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사는 전쟁터에 나간 `전투병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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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사는 전쟁터에 나간 `전투병의 삶`
  • 송영락
  • 승인 2005.02.02 12: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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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도 빛도 없이 사랑을 나눠주는 박수보선교사(가명)
 

“어렵게 양육을 했던 두 자매가 자기네 민족의 종교인 불교를 지켜야겠다고 하면서 믿음을 떠났습니다. 성실하게 잘 자랐던 자매들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너무나 컸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그러나 양육하는 현지인지체들이 자도자로 서서 셀교회가 세워질 것이라는 희망 때문에 존재이유를 발견합니다.”

선교사는 전쟁터에 나간 전투병의 삶과 같다. 그래서 어떤 때는 승리감에 도취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실패의 그늘에 빠져 힘들어하기도 한다. 마치 갈멜산에서 850명의 바알의 선지자와 싸워 승리를 거둔 엘리아가 로뎀나무 아래서 죽기를 구하는 모습처럼, 미전도지역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들은 이런 경험을 자주 겪게 된다. 

지난 20일 사역국가뿐만 아니라 자신의 이름조차도 밝힐 수 없는 지역에서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오직 주님만 바라보면서 사역하는 박수보선교사(가명)를 어렵게 만났다.

“이곳은 영적전쟁입니다. 6년 전에는 찬양을 듣지 않으면 잠을 자지 못할 정도로 영적전쟁이 심했습니다. 복음을 전해도 튕겨져 나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직도 힘든 상황이지만 그동안 많은 단기선교팀의 땅 밟기를 통해 조금씩 나아지고 있습니다.”

0.01%의 복음화 지역. 3백만 명의 종족 가운데 예수님을 영접한 사람은 고작 1~2백여 명뿐. 그들조차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 비록 순수하고 순박하여 외부 사람들에게 마음을 잘 열어 주지만 완전히 속을 드러내지 않는 민족성 때문에 많은 선교사들이 힘들어하는 지역. 

그러나 박선교사에 있어서 이런 외부적인 조건과 빨래하기 조차 힘든 고산기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국립의료원에서 영양사로 근무했던 박선교사는 복음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기로 작정한 ‘영적투사’이기 때문이다.

“80년대 격동의 대학시절 인간해방의 외침 속에서 삶의 뒷전으로 밀려났던 주님이 진리에 대한 목마름과 고뇌의 끝자락에서 자비의 손길로 다시 만났습니다. 이후 아낌없이 삶의 전부를 예수님께 드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래서 박선교사의 사역은 다양하다. 빈민학교와 지방학교에 문구지원, 현지NGO와 연결한 청소년사역과 청소년 캠프사역, 식수난을 겪고 있는 마을에 지하수 개발사역 등 남자선교사조차 힘든 사역을 거뜬히 해 내고 있다.

“매년 현지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캠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2박3일 동안 함께 먹고 마시면서 삶을 나눕니다. 공식적인 프로그램에 기독교 색채를 드러낼 수 없지만 마지막 날에는 위험을 무릅쓰고 ‘당신은 사랑받기 때어난 사람’을 불러주면 많은 청소년들이 복음을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우리나라 청소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순수합니다.”

청소년들의 순순한 눈망울에 매혹되어 매년 청소년캠프를 진행한다고 말하는 박선교사. 요즘 박선교사는 ‘마을 사람들과 관계가 안 되면 어떤 사역도 효과가 없다’는 지론에 따라 촌장과 친해지기 위해 또 다른 사역을 준비하고 있다. 

“이곳에서 가장 절실한 것은 식수난 해결입니다. 많은 마을 사람들이 흐르는 물을 먹고 있습니다. 비위생적이죠. 그래서 지하수를 개발하거나 관계시설을 설치하여 물을 공급하는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식수난이 해결되면 마을 사람들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엽니다.”

박선교사는 선교사 입국제한지역에 선교의 교두보를 마련하며 기업선교를 통해 기독교 세계관과 그리스도의 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주)수양급식에 소속되어 어려운 환경에 의해 고통당하는 사람들에게 나눔과 사랑으로 구제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

“이곳도 한류열풍이 대단합니다. 한국 드리마가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습니다. 한국인이라면 반갑게 대해줍니다. 많은 도움이 됩니다.”

순박한 현지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는 박선교사는 점점 Yellow Window 국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걱정했다. 여성은 섬세하기 때문에 치유사역에 유리하다고 말하는 박선교사는 국내 영양사들이 만든 오병이어선교회에 소속되어 있다. 오병이어선교회는 만성영양실조, 기아, 비위생적환경으로 인해 건강한 삶이 위협받는 육적 고통과 예수그리스도를 믿지 않음으로 영적 고통을 동시에 받고 있는 Yellow Window 백성들을 하나님의 사랑으로 섬기는 단체로 유명하다.

최근 오병이어선교회는 Yellow Window 연합공동체에 가입하여 식품영양전공자들을 양육하고 선교에 동원하여 열방을 섬기는 전문인선교사로 훈련하여 파송하는 일을 감당하고 있다.

영양사 신우회로 출발한 오병이어선교회는 선교사들의 발걸음이 뜸한 지역에 찾아가 함께 고통을 나누면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오병이어 기적은 어린 아이가 아낌없이 드린 헌신에서부터 시작됐다고 말하는 박선교의 뒷모습을 통해 확장되는 하나님의 나라를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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