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우선 대북전략, 북한의 변화 이끌어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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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 우선 대북전략, 북한의 변화 이끌어낼 것”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7.26 0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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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한국, 지난 21일 북한인권 증진 국제컨퍼런스
북한 억류 중인 한국 선교사 송환 위한 노력 일환
평화한국이 지난 21일 정전협정 70년과 북한 억류자 송환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평화한국이 지난 21일 정전협정 70년과 북한 억류자 송환을 위한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지금까지 북한 문제는 안보와 정치에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인권에 대한 접근이 부족했습니다. 이제는 인권 우선 전략을 추진하며 북한을 설득해야 합니다.”

미국 북한인권위위원회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이 대북 관계에 있어 인권 이슈를 소홀히 했던 기존 관행을 대신해 인권 중심의 전략적 변화가 근본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렉 스칼라튜 사무총장은 사단법인 평화한국(이사장:임석순, 대표:허문영)이 지난 21일 서울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개최한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그는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으로 발제하면서 북한 인권 변화를 위해 계층별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안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대부분 북한 주민들은 출신 성분 등 다양한 이유로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북한의 인권 증진을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면서 특별히 최근 북한 당국이 한국에서 생산되는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를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그는 “북한 주민들이 인권에 대해 알도록 해야 한다. 지상낙원이라는 북한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사실을 알려야 한다. 전체주의만 아는 주민들에게 한국의 콘텐츠를 접할 기회를 늘려주어야 한다. 한국이라는 최선의 대안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장 북한 내부의 근본적 변화를 이끌어 내기 어렵지만, 북한 상류계급, 군중계급, 적대계급에 따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그렉 사무총장의 생각이다. 

그는 “북한 내부 상류계급은 외부 정보에 대한 접근성은 높지만 그만큼 높은 수준의 검열을 받아야 한다. 해외 경험도 있지만, 스스로 김정은 체제와 운명을 같이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생각을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면서 “동유럽 엘리트 계급이 탈공산화 이후 다양한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을 대안으로 제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렉 사무총장은 “인권 우선 전략의 핵심은 양자대화 방식이 아니라 다자간 대화방식”이라면서 “올해도 반드시 북한 인권문제가 유엔에서 다뤄지게 해야 한다. 남한 정부는 이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고 인권 우선 전략을 추진해야 할 것”고 조언했다. 

지난 6월 초 유엔총회에서 우리나라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을 대표해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다. 우리나라의 비상임이사국 진출은 11년 만이다. 

통일연구원 김수암 선임연구위원(전 북한연구학회장)은 “북한은 대북 인권 문제에 대한 압박을 체제에 대한 위협으로 반응한다. 그동안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소극적이었던 우리 정부를 국제사회는 비난했다”면서 “인권 우선 전략이 건강한 방향으로 남북관계를 정착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평화’, ‘안보’, ‘인권개발’이라는 국제사회 기조와 같이 인권 전략을 정부가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중요한 것은 외부 정보에 대한 북한 주민의 접근이다. 외부 정부가 유입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세부 전략이 요구된다”면서 역시 문화적 관계에서 북한 주민들의 인식을 깨워야 한다고 동의했다. 

또 “유엔 대북결의안 채택 등 북한 인권에 대해 압박했지만 반응하지 않던 북한이 2013년 인권 책임자에 대한 제재를 가하면서 반응하기 시작했다. 장애인 권리, 아동 인권 등의 협약에 가입한 것과 같은 북한 태도를 만들어냈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한편, 이번 국제컨퍼런스는 정전협정 70년과 북한 억류자 송환을 위한 남북한 및 국제사회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특별히 현재까지도 억류 상태에 있는 김정욱, 김국기, 최춘길 선교사가 돌아올 수 있는 방향과 틀을 발견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평화한국 대표 허문영 박사는 ‘북한 억류 선교사의 현황과 과제’에 대해 주제발제 하면서 석방을 위해 필요한 국내외적 노력에 대해 강조했다. 

컨퍼런스에서는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대표도 참석해 “정전협정 70년을 맞는 해에 북한에 억류된 선교사의 석방과 송환을 위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시민단체가 노력해 달라”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도 동생의 석방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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