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고 코로나19가 잠식한 패배감에 젖어있을 수는 없다. 한국교회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하고 다시 세계 선교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한국대학생선교회(대표:박성민 목사·CCC)가 지난 4~5일 ‘OVERCOME’(요 16:33)이라는 주제로 2022 CCC 온라인 선교캠프를 개최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면 비대면 방식으로 진행된 선교캠프는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과 메타버스 가상공간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중계됐다. 선교적 비전을 꿈꾸는 청년 대학생과 한국교회 성도 등 연인원 500여 명이 참여했으며 해외 16개국에서 40여 명의 선교사가 함께해 삶을 나눴다.
온라인에서 선교로 하나되다
첫째 날은 ‘Mission of God’이라는 주제로 포문을 열었다. 직역하면 하나님의 선교. 즉 우리들의 눈으로는 마치 선교의 문이 막힌 듯 보이는 현실이지만, 선교는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시는 일이고 그분의 계획 속에 그분이 이루신다는 뜻을 담았다.
환영사와 메시지를 전한 박성민 목사(한국CCC 대표)는 “울며 씨를 뿌리는 자가 기쁨으로 곡식단을 가지고 돌아올 것이라는 확신, 이것이 믿음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실에 사로잡힌 모습을 탈피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의 꿈에 맞춰 행하기 시작하는 도전이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선택특강에서는 국내 2개 지구, 해외 13개국에서 17명의 강사가 개성 있는 주제로 참가자들을 만났다. ‘27살, 늦은 나이에 자비량을 결심하다’, ‘선교, 여행, 비전을 다 잡는 선교여행이 있다고?’ 등 다채로운 선교 사례와 프로그램들이 소개됐다.
메타버스 플랫폼인 게더타운에서는 네팔, 대만, 동아시아, 일본, 파나마, 필리핀 등 선교지를 위한 공간이 별도로 마련됐다. 각 국가별 공간에서는 해당 선교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선교사들이 참가자들과 만나 궁금증을 풀어주고 선교 현장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게더타운은 선교 현장을 소개하는 목적 이외에도 선교캠프호를 중심으로 부암동 CCC 본부, 캠퍼스 성, 원주민 섬 등 다양한 공간을 구현해 참가자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끌었다. 서로 다른 삶의 현장에서 선교캠프를 찾은 참가자들이 교제하며 선교에 대한 비전과 삶을 나눌 수 있었다.
지난 선교캠프의 열매도 확인할 수 있었다. CCC 선교캠프 1회에 참가한 이후 일본 선교사로 현지에서 사역하고 있는 유수련 선교사는 “선교에 대한 마음이 전혀 없었는데 선교캠프를 통해 선교를 알게 됐다”면서 “하나님을 사랑하면 그 땅을 사랑하게 해주신다.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을 알아가는 선교캠프가 되길 축복한다”고 도전의 메시지를 전했다.
저녁집회 메시지를 맡은 김학유 총장(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은 “성경은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으라고 말하고 있다. 이는 어느 한 사람만을 위한 명령이 아니고 권고도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부르심”이라면서 모든 성도들에게 선교의 사명이 주어져 있음을 강조했다.
코로나로 인해 해외 출국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태국, 미국, 러시아, 동아시아 등에서 학생 선교사의 삶을 살고 있는 스틴터(1~2년 단위 CCC 학생 단기선교사)들의 영상 간증도 이어졌다. 스틴터들은 “하나님만을 의지하며 공동체 안에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라면서 “선교는 내가 아닌 하나님이 하시는 일이라는 것을 깨닫게 하신다. 함께 모여 찬양하면서 지상명령 성취가 가까이 있음을 느낀다”고 스틴터의 삶을 나눴다.
