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서 만난 빛되신 주님을 찬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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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서 만난 빛되신 주님을 찬양해요”
  • 승인 2003.05.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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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음반 ‘이 길을 함께’ 발매한 시각장애인 찬양단 ‘좋은이웃’

최근 좋은이웃 찬양단이란 이름으로 앨범이 한 장 출시됐다.‘이 길을 함께’란 주제로 선을 보인 이 앨범은 특별하다. 음반에 수록된 곡들을 연주하고 노래하는 이들이 모두 시각장애우들이기 때문이다.

이들은‘왕이신 나의 하나님 내가 주를 높이고 영원히 주의 이름을 송축하리이다’(시편145:1)는 말씀을 붙들고 시각장애라는 어려움을 극복해 결국 10년 만에 은혜로운 찬양들을 당당히 내놓았기 때문이다. 하나님께서는 이들 모두를 사랑하셨고 또 사용하셨다.

7명으로 구성된 좋은이웃 찬양단은 하나같이 밝은 얼굴의 소유자들이었다. 자매가 나란히 활동하고 있는 혜림(19?싱어)?혜선(16?싱어)양. 이들은 모든 일을 함께하는 마치 실과 바늘같은 사이다.

두 사람 모두 일곱 살에 선천성 녹내장으로 시력을 잃었지만 혜선이는 그나마 조금은 앞을 볼 수 있다. 그래서 혜선이는 언니 혜림양의 도우미 역할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런데 요즘 혜림양은 걱정이다.

“요즘 혜선이가 점점 시력이 떨어지고 있다. 나는 오래전부터 안보였기 때문에 익숙해져 있지만 조금 보였던 혜선이가 만약 보지 못하게 되면 얼마나 당황스러울까. 어떻게 살아갈까…”

동생 혜선이는 남학생들에게 인기가 많으며 수학 선생님을 꿈꾸고 있다. 그녀는 “특수학교 말고 일반학교 가서 일반인 아이를 가르치는 게 소망”이라며 “열심히 하면 하나님께서 도와주실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김국환(20·싱어)씨는 요즘 기분이 좋다. 지난 3월 특수학교가 아닌 대구대학교 국어교육학과 새내기로 자랑스럽게 입학했기 때문. 백내장으로 시력을 잃은 그는 “강의시간에 한번도 접해보지 않은 한문을 대할 때가 제일 난감하다”며 “꼭 교사가 되고 싶어서가 아니라 일반 아이들이 해보는 것은 뭐든지 하고 싶어 일반대학을 지원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씨는 시각장애인스포츠 대표로도 활약을 했던 만능스포츠맨.

이에 뒤질 새라 형중(19·키보드)군은 뛰어난 피아노 솜씨를 뽐냈다. 서울맹학교 기독학생회 회장인 그는 한번들은 찬양은 절대 잊지 않을 뿐 아니라 피아노연주만큼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한다. 비록 미숙아 망막증을 앓고 있지만 “나는 주일예배가 가장 기다려진다. 예배를 드릴 때의 기쁨과 즐거움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며 예배를 사모하는 뜨거운 마음을 피력했다.

또한 나영(여·17·바이올린)이는 세계 클래식 무대에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소망을 갖고 있다. 선천성 녹내장으로 인해 10번이나 수술을 받았지만 초등학교 이후 완전히 시력을 잃고 말았다. 하지만 그녀의 꿈은 부모도 꺾지 못할 것 같다.

나영이는 “클래식 연주자가 되고 싶다. 부모님은 반대하시지만 세계 무대에서 바이올린 연주를 통해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싶다.”며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가고 있다. 특히 무엇인가 배우기를 좋아해 지금도 일산까지 가서 독일어를 배우고 있다고.

민석(17·싱어)이는 컴퓨터 도사다. 전맹이면서도 점자타자대회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할 정도니 이만하면 전국에서 알아주는 실력이다. 그는 어린시절 의료사고로 시신경이 파괴됐다. 몇 차례의 수술을 거듭했지만 결국 시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그는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하는 근성을 지녔다. “부모님은 공부하라고 하시지만 공부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싶다. 특히 아버지는 음악하는 것을 싫어하시지만 난 계속 음악을 통해 하나님을 찬양하고 싶다” 그리고 찬양단의 맏형이자 터줏대감 박민수(24?피아노)씨.

그는 10년 동안 한번도 찬양단 모임에 빠진 적이 없다. 또 악기란 악기는 모두 다룰 줄 아는 만능 악기 연주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어머니께서 임신 중 약물중독으로 인해 태어나면서부터 시력을 잃었다. 하지만 주님께서는 그에게 절대 음감에 가까운 감각을 선물하셨고 벌써 10년째 피아노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이같이 좋은이웃 찬양단 단원들은 모두 시력장애를 갖고 있지만 하나님을 찬양하는 데는 아무런 장애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앞을 보는 사람 보다 더욱 아름다운 세계를 찬양하고 있다.

이번에 출시된 음반 ‘이 길을 함께’는 지난 1994년 장애인 캠프 때 노래를 불렀던 혜림·혜선 양 그리고 민수군을 알게 된 김요전도사(한국맹인교회)에 의해 팀이 꾸려지기 시작했다. 김전도사는 찬양단의 ‘아버지’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그는 기도는 물론 스케줄관리와 상담에 이르기까지 단원들의 손과 발이 되어주고 있다.

“참 많은 눈물을 흘렸다”는 김전도사는 “10년 전부터 하나님만 의지하고 기도해왔던 꿈이 이루어져 너무나 기쁘다”며 아이들과 함께 주님께 진정으로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또한 “이 앨범에는 13곡의 곡 외에도 눈물과 기쁨, 힘든 고난의 시간과 감사가 함께 담겨있다”며 “이제 첫 발을 내디딘 좋은이웃 찬양단이 이 사회 속에서 소외되고 가난하며 병든자는 물론 주님을 모르는 모든 사람들에게 진정한 좋은이웃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눈실울을 적셨다.

font size="3" color="00CC00“>이승국기자(sklee@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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