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도 우리와 똑같은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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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도 우리와 똑같은 존재
  • 한현구 기자
  • 승인 2019.07.17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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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봅시다 - 우리 안의 인종차별

하등하거나 불쌍한 존재라는 우월의식 버려야

두 살 배기 아들이 보는 앞에서 남편이 베트남 출신 아내를 폭행하는 영상은 전 국민에게 큰 충격을 줬다. 아내를 폭행한 이유는 더 충격이었다. ‘만들지 말라고 했는데 음식을 만든다’는 것이 무자비한 폭력의 이유였다.

사실 아시아인종인 우리나라 국민 역시 대부분 인종차별의 피해자였다. 백인들이 주류사회를 형성한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는 여행이나 유학으로 현지를 방문했던 한국인이 인종차별을 당했다는 가슴 아픈 이야기가 심심찮게 들려오곤 했다.

그런데 언제부터일까. 늘 피해자로 남아 있을 줄 알았던 인종차별의 칼자루를 어느샌가 우리가 쥐게 됐다.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국가의 위상이 한껏 높아지자 우리보다 못사는 개발도상국 국가, 그 중에서도 주로 동남아국가를 향해 은근한 무시의 시선을 보내기 시작했다.

이번에 국민들의 공분을 산 폭행 영상은 약소국가를 향한 인종차별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7년 조사에 의하면 가정폭력을 경험한 결혼이주여성의 비율은 무려 42%나 됐다.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에 따르면 2007년 이후 남편의 폭력으로 숨진 이주여성이 언론에 보도된 것만 21명에 이른다. 더 나은 삶의 꿈을 안고 우리나라에 온 약소국 여성들이 멸시와 차별, 그리고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얘기다.

문제는 예수님을 믿는다는 기독교인들조차 인종차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최근 교회에서 동남아 지역으로 단기선교를 다녀왔던 한 지인은 “함께 선교하러 갔던 몇몇 사람들이 일정 내내 현지인들에게 반말로 하대하며 심지어는 막말도 서슴지 않는 것을 보고 일정 내내 마음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지난해 국가적인 이슈가 됐던 예멘 난민들의 유입 역시 인종차별 문제의 연장선에 있다. 중동에서 온 무슬림이라는 이유만으로 이들에게는 선을 넘는 비난의 화살이 쏟아졌다. 안타깝게도 난민을 향한 비난 중에는 일부 교계의 목소리도 섞여 있었다.

이주민 사역에 헌신하는 함께하는다문화네트워크 대표 신상록 목사는 외국인들을 우리와 동등한 존재로 존중하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다문화주의가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크리스천이라면 ‘나보다 남을 낫게 여기고 모든 이들에게 주께 하듯 하라’는 말씀을 약소국에서 온 외국인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 목사는 “외국인들을 차별하고 무시하는 이들은 말할 것도 없지만 외국인들을 돕는다는 단체들조차 그들을 낮잡아보면서 마치 우리가 도와야만 할 불쌍한 존재라고 생각하는 우월주의가 있다”며 “외국인들을 특별시하거나 지나치게 불쌍한 존재로 보기보다는 우리와 하나도 다를 바 없는 동등한 존재로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의 필요가 있다면 마땅히 교회가 해야 할 바를 실천해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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