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훈련의 성경적 근거 <2>

 평범한 사람을 제자삼은 예수님이 모델

제자훈련 사역이 공감을 얻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사역의 실제적 모델뿐만 아니라 신학적으로나 성경적인 근거가 분명해야 한다. 지금까지 제자훈련 사역이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 곳곳에까지 하나의 운동으로 번져간 것은 제자훈련이야말로 성경에 가장 근접한 목회의 본질이라는 철저한 확신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런던 바이블 칼리지에서 신약학 교수를 역임한 최종상 목사는 ‘신학적 관점에서 본 제자훈련’이라는 논문에서 제자훈련의 성경적 근거를 다음과 같이 제시하고 있다.

제자훈련의 첫 번째 성경적 근거는 예수님의 지상명령(마 28:19-20)에 잘 나타나 있다. “너희는 가서 모든 족속으로 제자를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이 지상명령에는 ‘가라’, ‘제자 삼으라’. ‘세례를 주라’, ‘가르치라’는 4가지 동사가 나온다. 원문을 보면 주동사는 ‘제자 삼으라’는 명령뿐이고, 다른 세 단어는 분사형으로 주명령 동사를 수식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명령의 핵심은 제자 삼으라는 것이고 제자 삼는 사역은 복음을 들고 가는 것부터 시작해서 세례를 베풀고 가르치는 사역으로 이어져야 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주님의 지상명령의 핵심은 모든 족속에게 복음을 들고 나가는 것만 아니라, 그 복음을 받은 자들에게 세례를 주고 그리스도의 온전한 부분까지 자라도록 지속적으로 그들을 가르치고 훈련하여 온전한 그리스도의 제자를 삼으라는 것이다.

제자훈련의 또 다른 성경적 근거는 바울이 디모데에게 준 교훈에서 찾을 수 있다. “또 네가 많은 증인 앞에서 내게 들은 바를 충성된 사람들에게 부탁하라. 저희가 또 다른 사람들을 가르칠 수 있으리라”(딤후 2:2). 사도바울은 자신이 다양한 환경 속에서 디모데에게 가르쳤던 사역이 계승되기를 바랬다. 예수님에게서 자신에게로, 자신에게서 디모데로, 디모데에게서 충성된 자들에게로, 충성된 사람들이 또 다른 사람들에게로 제자훈련 사역이 계승되어야 한다고 보았다. 이렇게 다음세대를 세우는 사역이야말로 진정한 ‘사도성의 계승’이라고 존 스토트는 말한다.

그러나 제자훈련은 이러한 명령에만 근거한 것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공생애를 통해 열두 제자를 훈련시키시는 일에 우선순위를 두고 집중하셨다는 사역적 모델 위에도 든든히 서 있다. 예수님은 소수의 평범한 사람들을 선택하셔서 그들을 자신의 제자로 삼고 제자다운 사람이 되도록 만드시는 일에 공생에 전체를 거셨다. 예수님은 제자로 삼고 훈련시키기 위해 말씀으로 가르치실 뿐만 아니라(죽 12:1; 죽 12:22-40; 마 5~7장), 직접 삶으로 본을 보이시고(죽 11:1-13; 18:1-14; 22:39-46; 요 4:27~38; 마 11:29), 제자들을 사역 현장에 참여시켜 현장 실습을 통해(막 6:7~13; 죽 9:1~6) 산 지식을 얻어 다른 제자들을 재생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되도록 훈련시키셨다.

바울의 사역모델에서도 제자훈련의 근거를 동일하게 찾아볼 수 있다. 바울이 목회하면서 가졌던 사역의 목표는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회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고 있다. 바울은 세계 곳곳에 찾아가 복음을 전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그들을 교회공동체로 세우고, 그들을 위해 계속 기도하고, 편지를 보내고, 직접 방문해서 그들을 돌보는 사역을 계속했다. 그의 사역의 핵심은 골 1:28-29에서 볼 수 있듯이, 한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어 그들을 온전한 자로 세우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수고하는 데 있었다.

제자훈련이 교파와 지역을 뛰어넘어 지속적으로 열매 맺고 있는 이유는 성경적 바탕 위에서 철저하게 검증되었기 때문이다. 제자훈련은 한때 시대를 풍미하는 사조가 아니라, 성경적 목회의 본질이며 지상명령이다. 선택의 문제가 아니며, 순종해야 하는 성경의 가르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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