카 운전자가 헬기 탄 이 대신 낡은 차 운전자를, 걷는 이가 휠체어 탄 이를 바라본다면 얘기가 달라질 것이다. “나는 저 정도는 돼야 감사할 거야”라는 기준선을 낮춰야 감사가 보이고 느껴진다.

더 큰 감사를 찾으면 불만은 작아진다
감사에도 고수, 중수, 하수가 있다. 감사 하수는 기적에만 감사한다. 감사 중수는 세상 일이 내 조건에 충족돼야 감사한다. 그러나 감사 고수는 범사에 감사한다. 감사를 전혀 발견하지 못하고 불만 속에서 사는 감맹(感盲)도 있다. 하수에서 중수로, 중수에서 고수로 올라갈수록  감사의 기준선이 더 낮아진다. 기준선이 낮을수록 감사가 더 깃든다.

“나 가진 재물 없으나 / 나 남이 가진 지식 없으나 / 나 남에게 있는 건강 있지 않으나 / 나 남이 없는 것 있으니 / 나 남이 못 본 것을 보았고 / 나 남이 듣지 못한 음성 들었고 / 나 남이 받지 못한 사랑 받았고 / 나 남이 모르는 것 깨달았네 /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가진 것 나 없지만 / 공평하신 하나님이 나 남이 없는 것 갖게 하셨네” 송명희 시인의 ‘나’는   감사의 기준선을 어디까지 낮춰야 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고마운 일이 특별히 많이 생겨서 감사 고수가 되는 것이 아니라, 감사 기준을 낮추기에 범사에 감사하게 되는 것이다. 

어느 선생이 땅바닥에 1미터 쯤 되는 선을 긋고는 “이걸 반으로 줄여봐라!”라고 했다. 고민을 하던 제자들이 빗자루로 반을 지우려 하자, 그냥 줄여보라고 했다. 제자들이 답을 찾지 못하자, 선생은 작대기로 2미터 짜리 선을 그 옆에 그었다. 2미터 선이 생기니 1미터 선은 저절로 반(半)이 되었다.

감사거리가 더 많이 보일 때, 비로소 불평불만거리는 줄어든다. 감사의 커트라인을 낮춰보자!

(사)아름다운 동행 감사학교 교장, 전 국민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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