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신임 총무, 예장통합 추천 김종생 목사 선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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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신임 총무, 예장통합 추천 김종생 목사 선출
  • 이인창 기자
  • 승인 2023.07.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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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실행위서 결정...이홍정 목사 잔여임기 수행
"성찰하며 교회협 가치 지킬 것", 3일 임시총회서 인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이홍정 목사의 갑작스런 사임으로 공석이었던 총무 자리에 예장 통합총회가 추천한 김종생 목사를 보선했다.

교회협은 지난 20일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제3차 정기실행위원회를 개최하고 김종생 목사를 새 총무로 선출했다. 교회협은 다음달 3일 임시총회를 열어 인준 절차를 밟기로 했으며, 인준을 마치면 김 목사는 2025년 11월까지 이홍정 목사의 잔여임기를 수행하게 된다.

이홍정 목사가 사임한 후 교회협은 4월 제2차 실행위에서 인선위원회를 구성토록 했으며, 최종 후보자 접수 결과 김종생 목사가 단독 입후보했다. 인선위는 이달 14일 면접을 실시한 끝에 만장일치 의견으로 김 목사를 최종후보로 낙점하고 실행위에 최종 후보로 상정했다.

이날 실행위에서는 무기명 비밀투표가 진행됐으며, 재적 실행위원 78명 중 63명이 표결에 참여해 찬성 46표, 무효 1표, 반대 16표로 김 목사의 당선이 결정됐다.

입후보 소견에서 김종생 목사는 “100년 역사의 교회협은 민주화와 사회적 약자를 옹호하고 대변해온 한국교회 자랑”이라며 “한국교회 에큐메니칼 운동을 활성화하고 선배들의 정신과 가치를 이어가겠다. 코로나19로 위축된 교회를 응원하면서 따뜻한 협의체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표결에 앞서 김 목사를 반대하는 실행위원들은 찬반토론을 요구했다. 청중석에서는 명성교회 세습을 옹호했기 때문에 김 목사를 반대한다는 내용의 피켓을 든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인사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연대회의는 실행위에 앞서 발표한 성명에서 “후보자는 명성교회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활동한 사실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명성교회 지원 후보는 교회협 총무로서 자격이 없다”면서 “명성교회와 유착설에 대한 입장을 정확히 밝혀주기 바란다”고 요구한 바 있다.

의장 강연홍 목사와 인선위원장 이경호 주교는 “이미 실행위에서 위임을 받은 인선위원회가 후보자에게 충분히 질의를 하고 추천한 만큼 찬반 의견을 표결로 나타내면 된다. 충분히 의견을 보여주었다”고 했지만, 반대 인사들은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한 실행회원이 명성교회와 연관성에 대한 후보자 입장을 질의했고, 김종생 목사는 의혹을 일축했다.

김 목사는 “교회협의 정신과 가치를 돈으로 사려고 한다는 의혹인데 저도 반대하고 제 삶의 궤적과도 다르다. 용산 참사 유가족 돕기, 위안부 할머니 쉼터 마련, 현재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을 위해 명성의 가용 재산을 사용한 적이 있다. 돈으로 영혼을 팔 듯 하지 않았다”고 반박하면서, “깊이 성찰하면서 에큐 가치와 정체성을 가진 교회협이 훼손되지 않도록 잘 처신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의장 강연홍 목사는 “인선위에서도 신랄하게 질문했다. 요즘 사회적으로 문제되고 있는 것처럼 거짓 여론들이 난무하다. 새 총무가 일하는 모습에서 (의혹은) 해소될 것이다. 우려하는 것을 모르지 않고 충분히 검증했다고 본다”고 부연했다.

이날 실행위원회에서는 기독교대한감리회 소속 실행위원이 “갑자기 사임한 이홍정 목사와 관련해 소속 교단에서 사과해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의장 강연홍 목사도 예장 통합 이순창 총회장에게 한마디 할 것을 제안하자, 이 총회장은 “사과 이상 그 무엇이라도 하겠다. 한국교회 앞에 죄송하고 미안해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납작 엎드렸다.

이순창 총회장은 “김종생 목사는 민주화운동을 하며 3년 동안 감옥 생활을 했고 에큐 안에서 십자가 정신으로 나갈 수 있는 사람이다. 기회를 준다면 교단에서 열심히 뒷바라지하겠다. (교단이) 잘못했던 것까지 채워 후원하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러나 이날 실행위에서 기독교대한감리회 차원에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다. 책임을 다하지 못하고 중도 사퇴한 이홍정 목사와 통합총회 책임이 일차적이지만, 그 배경에 감리회 영향이 적지 않았다는 점을 간과하기 어렵다.

작년 감리회 행정총회를 비롯해 올해 봄 주요 연회에서 교회협의 동성애 이슈로 탈퇴 압박을 가했을 뿐 아니라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교회협 재정 상황 중에도 감리회는 분담금 납부를 미뤄 직원들의 급여 지급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실행위를 지켜본 한 에큐메니칼 인사는 “보수화된 감리회 움직임에 교회협 실행위원들이 참여한 것은 아니겠지만 도의적인 입장 표명은 있어야 했다. 일방적으로 통합측의 사과만 요구한 것이 과연 에큐 정신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이날 회의에는 감리회 이철 감독회장은 불참했다.

한편, 김종생 목사는 1957년생으로 대전신학대학교, 장로회신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예장 통합 사회봉사부 총무 한국교회봉사단 사무총장, 온양제일교회 담임목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는 글로벌디아코니아 상임이사, 목회자유가족협의회 이사,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이사, 이태원참사 회복지원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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