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끝인가 했다~~
상태바
이게 끝인가 했다~~
  • 이찬용 목사
  • 승인 2020.04.14 0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기도 화성에서 교회에 나오는 민광기 집사님 최인순 권사님이 계십니다.

부천 사시다가 화성으로 이사하셨음에도, 이 가정은 몇 년째 계속 나오고 계십니다. 평택에서 나오는 성도가 자기가 우리 교회에서 제일 멀다고 말하기 전까지는 우리 교회에서 제일 멀리서 나오는 가정이기도 하구요.

민영은 청년은 유치부 교사로, 최인순 권사님은 영아부 교사로 섬기며, 그 먼 거리에서 금요기도모임도 주일예배도 거의 빠지는 법이 없는 가정이기도 합니다.

그 가정, 가장 되시는 민광기 집사님은 간암으로 힘든 투병 가운데 있었음에도 늘 교회와 함께 하려고, 아픈 몸을 이끌고 예배에 참석하기도 했는데요. 병이 갑자기 악화돼서 아산병원에 입원했을 때 심방 갔던 적이 있습니다. 

만삭 임산부보다 더 볼록한 배, 십년은 갑자기 더 늙어진 모습, “목사님 와주셔서 고맙습니다”라는 말 한마디 한마디를 얼마나 힘들게 말씀 하시는지요~

여러 환자들, 임종 가까운 분들을 많이 보아온 제 마음 속 한쪽엔 ‘이제 얼굴 뵐 날이 얼마 남지 않았구나~’ 하는 마음이 들어 더 심란하기도 했습니다.

2015년에 간암 판정을 받은 후 색전술(몸에 관을 삽입해, 간에다 직접 약을 주입하는 치료)을 13번 이상을 하기도, 복수가 가득 차 응급으로 병원에 실려 가서 폐와 배에 관을 꽂고 밤새 물을 뽑아내기도 여러 번 하면서도 더 놀라운 건, 그 와중에 아내와 딸이 간을 이식할 수 있는지 병원에서 상담과 검사를 진행하고 있었다는 겁니다.

긴병에 효자 없다는 말처럼, 가족 중 누군가가 늘 병을 앓고 있으면 자녀들이나 가족이 한결  같이 잘하기가 쉽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가족은 조금 특별했습니다.

아산병원에 입원했다 퇴원했다를 반복하던 기간에 제가 심방을 갔었구요.

그 사이에 갑자기 뇌사자가 생겨 민광기 집사님이 ‘간이식’을 받게 됐다고 연락을 받았습니다. 간이식 수술은 갑자기 뇌사자가 생겨도 여러 가지 검사를 해야 하고, 절차가 복잡하기 때문에 수술 날짜 잡기가 어려운데, 우리 민광기 집사님이 병원에 입원한 그 시점, 여러 가지 검사를 다 한 그 시점에 모든 게 일치된 뇌사자가 장기 기증을 해 주셔서 갑작스럽게 수술을 했습니다. 보통 수술 후 4~5일 만에 깨어나는 게 보통이라는데요, 민광기 집사님은 수술 후 12시간 만에 깨어 나 수술을 집도한 이승규 박사님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입니다”라고 말씀하시기도 했구요.

이제 수술 3개월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토요일 아주 건강한 모습으로 교회 제 사무실을 찾아 감사하다고 하시며 오셨습니다. 

진짜 아산병원에서 간이식 받기 전 민광기 집사님을 마지막으로 뵈었을 때는 도저히 다시 이런 모습으로 뵐 수 있을지 상상도 못하고 “이제 이게 끝인가~ 마지막으로 뵙는건가~” 하는 마음이 들었었거든요,  퇴원 후 전화통화로 울먹이며 “그냥 눈물만 납니다 목사님~~ 잘하겠습니다~~” 하셨던 집사님은 담담히 “덤으로 사는 인생”이라며 주님이 허락하시는 날까지 충성스런 모습으로 섬기겠다는 말씀 끝에 또 “이상하게 울보가 됐습니다~~ 또 눈물이 나네요~” 하셔서 주변 사람들을 울컥하게 하셨습니다. 

삶은 주님의 은혜입니다. 주님이 끝이라고 말씀하시기 전까지 절대 끝은 아니더라구요.
/부천 성만교회 담임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