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받을 땐 고3 수학문제를 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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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 받을 땐 고3 수학문제를 푼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1.07.20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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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처음으로 부교역자를 하던 교회는 도봉동에 있는 백운대교회였습니다.
담임이었던 김선기 목사님은 서울대 수학과를 나와 해군사관학교 수학과 강사도 역임하고 7개 국어를 하던 유능한 분이셨습니다. 페트라 헬라어, 히브리어 교재를 만드셔서 신학생들과 원어 공부를 하는 목사님들을 돕기도 하셨습니다.
하루는 지나가는 말로 제게 “나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 고3 수학 문제를 풀면 스트레스가 풀려요” 해서 깜짝 놀란 적도 있습니다.
 
어느 월요일 새벽 전화를 하셨습니다.
“이 전도사님 내가 오늘 지방에 강의를 가야 하는데, 지금까지 공부를 해서 조금 자야 하니까 전도사님이 새벽기도 인도 좀 해줘요” 하고 목사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주일 오후 예배까지 인도하고, 다음 날 강의를 위해 밤을 새워 공부를 하는 목회자! 지금 시대에 그런 목사님이 어디 있겠습니까?

사실 저는 지금까지도 대한민국에서 설교를 제일 잘하는 목사님은 ‘김선기 목사님!’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매번 첫째로 둘째로 하는 설교만 듣던 제게, 성경 자체를 눈앞에서 열어주신 분이 김선기 목사님이셨기 때문입니다.
앞 뒤 구절이 어떻게 연결되고, 이 내용은 성경적으로 어떻게 해석되어야 하고, 성경 전체에서 갖는 본문의 내용까지 깊이 있게 볼 수 있도록 도와주신 분이 목사님이셨습니다.

사실 김선기 목사님이 저를 앉혀 놓고 강의를 하신 적은 없지만, 그 목사님의 설교가 제 눈 앞에서 본문으로 열려지는 경험들을 하며 ‘아~!!’ 하고 감탄을 한 적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지금의 아내가 중고등부 교사로 봉사하고, 제가 중고등부 담당 교역자였을 때 그 교회 중고등부가 가장 크게 부흥하던 시기였을 겁니다. 많이 모일 때 20여 명 모이던 학생부가, 매주 200여 명 가까이 모이는 부서가 됐으니까요.

강의로 이름을 떨치던 김선기 목사님에게 중고등부가 부흥되는 모습은 나름대로의 자랑이셨던 모양입니다. 밖에 나가니 우리 교회 중고등부가 부흥하고, 교회가 부흥된다는 소리를 듣고 제게 “고맙소~~! 부흥한다는 소릴 정말 오랜만에 들어 봤어요” 하시기도 했구요.
지난 목요일 오전, 그 교회 안병태 장로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습니다.

“목사님~~ 김선기 목사님이 11일 미국에서 소천하셨습니다.”
백운대교회에 있으면서 굉장한 언어학자라는 마음이 들었던 목사님. 목회지가 없으면 목사가 아니라고 하시며 그래도 교회의 목회자로 남고 싶어 하셨던 목사님, 그 김선기 목사님께 배운 목회자들이 한국과 세계에서 나름 복음을 전하는 목회자로 남아 있습니다.

누구나 주님이 허락하신 달란트로 주님과 사람을 섬기다 주님을 만나야 하는 인생임을 김선기 목사님의 소천 소식과 함께 다시 한번 생각하는 시간이 되는 지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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