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매뉴얼] 소명 : 나는 쇠하고 주님이 흥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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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 매뉴얼] 소명 : 나는 쇠하고 주님이 흥하는가?
  • 장창영 목사
  • 승인 2023.03.09 09: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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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창영 목사/빛과소금의교회
장창영 목사/빛과소금의교회

목회자들이면 대부분 ‘목회철학’이라는 것을 갖고 있다. 나 자신도 목회철학을 말할 때, ‘성경적 목회(biblical ministry), 창조적 목회(creative ministry), 네트웍 목회(network ministry)’라고 말을 한다. 그러나 한 가지 만을 말하라고 하면 ‘나는 쇠하고 주님이 흥하는 것’(요 3:30) 이라고 말한다. 목회를 시작할 때부터 평생 잊지 말아야 할 말씀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모든 결정에 있어서 지금 이 결정이 ‘나는 쇠할 지라도 주님이 흥하는 일인가’를 기준으로 잡는다. 이 기준으로 접근하면 어떠한 복잡한 문제도 쉽게 답을 찾을 수 있다.

안타깝게도 목회 현장에서 선배 목회자들을 만날 때 이 부분이 무너져 있다는 것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 내가 쇠하고 주님이 흥해야 하는데, 내가 흥하고 주님이 쇠하는 결정을 내릴 때이다. 처음 목회를 시작할 때는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위해 고난 조차도 내 육체에 채운다는 심정으로 달려갔는데, 어느 덧 은퇴를 앞두고 보니 교회는 무너져도 나는 살아야 한다는 심정으로 바뀌는 것 같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복음의 가치를 잃어버리기도 했을 것이고, 교회를 향한 사랑이 식은 것도 있을 것이고, 노후대책이 준비되지 않았거나 교회와 성도들을 못 믿는 부분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이 쇠하는 것’으로의 결정은 아니지 않은가? 

교회 사역이 한참 중인 목회자들도 예외는 아니다. 구제와 선교의 사역 앞에서 과연 진정한 헌신은 있는 것일까? 이 사역을 펼칠 때 ‘나는 쇠할지라도 주님이 흥하시니 헌신하자’를 외칠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싶다. 나의 명예와 교회의 성장을 위해서만 사역하는 모습이 있지는 않은지 묻고 싶다. 당회원들과 제직들 앞에 ‘우리 교회는 쇠하지만 하나님이 흥하시는 일이니 헌신합시다’라고 과연 도전할 수 있는지 묻고 싶다.

필자는 지금도 담임목회와 교수 사역을 하면서, 또한 선교와 각종 기관·단체에서 말씀을 전하면서 스스로에게 정직하게 묻는다. ‘이 일을 하면, 당신은 흥하지만 주님은 쇠하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한다. 나도 흥하고 주님도 흥하는 일이면 감사함으로 하겠지만, 때론 나는 쇠할지라도 주님이 흥한다고 한다면 순종하는 편이다.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최근 어떤 결정으로 고민하고 있는가? 하나님께서는 당신에게 선한 양심을 주셨음을 믿는다. 그 선한 양심에게 물어 보라. 이렇게 결정하면, 나는 흥하고 주님도 흥하는가? 아니면 나는 흥하지만 주님은 쇠하는가? 아니면 나는 쇠하지만 주님은 흥하시는가? 생각 보다 의사결정은 쉽다. 

마침 이 글을 쓰는 오늘 주일예배 때 이렇게 광고했다. “다음 주에 특별헌금을 한 번 하겠습니다. 필리핀 공동체 시설비와 미얀마 신학교 마무리 공사와 지진으로 고통받는 튀르키예·시리아를 위해 말입니다.” 나는 이 결정이 ‘우리는 쇠하지만, 주님은 흥하는 일’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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