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음전파 힘든 곳일수록 탁월한 ‘실력과 영성’ 갖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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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전파 힘든 곳일수록 탁월한 ‘실력과 영성’ 갖춰야”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10.08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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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벽 높은 이슬람 국가, 의료선교가 대안될까

세계 곳곳엔 선교사라는 신분으로는 입국조차 힘든 나라들이 있다. 그 중에서도 이슬람 국가는 선교의 문이 가장 좁은 곳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선교사라면 인상을 찌푸리는 그곳일지라도 생명을 살리는 의사는 절실하다. 이슬람 국가 P국에서 사역하는 박창훈 선교사(가명)는 지난 4일 의료선교대회 라운드테이블 강의에서 무슬림들의 마음을 열 대안으로 의료선교를 제시했다. 물론 무턱대고 의사 명함만 갖고 간다고 될 일은 아니다. 이슬람 국가에서 의료선교사로 사역하겠다면 현지 사람들 모두가 인정할만한 실력과 영성을 갖추는 것은 필수다.

무서운 무슬림? 만나봐야 안다

박창훈 선교사는 무슬림 선교에 있어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으로 관계형성을 꼽았다. 그들 안으로 들어가 먼저 신뢰를 얻지 않으면 복음 전파의 문도 열리지 않는다는 것. 한국에서 접하는 무슬림의 인상은 극단적으로 비춰지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막상 그들 안으로 들어가 보면 우리와 다를 것 없는 사람들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박 선교사는 만나지 않으면 무슬림들을 알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의 벽을 뚫고 그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생각보다 복음에 대해 열려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존의 의료선교는 한국인들, 혹은 서구권에서 건립한 기독교병원을 통해 사람들을 만나고 복음을 전하려는 시도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 선교사는 기존의 방식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고 단언한다. 현지인들의 사회 안에 깊이 파고들어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현지 무슬림 병원에서 일하며 사역하는 것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입국이 끝이 아니다실력은 기본

분명 의사라는 직책은 이슬람 국가의 문을 여는데 도움이 된다. 입국하는 것 자체가 목적이었다면 의사라는 이름만 갖고 있어도 충분하다. 하지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라면 얘기가 다르다. 박창훈 선교사는 현지인들에게 효과적으로 접근해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영향력 있는 위치, 즉 실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 선교사는 지금도 현지에서는 한국인 의사나 간호사를 계속 요청하고 있다. 이유는 단 하나다.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기 때문이라면서 실력이 떨어지면 현지에서도 무시한다. 그런 위치라면 안 그래도 복음 전파가 힘든 이슬람 국가에서 선교의 문을 열기가 쉽지 않다. 의료선교를 꿈꾸는 이들이라면 내 전공의 실력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냉정하게 점검하며 갈고 닦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단기의료선교 역시 실력만 뒷받침된다면 충분히 영향력 있는 사역을 펼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선교를 꿈꾸는 학생들을 향한 실질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현재 꿈꾸고 있는 선교지가 있다면 그 나라의 의료수준은 어떤지, 또 그 나라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의료분야는 어디인지 파악해야 한다는 것.

그는 우리나라에서는 산부인과가 비인기 분야다. 하지만 출산율이 높은 개발도상국에서는 산부인과보다 시급한 분야가 없다. 그래서 어떤 자매는 선교를 위해 현지에서 가장 필요로 하는 산부인과를 전공으로 선택했다면서 선교지의 필요를 사전에 파악하고 미리 준비한다면 보다 효과적인 사역을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료선교사가 키워야 할 실력은 의술만 있는 것이 아니다. 관계를 쌓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언어실력도 필수다.

박 선교사는 언어에는 그 나라의 문화와 정서가 들어있기 때문에 현지인들을 깊이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어공부가 필수라면서 의료선교사들은 의료사역이 전부라 생각하고 언어를 늦게 배우는 경향이 있다. 심지어 선교지에 간지 20년이 지나도 현지어를 못하는 선교사도 봤다. 그래서는 안 된다. 선교사라면 언제, 어디서, 누구를 만나든지 복음을 전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들은 우리를 지켜보고 있다

실력 있는 의사로 환영받았다고 해도 일상에서의 삶이 크리스천답지 않다면 어떻게 될까. 박창훈 선교사는 의료선교사를 꿈꾸는 이들에게 실력과 신앙의 두 날개를 강조한다. 그는 그들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삶과 생각과 행동 하나하나가 노출된다면서 부담스럽고 기분 나쁘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크리스천이 어떤 삶을 살아가는지 보여주는 기회라고 말했다.

박 선교사가 P국에서 사역하며 겪었던 일화다. 한 번은 비자를 연장하려는데 담당 공무원이 노골적으로 뇌물을 요구하며 연장을 해주지 않았다. 다음번에 다시 찾아갔지만 반응은 같았다.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찾아갔는데 그날따라 비자 담당자가 자리에서 보이지 않았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그를 보고 옆자리의 공무원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오랜 걱정거리였던 비자 연장 문제는 그 자리에서 즉각 해결됐다.

그는 현지 문화가 원래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뇌물을 주며 쉽게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선교사의 삶의 가치가 땅에 떨어지고 만다면서 어떤 현지인은 선교사를 처음 봤을 때 주민들을 돕는 모습을 보고 천사인줄 알았단다. 하지만 1년이 지나자 그 환상은 바로 깨졌다고 한다. 선교사가 천사 같은 모습을 유지하라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우리의 삶이 크리스천으로서 그들에게 본이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박 선교사는 마지막으로 현지인들을 제자로 삼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는 의료선교라는 특성상 자칫 자선사업이나 공공복지 사업처럼 비춰질 수 있다. 하지만 복음이 우선이고 공공의 이익이 그다음이라면서 의료선교사는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할 수밖에 없는 사명을 안고 있다. 현지에서의 삶이 때론 벅차더라도 제자화의 사명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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