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타인을 위해 존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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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타인을 위해 존재하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8.07.12 14: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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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미션네트워크-목회사회학연구소 ‘사회적 목회 콘퍼런스’

사회적 목회는 ‘타인을 위한 교회’로 존재하는 것
 

목회는 다양한 패러다임을 갖는다. 성장이 과거의 패러다임이었다면, 이젠 성숙의 시대. 사회적 섬김, 사회적 목회를 통한 성숙의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을 고민하는 목회자들에게 조성돈 교수(목회사회학연구소장)는 ‘타인을 위한 교회’를 말하고 사회적 목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동호 목사는 교회의 존재 목적은 교회를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에 있다고 했다.

‘교회가 세상을 섬길 때’를 주제로 지난 9일과 10일 이틀 동안 서울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사회적 목회 콘퍼런스’에서 조 교수는, “교회는 타인을 위해 존재할 때만이 교회”라고 말한 본 회퍼의 말을 인용했다. 그리고 교회의 존재 목적을 교회가 아니라 우리를 하나님 나라의 백성 공동체로 부르신 하나님의 뜻 가운데 두어야 한다면서, 내적 공동체성만을 추구하던 교회가 사회적 공동체성에 이바지하고, 지역사회와 더불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사회적 목회로의 패러다임 전환은 특히 강조한 부분. “현 시대의 부름”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교회에 속한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교회로 끌어들이느냐를 생각하지만, 하나님 나라의 사람은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세상으로 내보내느냐를 생각한다”고 말한 조 교수는, 의식의 변화를 촉구하고, 공동체를 세울 수 있는 일을 찾는 적극적인 행동을 주문했다. 교회만이 아니라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를 목회의 자리로 보고 좀 더 나아가 지역을 공동체로 만드는 일에 헌신하는 것, 지역공동체를 세우는 데 교회와 목회자가 헌신할 것 등이다. 한국 교회가 사회적 목회로의 변화를 꿈꾸고 이루자는 것이다.

▲ 사회적 목회 콘퍼런스에서는 사회적 목회가 현 시대의 부름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리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세상으로 내보낼 것인가를 함께 고민했다.

# 사회적 섬김은 또 다른 복음

김동호 목사(사단법인 PPL 대표)는 ‘사회를 위한 교회’, 그리고 폐쇄적인 교회 구조의 전환을 이야기했다. 대안은 ‘사회적 기업’. 사회적 기업을 통해 교회가 세상과 만나고 사람들을 섬길 것을 제안했다. 마태복음의 포도원 주인의 비유를 든 김 목사는, 돈을 벌기 위해서보다 사람들을 고용하고 월급을 주기 위해 기업을 운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뜻숭의교회가 사회적 섬김, 사회적 기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교회 건축에 매달리지 않았기 때문. 김 목사는 높은뜻숭의교회 시무 시절, 가시적 교회 건축 대신 눈에 보이지 않는 교회 건축을 기치로 내걸고 교인들의 마음을 모았다. 이렇게 작정된 액수는 2백억 원 정도. 이를 기반으로 ‘이웃사랑회’를 만들고, 은퇴 후 세운 PPL재단과 함께 탈북자와 사회적 취약계층민들을 위한 공장과 일터들을 세워 사회적 섬김을 이어나간다.

첫 사회적 기업은 새터민들을 위한 박스공장. 그리고 노숙자 자활을 위한 마이크로크레딧을 시작했고, 김밥천국, 이동식 세차, 탈북 청년들을 위한 가죽가방 공장과 커피숍, 이야기가 있는 라멘가게까지 사회를 섬기기 위한 노력들을 이어나가고 있다. 탈북자 100명을 사장으로 만들기 위한 ‘백사장프로젝트’도 애정을 쏟는 기획 중 하나다.

김 목사는 공장에서는 선교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그러나 사회적 기업을 운영하는 것만으로도 복음 제시가 된다고 했다. 종업원들을 전도하고, 성경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교회가 이들과 사회를 섬기는 것, 사회적 기업만으로도 복음이라면서,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건설하는 것이며, 전도요 선교”라고 강조했다. 그리고 “교회가 사회에 눈을 돌려야 한다. 오후 다섯 시에 장터에 서 있는 사람을 포도원 주인의 심정으로 교회가 도와야 한다. 그러면 하늘나라의 문, 전도의 문이 열린다”고 말했다. 단, 교회가 사회적 기업을 운영할 경우 재단 설립을 통해 교회와 재단을 완전히 독립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교회의 존재 목적은 ‘세상’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는 한국 교회가 지역에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좁은 교회의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공동체를 이루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리고 “지역에 관심을 갖고 지역에 대한 공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데, 이것이 이 땅에 교회가 존재하는 이유”라면서, 지역에 있지만 지역의 일원이 되지 못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의 의식 변화를 촉구했다.

교회 밖의 사람들이 교회가 사회에 봉사하는 모습, 교회가 사회와 함께하는 모습을 보고 교회가 교회다운지를 평가한다고도 했다. 44.8%의 사람들이 개신교를 신뢰하는 이유를 ‘교회가 사회봉사를 잘하기 때문’이라고 응답한 한목협의 설문 결과를 제시하며, 사회봉사를 통한 지역공동체운동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하지만 개선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지적, 한국 교회가 사회봉사활동을 많이 하는데도 그 진정성이 전달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대부분의 사회봉사가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이루어졌기 때문. 정 교수는 “사회봉사는 진정한 이웃 사랑의 실천이며 인격과 인격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변화를 추구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교회는 복음 전도의 수단으로 활용했다”고 지적하고, “단순히 우리가 가진 것을 베푼다는 의식보다는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서의 교회가 지역을 공동체화 하기 위한 활동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주민들을 단순히 전도 대상으로 여길 것이 아니라, 사람 자체에 관심을 갖고 지역사회의 문제를 해결하면서 사람의 조건을 개선시키기 위한 노력을 함께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전도의 대상으로 삼기보다는 지속 가능성을 갖고 접근할 것을 역설했다.

김동호 목사는 사회적 목회를 염두에 둔 높은뜻숭의교회의 사회적 역할과 섬김은 쪽방에 밑반찬을 나누는 일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인지시킨다. 그리고 다시 강조한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교회에 있지 않고 세상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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