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뚜렷한 정체성 가진 ‘한교단 다체제’ 이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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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뚜렷한 정체성 가진 ‘한교단 다체제’ 이뤄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05.19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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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학술원 ‘한국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와 한국교회연합’ 주제로 공개세미나

‘하나 됨’을 이루지 못한 교회가 한국교회의 가장 큰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250여개 이상의 총회가 난립하고 있는 한국장로교회는 분열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한국 장로교회 창립 100주년을 맞는 시점에서 한국교회가 하나되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는 절박한 인식 아래 
한국기독교학술원(원장:이종윤 박사)은 지난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에서 공개세미나를 열었다. 

▲ 지난 18일 한국기독교연합회관 17층에서 한국기독교학술원은 한교단 다체제를 한국교회 연합의 방법으로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한국장로교회 한교단다체제와 한국교회연합’을 주제로 한국장로교총연합회(이하 한장총)가 지난 2010년 제안해 추진 중인 ‘한교단 다체제’의 구체적 방법과 방향이 논의됐다.

박경수 박사(장신대 역사신학)는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가 연합하고 일치해야 하는 근본적 이유는 성경의 가르침이며, 주님의 간절한 바람이기 때문”이라며, 성경 그 자체를 한교단 다체제의 당위적 근거로 설명했다.

하지만 그는 “이론적 정당성만이 아니라 현실적 타당성을 얻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사전 준비와 신학적 차이 극복을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최근 열린 WCC부산총회를 통해서도 한국장로교회 내부의 신학적 차이가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우려했다.

한국장로교회사에 있어 분열의 원인은 성경관과 비평관에 대한 관점의 차이, 신사참배 여부의 문제, 세계교회협의회의 참여 문제, 양심의 자유, 교권주의와 지방색 등 그 원인이 매우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

이를 위해 철저한 사전준비와 논의를 요청한 그는 “각 교단은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로 자주 만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머리를 맞대고 개혁신학과 전통이 무엇인지에 대해 의견을 모으고, 비본질적 문제에는 지나치게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그는 “‘하나된 교회’는 한국장로교회의 대사회적 창구역할을 위해서도 필요한 부분”이라며 “교회 그 자체가 목적이며 타자를 위한 공동체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장로교회가 개신교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를 넘는다는 것을 고려할 때 사회 문제의 공동대응을 위해서라도 장로교 전체를 대변해 목소리를 낼 기구가 필요하다는 인식에서다.

그러나 한교단 다체제에 대한 논의가 한시적 기구나 또 다른 ‘하나의 연합기관’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험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이에 대해 박 박사는 “‘한교단’의 체제가 가질 위상과 실질적 권한에 대한 진지한 토의가 필요하다”며 “무엇보다 다른 연합기관과 구별되는 분명한 자기정체성과 뚜렷한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서는 제안된 것은 성부-성자-성령 하나님의 하나됨을 모델로 하나님이 하시기를 기대하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많은 준비를 하고 대비를 한다고 하더라도, 한국교회의 하나 됨은 성령의 역사라는 사실을 알고,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켜나가야’(엡4:3)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발제한 김정우 박사(총신대 신대원)는 “한국의 모든 장로교회들이 헌법에서 사도신경과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을 채택하고 있으므로, 동일한 신앙적 유산과 신학적 터전 위에 서 있다”며 “이는 장로교 연합운동에 있어서 많은 이론을 극복할 수 있는 탄탄한 논리가 될 것”이라며 교단 연합의 가능성을 설명했다.

현실적 과제로 직면할 수 있는 교권주의의 도전에 대해서는 “가시적 보편성을 띤 기구도 항상 타락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하나의 체제가 이룰 수 있는 보편성의 장점을 유지하면서도, 교회의 순결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한국장로교회의 한교단 다체제의 모델이 지도자들의 믿음과 헌신으로 복합과 융합을 잘 이룰 경우, 현재 혼돈스러운 한국교회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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