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믿고 돌아간 유학생, 고향 돌아가 교회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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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믿고 돌아간 유학생, 고향 돌아가 교회 세워”
  • 한현구 기자
  • 승인 2022.12.07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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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한국교회, 미래를 품다(37) 한국에 온 미래, 유학생 선교

이젠 국내에서도 글로벌 캠퍼스를 만날 수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재적학생 기준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166,892명으로 지난해 대비 1만명 넘게 늘어났다. 외국인 유학생의 수는 코로나19가 발발해 국경 통제가 삼엄했던 2020년 잠시 줄어들긴 했지만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코로나 사태 이전 정점을 찍었던 2019년에는 18만 명을 훌쩍 넘기기도 했다.

코로나 이후 국경의 담을 쉽게 넘지 못하게 되면서 이주민 사역이 선교의 트렌드로 떠올랐다. 이주민이라는 범주에 포함되는 많은 카테고리 중에서도 유학생을 대상으로 한 선교는 특히 중요하다. 유학생의 경우 본국으로 돌아가 활동할 시간이 다른 계층에 비해 훨씬 많고 현지 사회에서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올라설 가능성도 높기 때문. 이 땅을 찾은 유학생들을 적극 섬기고 복음을 전해야 할 이유다.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현지에 있을 때보다 복음에 대해 마음을 열기 쉽다. 사진은 서울영동교회와 ISF가 함께 개최한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성탄 파티’ 현장.
한국에 온 유학생들은 현지에 있을 때보다 복음에 대해 마음을 열기 쉽다. 사진은 서울영동교회와 ISF가 함께 개최한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성탄 파티’ 현장.

 

먼저 마음을 열고

국내에서 유학생이 가장 많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집계된 경희대의 유학생 수는 5천 명을 훌쩍 넘는다. 지방 소규모 대학교의 경우 수는 많지 않지만 유학생 비중이 다수를 차지하는 학교들도 있다. 경기도 양주시 소재 모 대학교의 경우 전체 학생의 80%가 유학생으로 집계될 정도다.

이처럼 벌써 수많은 유학생이 강의실을 채우고 있지만 이들에 주목한 교회와 선교단체는 아직 많지 않다. 강호세아 선교사(UPMA)전국에 이주민을 대상으로 사역하는 선교단체나 교회는 1천여개로 파악된다. 하지만 그 중 유학생을 주 사역대상으로 삼고 사역하는 곳은 30여개소에 지나지 않았다면서 현재 유학생의 수는 16만명에 달하고 이 숫자는 한류 열풍과 코로나 종식으로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이들을 위해 사역하는 곳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그 와중에도 유학생 사역이라는 비전에 일찍 눈을 뜬 선구자들은 유학생을 통해 복음을 역수출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국제학생회라는 이름을 내건 ISF(본부장:지문선 목사, International Student Fellowship)는 흔치 않은 유학생 전문 선교단체다. 1997년 시작됐을 당시는 선교적 목적보단 하나님의 사랑으로 나그네를 돕는다는 취지가 강했다. 지금은 전국 12개 지부 37개 캠퍼스에서 유학생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다.

ISF는 네팔, 중국,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5개국에서 국가별 유학생 모임을 운영한다. 직접 만나기 힘들었던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각 캠퍼스별로 총 29개의 한국어교실을 비대면으로 개설해 지난해 1학기에만 451명의 유학생에게 한국어를 가르쳤다. 기본적으로 유학생들이 국내에 체류하는 동안의 국내 사역이 주가 되고, 자국으로 귀환한 이후에도 후속 사역을 펼친다.

ISF의 사역은 좋은 관계전도, 양육이 분명하게 구분되어 이뤄진다. 이슬람 국가 등 기독교에 거부감을 가진 나라에서 온 어떤 유학생이라도 쉽게 다가올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ISF 본부장 지문선 목사는 우리는 분명히 유학생 선교단체지만 공식적으로는 외교부 산하 민간기관, 혹은 NGO 단체로서 역할하고 있다. 단체 이름에서도 선교나 기독교를 떠올리게 하는 단어는 없다면서 먼저 유학생들과 좋은 관계를 맺고 대가없이 돕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좋은 친구가 되어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복음제시와 지역교회로 인도, 신앙양육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영동교회(담임:정현구 목사)는 선교단체와 지역교회가 힘을 모아 유학생들을 섬기고 복음을 소개하는 좋은 사례다. 서울영동교회는 ISF와 함께 성탄절마다 유학생들을 초청해 외국인 유학생과 함께하는 성탄 파티를 연다. 파티에선 유학생들과 교회 청년들이 함께 캐럴을 부르고 쿠키를 만들면서 즐거운 성탄 분위기를 함께 한다. 친구들이 많지 않아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보내야 했던 유학생들에겐 이것만으로도 큰 선물이다. 이후엔 가장 큰 선물인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조심스레 소개한다.