TED 형식으로 진행된 미션톡에서는 이은비, 박종술 선교사가 메시지를 전했다. 아프리카 차드 선교를 위해 프랑스에서 준비과정을 차근히 밟고 있는 이은비 선교사는 “한국 선교사 2만2천여 명 중 불어권 선교사는 300여 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가장 어려운 곳이 가장 주님의 일꾼이 필요한 곳이다. 마지막 때에 차드 땅에 복음을 전하라는 사랑의 음성을 들려주시기를 축복한다”고 도전했다.
바로, 지금, 이곳에서
‘Mission in the World’라는 주제로 준비된 둘째 날은 선택특강으로 시작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네 옆에 외국인, 외국인 옆에 너’, 북한의 대학과 대학생 이해’, ‘씨왓디 타이!’ 등 다양한 선교 영역과 온라인 시대 선교의 구체적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
이어 CCC의 캠퍼스 개척 프로젝트인 A6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필리핀 제롬 학생이 간증으로 은혜를 전했다. 제롬 학생은 “A6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제자 낳는 삶에 대한 꿈을 품게 됐다. 하나님은 당신도 그 삶으로 부르신다. 어떤 부르심에 응답할 것인지 당신에게 달려있다”며 선교적 삶을 도전했다.
미션톡에서는 민희락 과장(브로드카)이 선교적 삶을 꿈꾸는 직장인의 일상에 대해 나눴다. 그는 “중고차 딜러라는 직업이 존경을 받는 직업은 아니다. 하지만 오바댜처럼 왕 같은 제사장으로 살기로 결심했다”면서 “신뢰가 없는 중고차 시장에서 하나님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고 보내는 선교사의 삶을 누리고 있다”고 전했다.
스틴터 생활 후 직장에 입사한 과정을 소개한 강정은 팀장(아시안미션)은 “당시 선교사님들의 요청을 응대하는 소극적인 업무 방식을 버리고 후원이 필요한 선교사와 선교 단체를 직접 찾는 방식으로 업무를 바꿨다. 지금 아시아미션은 40억 재정을 필요한 곳에 흘려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둘째 날 메시지를 전한 박성준 선교사(파키스탄)는 ‘Overcome! I will rise again’이라는 주제로 “희석된 선교의 의미가 회복되어야 한다. 하나님이 허락하신 헌신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니 그리스도인으로서 파키스탄에 사는 것이 당연한 것이 됐다. 전도는 우리 하나님이 계신 곳에 나도 같이 가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후 태국, 인도, 말레이시아, 남아시아,잠비아, 이집트 등 세계 각지에서 복음을 전할 일꾼을 찾는 영상이 상영됐다. 현지 사역자들은 “복음을 받아들일 많은 사람이 있다. 와서 수천 명의 학생에게 복음을 전하고 그리스도의 제자로 만들어 달라. 도움이 필요하다”며 세계 복음화에 동참할 것을 간절히 요청했다.
선교 헌신의 밤에서 김장생 선교사(CCC 해외선교 팀장)는 “CCC에서는 온라인 선교캠프, 커넥션스쿨, 기도모임, 히위고, 씨선TV 등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팬데믹으로 선교가 위축된 때 우리가 두려워할 것은 하나님의 마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우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해야 한다”고 도전했다.
이에 참가자들은 “바로 지금이 선교할 때입니다”라는 구호를 함께 외치며 하나님이 주신 마음을 붙잡고 선교의 결단을 내리는 시간을 가졌다. 이후 지역별 소그룹 모임을 끝으로 선교캠프의 모든 순서가 마무리됐다.
캠프에 참가한 전준민 학생은 “동아시아 단기선교를 준비하며 선교캠프에 참여했다. 선택특강을 들으면서 ‘걱정이 가득한 나에게 필요한 이야기를 하시려고 부르셨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나님의 일하심을 깨닫고 도전을 얻는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나눴다.
김장생 선교사는 “이번 온라인 선교캠프는 코로나로 변화된 세계 선교의 흐름 속에서도 각자 삶의 현장에서 시도할 수 있는 선교 방식을 제시한 자리”였다면서 “앞으로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다양하게 선교 열정을 쏟아내려는 노력이 활발해지리라 믿는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