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만 강조하면, '배타성' 부작용 나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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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직'만 강조하면, '배타성' 부작용 나타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17.10.17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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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혁 목사, 2017 가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에서 발표
▲ 2017 가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가 지난 14일 총신대학교에서 열렸다.

“종교개혁의 모토인 '5대 솔라' 속에 담긴 ‘솔라(오직)’만을 지나치게 강조하면서 다른 면을 무시하고 부정하는 배타적인 입장은 조심해야 한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은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배타적인 독선이 아닌 포용적인 연합과 협력과 일치다.”

한국교회의 대표적인 어른으로 꼽히는 김명혁 원로목사(강변교회)가 지난 14일 총신대학교에서 열린 개혁신학회 2017년 가을 학술대회 주제발표자로 나서 이같이 말했다.

김 목사는 이날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종교개혁자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김 목사는 먼저 “종교개혁50주년을 맞으면서 개혁자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안간화 되고 제도화 되고 물질화 되고 있던 로마 가톨릭 교회를 개혁하여 복음의 본질과 핵심을 회복하기 위해 모든 정성을 쏟아 바친 것”이라며 “그러나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오직 그리스도’ ‘오직 하나님께 영광’으로 요약되는 개혁의 모토들은 아무리 귀중한 고백이라고 해도 ‘오직’을 지나치게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것은 조심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것은 죄인들의 구원과 함께 화해와 평화, 하나 됨을 이루시기 위함이라고 사도바울이 지적했다”면서 “종교개혁자들은 과거의 역사를 전적으로 배타적으로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과거의 역사에서 올바른 신앙적인 전통을 배우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종교개혁’이라는 용어가 ‘부정을 통한 형성’이라는 의미보다는 본질을 ‘다시 형성’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령 루터는 버나드에게서, 칼빈은 어거스틴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들 개혁자들은 자신의 소신을 분명하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다른 개혁자들을 부정적으로 비판하면서 배타적으로 투쟁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또 “따라서 우리들은 조금씩 다른 주장을 했던 종교개혁자들을 각각 다른 입장에서 존중하며 배우려고 하되, ‘쏠라 루터’ 혹은 ‘쏠라 칼빈’, ‘쏠라 웨슬리’하는 식으로 모토를 내세우며 서로 싸울 필요는 전혀 없다”며 “다양성을 인정하면서 연합과 협력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명혁 목사는 더불어 “종교개혁자들은 물론 오늘의 세계교회가 지향하는 ‘종교개혁’은 ‘십자가에 나타난 복음에로의 회복’”이라며 “십자가 복음에로의 회복은 사도바울이 시도했고 루터와 칼빈도 ‘오직 성경’을 모토로 내세우면서 그리스도 중심적인, 즉 십자가 중심적인 성경관을 내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십자가에 나타난 복음의 특성을 ‘약함’과 ‘착함’, ‘주변성’의 세 가지로 정의하면서 “종교개혁의 핵심은 주님께서 지니셨던 약함과 착함과 주변성을 몸에 지니고 세상의 부요함과 지혜로움과 강함과 악함과 자기 중심적인 이기주의와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모두 벗어버리고 땅끝의 모든 죄인들에 대한 사랑과 구원에 전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세속화와 인간화와 물질화와 분열과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오늘의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이 추구했던 ‘종교개혁’의 이념들과 그리고 무엇보다 사도바울을 비롯한 주님의 제자들이 추구했던 ‘십자가 복음’의 특성들을 몸에 지니고 새로운 ‘복음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살게 되기를 바라고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어 ‘십자가 복음적인 삶을 가장 모범적으로 산 사람들의 대표’로 △사도바울 △사도 베드로 △폴리캅 감독 △성 프랜시스 △토마스 선교사 △길선주 목사 △이기풍 목사 △최권능 목사 △주기철 목사 △이성봉 목사 △손양원 목사 △한경직 목사 △장기려 박사 등을 꼽으면서 “귀중한 신앙의 선배들로부터 ‘십자가 복음의 본질과 핵심들’을 조금씩이라도 배워서 몸에 지니고 살다가 죽게 되기를 바라고 소망하며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7년 가을 개혁신학회 학술대회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여 ‘종교개혁과 한국교회’를 주제로 진행됐다. 학술대회에서는 김명혁 목사 외에 백석대 이성혜 박찬호 유태화 교수와 총신대 정원래 김주환 이희성 김창중 교수, 고신대 이병수 하성만 교수, 횃불신대 유정모 교수, 한영대 권형재 교수 등이 발표자로 나섰다.

발표에 앞서 진행된 개회예배에서는 이상규 교수(고신대)의 사회로 부회장 이광희 교수(평택대학교)가 기도를 인도했으며, 김근수 목사(한울교회 원로)가 설교를 전했다.

▲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김명혁 박사(강변교회 원로목사)가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종교개혁자들에게서 배워야 할 것'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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