지문선 목사는 가족도 없고 친구도 많지 않은 이국땅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를 보낼 때 유독 외로움을 많이 탄다. 특히 ISF에 함께 하는 유학생들은 이공계 석박사 과정이 많아 실험실에서 거의 나오지 않는다. 한국 사람들과 교류하거나 문화를 체험해볼 기회가 적다면서 이런 이들에게 교회가 손을 내밀고 격려해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선교지 사역보다 효과적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박성민 목사, CCC)는 기존의 캠퍼스 사역 경험을 살려 유학생들을 섬기고 있는 사례다. BI(Bridge International)이라 이름 붙여진 유학생 사역은 미국CCC에서 먼저 시작돼 한국에서도 적용됐다. 현재 전국 9개 도시와 31개 캠퍼스에서 40여 개국 250여 명의 학생들을 섬기고 있다.

BI 사역의 독특한 점은 선교지에서 철수한 현장 선교사들의 언어와 문화적 경험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차숙 간사(BI 책임)“BI 사역의 초기 개척자들이 주로 중국 선교사 출신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레 접촉점이 있는 중국 유학생들이 대상이 됐다. 현재 대상 학생 중 중국 유학생이 60~70% 정도를 차지한다면서 최근에는 베트남 유학생의 수가 증가해 이들에 대한 접촉을 늘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CCC 특유의 사역인 사랑방을 유학생들에게도 열어놓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대부분의 기숙사나 학사관이 유학생끼리 생활하도록 분리되어있는 반면 CCC의 사랑방은 유학생과 한국 학생들이 함께 생활하도록 구성했다. 이를 통해 짧은 기간 한국에 머무는 유학생들이 더 수월하게 복음을 받아들이고 심지어 전도까지 하는 사례도 관찰되고 있다.

CCC 교수선교회는 캠퍼스 다문화(외국인 유학생) 선교 전략을 주제로 선교 전략 컨퍼런스를 열고 유학생 선교 방법을 깊이 있게 논의하기도 했다. 교수선교회 김철성 회장은 “‘가거나 보내야만’(Go or Send) 선교로 여겼던 개념은 이제 옛말이 됐다. 다문화 시대에 우리 곁에 다가온 유학생 선교는 한국교회의 필수사역이며 세게를 바꾸는 미래지향적인 선교 전략이라면서 유학생 선교기관의 네트워크를 통한 협력 또한 절실하고 중요해졌다고 연대를 요청했다.

글로벌비전교회를 개척하고 서울대를 중심으로 유학생 사역을 펼치고 있는 문성주 목사는 유학생에게 복음을 전하는 것이 선교지에서 선교사가 복음을 전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유학생들은 아무래도 외로움을 많이 느끼고 한국에서 필요로 하는 것들도 많다. 현지에서 자국 문화에 속해있을 때보다 복음에 마음을 열 가능성이 훨씬 더 크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복음을 받아들인 유학생은 본국에 돌아가서도 귀중한 선교 자원이 된다. 문 목사는 이곳에서 예수를 영접한 학생들은 귀국하면 자연스레 교회를 개척한다. 그리고 그들의 가족, 이웃, 친구들에게 복음을 전한다. 각 분야 리더가 되어 교육 선교를 펼치기도, 의료 선교를 펼치기도 한다. 정치, 법률, 종교 등 다양한 영역에서 크리스천 지도자가 세워지는 것이라면서 유학생 사역을 위한 토대는 이미 많이 쌓여 있다. 이제 움직이기만 하면 된다. 더 많은 교회가 유학생을 통한 하나님 나라 확장에 동참했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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